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제10 법사품에는 어떤 사람이 산등성이에서 목이 말라 물을 구하기 위해서 우물을 파는 비유가 나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약왕이여 비유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있어 목이 말라 물을 구하려 할 때, 고원에서 땅을 파는데, 마른 흙만 나오면 물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알고, 점차 젖은 흙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계속해서 파되 진흙이 나온다면 물이 반드시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안다.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 이 ‘법화경’을 아직 듣거나 이해하거나 수습하지 못했다면 마땅히 이 사람들은 깨달음에 멀리 있음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일체 보살의 깨달음이 모두 다 이 경전 속에 있기 때문이니라. 이 경전은 방편의 문을 열어 진실한 모습
티끌의 비유는 제7 화성유품이 시작되며 바로 나오는 비유다. 대통지승여래가 과거에 계셨는데, 그 부처님이 과거에 사셨던 나라에 대해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너무도 멀고 오래되었다는 것을 이 비유로 표현하고 있다. 삼천대천세계를 어떤 사람이 모두 갈아서 먹을 만든다고 가정한다면 동쪽으로 천 개의 나라를 지나서 티끌을 하나 떨어뜨리고 이와 같이 계속하여 그 땅이 모두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저 부처님 멸도하신지가 이보다 훨씬 더 오래 되었다고 비유로 설하신다. 그리고 부처님은 그와 같이 오랜 시간과 공간을 마치 오늘의 일을 생각하듯이 관찰한다고 밝히고 있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속적인 시간과 공간을 티끌에 비유하고 그와 대조적으로
‘법화경’에는 크게 4부분의 비유가 있다. 첫째는 경전 전체 내용을 흰 연꽃에 비유로 설명하고 있는 경전의 제목이다. 두 번째는 세친 논사가 ‘법화경론’에서 설한 법화칠유로 ‘법화경’의 대표적인 7가지 비유다. 세 번째는 ‘법화경(묘법연화경)’ 7가지 비유 이외의 다른 12가지 비유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묘법연화경’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범어 법화경이나 정법화경에 등장하는 4가지 비유가 그것이다. 앞서 연재를 통해 경전 제목인 백련의 비유와 법화칠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앞으로는 세 번째 부분인 12가지 비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가 대왕선의 비유, 즉 임금님 수라상의 비유이다. 이 비유는 수기
‘법화경’에는 7가지의 대표적인 비유가 나오는데, 그것을 법화칠유라 부른다. 법화칠유의 유래는 세친논사의 법화경 주석서인 법화경론에 최초로 등장한다. 법화칠유의 마지막 비유가 제16품 여래수량품에 나오는 ‘훌륭한 의사의 비유’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조선시대 동의보감을 만든 허준과 같은 명의가 있었는데, 그의 아들들이 독약을 먹고 중독되었다. 비교적 중독 정도가 가벼운 아이들도 있었고, 심각한 아이들도 있었다. 해독제로 치료하자 증세가 가벼운 아이들은 약을 먹고 모두 치유가 되었지만, 중증인 아이들은 약 자체를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아버지는 해독제를 먹도록 당부한 후 해외로 출장을 떠난다. 그리고 얼마 후
‘법화경’ 제14 안락행품에는 전륜성왕 상투 속의 보배구슬 비유가 나온다. 강력한 전륜성왕이 위력으로 제국을 항복시키려 할 때 소왕들이 그 명을 따르지 않으면 군대로 그들을 정벌하되, 그 병사들의 전공에 따라 다양한 상을 내렸다. 그러나 오직 자신의 상투 속 보배 구슬은 주지 않다가 전투에 결정적인 전공이 있는 사람에게 마침내 그 상투속의 보배를 주는 것과 같이 부처님도 모든 경전을 다 설하고 나서 최후에 ‘법화경’을 설한다는 비유이다. 전륜성왕은 범어로 Cakra-varti-rājan의 한역이다. Cakra는 수레바퀴를 뜻하며, varti는 vartin의 합성어로 ‘굴리다’는 뜻이다. 그리고 rājan는 왕
‘법화경’ 제8 오백제자수기품에 옷속의 보석 비유가 나온다. 부자 친구와 가난한 친구 이야기이다. 부자친구가 가난한 친구 집에 찾아가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데, 마침 그 가난한 친구는 술에 취해 낮잠을 자고 있다. 그래서 부자 친구가 그 친구의 옷 속에 보석을 넣어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가난한 친구는 엄청난 값어치의 보석이 자신의 옷 속에 있는 줄 모르고, 힘들게 의식주를 구하며 살아간다. 세월이 흘러 부자친구가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나고 그 사실을 깨우쳐 주어 더 이상 가난으로 고생하며 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과 유사한 이야기가 ‘수이전’과 ‘대동운부군옥’ 그리고 ‘삼국유사’ 제4권에 나온다. 신라 선덕여왕과 지귀(志鬼)라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
‘법화경’ 제7화성유품에 화성(化城)의 비유가 나온다. 진귀한 보물을 찾아가는 길을 잘 아는 총명한 인솔자가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을 향해서 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자와 같은 맹수들이나 독사와 같은 위험한 독충들을 피해서 가야하며, 사막과 같은 험난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자 함께 보물을 찾아 길을 가던 사람들이 지치고 두려워하여 다시 자신들의 고향으로 되돌아가려 한다. 이 때 총명한 인솔자는 그들을 위해서 험난한 길 중간에 신통력으로 쉴 수 있는 성(城)을 하나 만들고 지친 사람들을 잠시 쉬게 한다. 이에 사람들이 물과 음식을 충분히 먹고 휴식을 취하여 기력을 회복하자 인솔자는 다시 그들을 데리고 보물이 있는 곳으로 길
‘법화경 제5약초유품’에 먹구름과 비의 비유가 나온다. 비가 온 세상에 내려서 모든 약초와 크고 작은 나무들을 자라게 하듯이 부처님도 일체중생에게 평등하게 지혜의 감로비를 내리지만 단지 중생들의 능력에 따라서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차이가 있다는 비유이다. 아름다운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 한 법화경의 대표적인 비유이다. 그런데 이 비구름의 비유는 단순한 비유에서 끝나지 않고 끝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을 천태지의 대사가 해석하면서 대승불교의 핵심이며 오늘날 한국불교 법회의식 마지막 부분에 필수적으로 행해지는 사홍서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홍서원의 뿌리는 천태대사의 ‘석선바라밀차제법문’ 1권 상에서 ‘보살의 발심상’을 설명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사홍서원을 초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과 이로 인한 피해 학생들의 자살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폭력은 오랜 악습이지만 최근 그 정도가 더욱 흉포화 되고 있어, 거의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러한 폭력 문제에 대한 부처님의 입장은 단순 명료하다. 초기경전인 법구경 제10장에서 폭력이란 주제로 설법하신 내용이 있다. “모든 생명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행복한 삶을 사랑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 모든 생명은 행복을 바라는데 폭력으로 이들을 해치는 자는 자신의 행복을 구할지라도 결코 행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대승경전인 법화경 제4 신해품에서는 장자궁자의 비유로
며칠 전 여주의 한 사찰 천일기도 회향식에 초청법사로 초대받아 간 적이 있다. 마침 여주에 온 김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여주는 신륵사와 더불어 세종대왕의 묘인 영릉으로 유명하다. 신륵사는 몇 번 참배한 적이 있는데, 영릉은 기회가 없었기에 이번에 참배하기로 마음먹었다. 영릉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심씨의 합장능이다. 세종과 부인 소헌왕후는 불교와의 인연도 각별했다. 특히 소헌왕후가 1446년(세종28년)에 돌아가시자, 세종은 왕후의 명복을 발원하고 백성들의 불교 귀의를 독려하기 위해 둘째 아들 수양대군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일대기를 쓰게 하는데, 그것이 훈민정음 반포(1446년)후 최초의 한글 작품이 되었다. 수양대군이 지은 ‘석보상절(1447
꽃은 아름다움과 향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징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영국의 국화는 장미인데, 연인 간에 사랑을 고백할 때 빨간 장미꽃을 선물한다. 15세기 랭커스터 가문은 빨간 장미를 문양으로 사용했고, 요크가문은 흰 장미를 문양으로 사용했다. 두 가문은 왕권을 챙취하기 위해서 30년 동안 장미전쟁을 일으켰다. 아이러니 하게도 두 가문은 정략 결혼을 통해 전쟁을 끝내고, 하얀 장미와 빨간 장미를 결합한 튜더장미가 탄생했으며 왕실의 상징꽃이 되었다. 중국의 꽃화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화려하고 탐스러운 목단이다. 꽃의 화려함에 걸맞게 부귀영화를 상징한다. 그리고 하나는 북풍한설을 이겨내고 봄의 전령사로 오는 매화이다. 일본은 왕실에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