“가야불교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도시 김해는 오랜 불교 전통 위에서 현대사회의 도심 불자들을 위한 전법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해가 지닌 불교 전통을 밝히는 것은 물론 현대를 아우르는 포교 활동까지 다양하게 전하는 법등이 되어주길 바랍니다.”가락고찰 경남 김해 신어산 은하사 주지 혜수 스님이 법보시에 동참하며 김해불교의 전통과 미래를 잇는 가교역할을 기대했다. 법보신문의 오랜 구독자로 신문사를 향한 격려와 응원을 한결같이 이어온 혜수 스님은 “법보신문은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이 시대 전하는 역사가의 소명은 물론 현대인
어제 같이 사는 스님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말이 많았던 이유는 그 일을 끝까지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아하! 그렇구나!’ 싶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가끔 누군가와 대화를 마치고 그 대화를 돌아보면 제가 말을 많이 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분명 그분은 만족하고 돌아갔지만 돌아서서 다시 보면 그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남아있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이야기를 더 들어주고 더 공감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남습니다. 아무리 잘 설명하고 친절하게 해결책을 제시했더라도 그것은 대부분 현장에서
[1720호 / 2024년 3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탐한 숙부 수양대군은 1453년(단종1년) 계유정난을 일으킨다. 단종을 지지했던 세력을 대거 숙청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단종의 가장 든든한 신하 김종서는 철퇴에 맞아 쓰러졌고, 영의정 황보인도 피살되었다. 그리고 의정부의 수많은 대신들도 피살되거나 축출당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수양대군은 왕위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1455년(단종3년) 9월에는 스스로 왕위에 오르니 조선의 7대왕 세조이다. 세조의 왕위찬탈에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따랐다. 성삼문 등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처형당한 사육신을
고려·조선시대의 콩은 사찰의 음식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콩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음식물은 장류와 두부인데 이전 연재에서 관련 내용을 이미 다뤘기에 이 두 가지를 제외한 콩류 음식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고려시대 말 목은 이색은 ‘목은시고(牧隱詩藁)’의 ‘금주음(衿州吟)’과 ‘요음(曉吟)’이라는 시에서 스님이 대접한 두부를 먹고 미안해하는 모습을 묘사하거나 두부국을 끓이는 모습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두부를 기름에 지지고 잘라 국을 끓일 때(豆腐油煎切作羹)/ 여기에 다시 총백을 넣어서 향미를 더한다(更將蔥
앞호에서 혁련정의 ‘균여전’에서 균여(923~973)는 해당비구(海幢比丘)나 선재동자의 화신, 그의 세 살 위의 누나 수명은 덕운비구(德雲比丘)의 화신이라는 설화를 언급하였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찾아간 52인의 선지식 가운데서 여섯 번째로 만난 인물이 해당비구였고, 첫 번째로 만난 인물이 덕운비구였음을 보아 이들 남매가 일찍이 선재동자의 구도 이야기에 깊이 공감하였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균여의 저술들 가운데 ‘입법계품초기’ 1권이 포함되었음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균여전’에는 균
미륵의 후예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꿈과 같고 환과 같다고 하지만, 또한 우리가 다 알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임을 인정한다. 그들에 따르면, 마음(제8아뢰야식)에 의해 변현되는 세계는 극히 미세하거나 혹은 극히 광대하기에 불가지(不可知)하고, 그것들을 변현해 낸 마음의 작용은 극히 미세하기에 불가지하다.(‘성유식론’ 제2권) 그런데 ‘불가지’라는 말은 실은 가짜 말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 때 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치 꿈과 같고 환과 같다’고 하는 은유적 표현도 실은 말문이 막혀서 하는 말이요, 어떤 경이로움과 불가지함을 표현한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사랑하는 사람도 두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로운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분별에 의한 사랑과 미움은 그 자체로 괴로움을 만듭니다. 좋으면 가까이 두고 싶고, 자꾸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반대로 싫으면 멀리하고 안 만나려 하는 것이 우리 중생들의 마음입니다. 이런 분별심은 업을 짓는 근거가 되고, 이것으로 인해 생사윤회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꽃씨는 땅이 있어서 땅 위에 갖가지 꽃을 피우지만, 꽃씨에는
앞서 여리청문보살은 일체법과 둘이 없는 이치에 관해 해심심의밀의보살에게 물은 내용을 설명하였다. 이제 해심심의밀의보살 답변을 살펴보자.‘선남자여 일체법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유위(有爲)요, 또 하나는 무위(無爲)입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유위는 유위가 아니며, 무위 또한 무위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위란 본사께서 시설하신 가르침은 진실이 아닌 것으로 변계소집(遍計所執)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이는 무위도 마찬가지입니다.’유위는 중생의 번뇌에 의해 드러난 무상하고 차별되고 괴로운 법들이다. 이와는 반대로 무위는 부처
사성제 관찰에서 네 번째는 고멸도성제(苦滅道聖諦)이다. 즉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길의 성스런 진리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열반이라는 진리를 체득하기 위해서 수행자가 닦아야만 하는 실천방법(道)이라는 성스러운 진리인데, 그 진리가 바로 팔정도(八正道)이다. 팔정도는 초기불교 수행의 대명사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수행자에게 팔정도는 중요하다. 팔정도에 초기불교 수행체계인 계·정·혜 삼학이 들어있어 계를 기반으로 한 마음집중과 마음챙김 수행이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지혜와 통찰력, 열반과 깨달음을 성취하는 수행의 여정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역사학자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의 말로 알려지면서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관계는 불분명하다. 이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 신채호 선생의 말은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이다. 지난 3월 1일은 105주년 삼일절이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3·1절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공식 SNS 계정에 올리며 ‘1919년 3월 1일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불교는 인권 존중만을 주장하지 않는다. 축생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생명차원에서 인간과 동등하다고 본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축생은 그 축생의 특징을 통해 수행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이다. 이번 주는 마조 문하의 축생에 대한 마지막으로 말‧고양이‧지렁이 등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말[馬]에 대해 보자.초기불교 경전을 보면 부처님이 태어나실 그 해에 상서로운 일이 여섯 가지가 있었다. 야쇼다라 공주‧아난존자 등 그리고 ‘깐타까’라 불리는 말이 포함된다. 깐타까는 부처님의 왕자 시절 명마[白馬]다. 부처님께서 출가할 때, 이 깐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