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이 사는 스님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말이 많았던 이유는 그 일을 끝까지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아하! 그렇구나!’ 싶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가끔 누군가와 대화를 마치고 그 대화를 돌아보면 제가 말을 많이 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분명 그분은 만족하고 돌아갔지만 돌아서서 다시 보면 그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남아있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이야기를 더 들어주고 더 공감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남습니다. 아무리 잘 설명하고 친절하게 해결책을 제시했더라도 그것은 대부분 현장에서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사랑하는 사람도 두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로운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분별에 의한 사랑과 미움은 그 자체로 괴로움을 만듭니다. 좋으면 가까이 두고 싶고, 자꾸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반대로 싫으면 멀리하고 안 만나려 하는 것이 우리 중생들의 마음입니다. 이런 분별심은 업을 짓는 근거가 되고, 이것으로 인해 생사윤회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꽃씨는 땅이 있어서 땅 위에 갖가지 꽃을 피우지만, 꽃씨에는
사성제 관찰에서 네 번째는 고멸도성제(苦滅道聖諦)이다. 즉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길의 성스런 진리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열반이라는 진리를 체득하기 위해서 수행자가 닦아야만 하는 실천방법(道)이라는 성스러운 진리인데, 그 진리가 바로 팔정도(八正道)이다. 팔정도는 초기불교 수행의 대명사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수행자에게 팔정도는 중요하다. 팔정도에 초기불교 수행체계인 계·정·혜 삼학이 들어있어 계를 기반으로 한 마음집중과 마음챙김 수행이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지혜와 통찰력, 열반과 깨달음을 성취하는 수행의 여정
불교는 인권 존중만을 주장하지 않는다. 축생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생명차원에서 인간과 동등하다고 본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축생은 그 축생의 특징을 통해 수행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이다. 이번 주는 마조 문하의 축생에 대한 마지막으로 말‧고양이‧지렁이 등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말[馬]에 대해 보자.초기불교 경전을 보면 부처님이 태어나실 그 해에 상서로운 일이 여섯 가지가 있었다. 야쇼다라 공주‧아난존자 등 그리고 ‘깐타까’라 불리는 말이 포함된다. 깐타까는 부처님의 왕자 시절 명마[白馬]다. 부처님께서 출가할 때, 이 깐타까
종교는 신앙의 체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가 합리적인 이해만을 인정하는 과학과 그 체계와 의미를 달리하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신앙과 실천의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체제는 모든 종교적 행동의 원천이며, 종교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체제이다’라는 일본의 종교학자 기시모토 히데오(岸本英夫) 박사의 말은 그 점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불교를 다른 종교와 대비하여 말할 때, 그 중심개념이 깨달음이란 측면을 들고 있다. 실제로 모든 불교사상은 깨달음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러한 깨달음이 없는 믿음을 맹신이라는 입
조계종 종립대학인 동국대에서 학부제 전환 이후 선학 강좌 수가 반토막이 났다. 대학원 선학과에서도 문헌이나 수행법 관련 강좌는 현격히 줄고, 선을 응용하거나 선과 거리가 먼 강좌들은 대폭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전통 선학 연구와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선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종학(宗學)의 와해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동국대 서울캠퍼스 경우 2001년부터 2009년까지 학기당 선학 강좌는 평균 9.5개였는데 2017년부터는 4.8개에 그쳤다. 와이즈캠퍼스에서의 감소세는 더 심하다. 2001
불교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대원불교학술총서붓다의 깨달음과 뇌과학뇌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이해하면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어떻게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문일수 지음 / 360쪽 / 25,000원달라이 라마의 정치철학티베트인이 겪어온 비극과 고통에도 불구하고비폭력, 자비, 평화의 신념을 지켜온 달라이 라마의정치철학과 사상을 담은 대표적인 100편의 글!수바쉬 C. 카샵 편집, 허우성허주형 옮김 / 876쪽 / 50,000원불교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전통적인 불교명상과 불교심리학을 현
“왜 다시 종교인가?”붓다·예수·무함마드·소태산에게 묻는인생의 큰 고민과 가장 적절한 해답!‘이해 없는 믿음’은 이제 그만!종교가 어려운 현대인을 위한 종교 감수성 입문서‘다름과 공감하는 시선’종교문해력 총서종교문해력은 ‘맹목적 믿음’이 아닌 ‘이성적 이해’의 측면에서 종교를 재해석하고 소통하는 능력으로, 올바른 종교의 선택과 바른 신행의 지향점을 제공한다. 종교문해력 총서는 종교학·붓다·예수·무함마드·소태산에게 들을 수 있는 인생과 가치관에 관한 가장 적절한 해답이 될 것이다. 01 종교 이후의 종교 내 안의 엑스터시를 찾아서 성
“앞으로의 불교환경운동은 욕망의 충족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복덕구족을 지향하는 삶, 보살행으로서 자비로운 삶을 위한 기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10여 년 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돌연 은거했던 불교환경연대 전 상임대표 수경스님이 ‘현시대불교환경운동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수경 스님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수경 스님은 ‘불교평론’ 제97호에 ‘욕망을 줄여야 합니다’ 기고를 통해 “인간과 자연은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인간과 자연은 공생관계지만 그 공생의 존재 양태는 인
천태종 창원 원흥사가 창원 금강불교대학 입학식을 봉행했다. 원흥사(주지·학장 월도 스님)는 3월5일 경내 4층 법당에서 ‘창원 금강불교대학 제12회 입학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석에서는 불교학과 68명, 다도학과 30명 등 총 98명에게 입학이 허가됐다. 불교학과 신입생 김현규, 다도학과 신입생 이외수 대표가 각각 입학 선서를 맡았다. 학장 월도 스님은 훈사에서 “창원 금강불교대학 불교학과와 다도학과에 입학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고 지혜를 배우는 것이 불교대학이고 깨달음의 종교
사찰음식 전문점 ‘수자타’를 운영하는 광주 무등산 미륵사(주지 혜법 스님)가 ‘수자타불교아카데미(학장 혜법 스님)’를 개원해 포교와 전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수자타불교아카데미는 3월 5일 수자타 문화센터 교육관에서 개원식을 갖고 ‘수자타불교아카데미 제1기 입학식’을 봉행했다. 입학식에는 수자타불교아카데미 학장 혜법 스님을 비롯해 이준엽 교무처장, 이창구 전북불교대학 학장과 신입생 50명이 동참했다.학장 혜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아미타 부처님이 상주하는 빛고을에서 부처님 제자가 되기를 발원하고 삭발염의한 지 30여 성상이 흘렀다”
광주불교연합회(회장 소운 스님)가 숙원 사업인 광주불교회관 건립을 기원하고 광주불교 화합과 중흥을 기원하는 금강경 독송 정진법회를 시작했다.광주불교연합회는 3월 6일 광주 관음사(주지 소운 스님) 3층 법당에서 ‘광주불교 화합과 중흥을 기원하는 금강경 독송 정진법회(이하 금강경 독송 정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시작한 금강경 독송 정진법회는 3월 6일부터 2025년 2월 5일까지 1년 동안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저녁 7시에서 8시30분까지 1시간 30분간 진행한다.이날 금강경 독송 정진법회에는 광주불교연합회장 소운 스님을 비롯해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이 나타나네/ 하하 웃으며 만나 의혹이 없으니/ 우담발라 빛이 세상에 흐르는구나.” (경봉, 화엄산림 6일째 1923년 12월 13일)경봉정석(1892~1982) 스님은 ‘통도사 군자’ ‘영축산 도인’으로 불릴 만큼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6세에 통도사에서 성해남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강원에서 교학을 익혔으며, ‘양로염불만일회(養老念佛萬日會)’를 결성해 염불 대중화에 이끌었다. 마산포교당을 비롯해 경남 일대 포교당 주지를 맡아 대중 포교에 나서는 등 통도사와 한국
“마음챙김과 집중은 영적 수행의 가장 핵심적인 에너지입니다. 우리는 마음챙김 상태로 차를 마시고, 아침밥을 짓고, 샤워를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일상이나 세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다룰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합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긴장이나 이완 또는 고통이 함께 있을지라도 단지 당신의 몸을 알아차린다면 당신은 이미 깨달음을 성취한 것입니다.”시인이자 평화운동가로 달라이라마와 함께 생불로 추앙받았던 틱낫한 스님. 그는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며 1960년대부터 참여불교를 주창했으며, 1982년
호남 최초 불교대학이며 종파를 초월한 불교대학인 전북불교대학(학장 이창구)이 3월 3일 대학 4층 큰법당에서 ‘제37기 불교학과 및 제32기 법사과 입학식’을 봉행했다.입학식에는 곡성 통명사 법중 스님, 전주 정혜사 법승 스님, 벽송암 지정 스님, 의황사 일행 스님 등 스님들과 백준기 사)부처님세상 이사장, 이창구 전북불교대학장, 신용표·이지복 부학장, 송주배 전북불교대학총동문회부회장, 김명심 1회 졸업생 등 대학 관계자와 정운천 국회의원, 최형재 민주당 전주을 예비후보, 불교학과와 법사과 입학생 등 90여 명이 동참했다. 행사는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는 선종의 묘미는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에 있다. 옷에 달린 장식과 같은 번쇄한 교리의 바다를 빠져나와 단박에 여래의 깨달음에 이른다는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선 정신은 장자 종단인 조계종에 면면히 이어지는 전통이다. 그러나 깨달음이 쉽지는 않다. 평생을 선원에서 수행해도 깨달았다는 스님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다.선종의 시작은 혼란을 거듭했던 당시 시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선종의 여명(黎明)이었던 달마 스님이 인도에서 건너올 때의 중국은 혼돈 그 자체였다. 남북으로 갈려 싸우고 북쪽은 북쪽대로, 남쪽은
통찰명상협회(IMS)는 미국 동부의 바레 센터에 이어 캘리포니아에도 스피릿 록(Spirit Rock) 수행공동체를 설립하여 매년 수천 명의 미국인에게 호흡 중심의 위빠사나를 가르쳤다. 불교의 심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상좌부 교리의 난해한 요소는 덜 강조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동양의 불교 국가에서 온 승려들이 미국 대중을 향해 적극적인 포교를 전개하였다. 이들 중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불교 지도자가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1926~2022) 스님이었다. 틱낫한 스님이 가진 힘의 원천은 마음챙김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스님은 미국뿐만 아니
근자 조계종에서 ‘성불하십시오’가 아닌 ‘전법합시다’로 바꿔야 한다고 할 정도로 대중 포교에 관심이 고조되어 있다. 필자가 출가했을 무렵, 불교는 선이 중심이었다. 승려는 오롯이 선방에서 올곧게 사는 모습이 ‘중 답다’고 하였고, 강원이나 동국대 수업에서도 선 위주의 수업이 많았다[선학과]. 그런데 불교에 이타(利他)가 없어서 승려들이 오롯이 자신의 깨달음만을 추구했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조계종도 대승불교에 해당하며, 당연히 선자들의 중생 제도가 있다. 그 대표적인 이타에는 남송 시대 등장한 십우도의 마지막 그림인 입전수수
한류는 이미 천 년 전에 시작되었다!K-컬처(Culture)의 원조, 강진 비색청자의 숨겨진 이야기1권청자의 대부(代父) 해상왕 장보고,'탐진 땅과 바다에 푸른 꿈을 심다!2권고려 도공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기술력,천하제일의 비색청자를 완성하다!자신만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천착해 온 베테랑 소설가 정찬주의 또 한 편의 수작(秀作)깨달음의 빛, 청자1깨달음의 빛, 청자2정찬주 지음 | 각 권 18,000원 | 각 권 336쪽불광출판사 02)420-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