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 화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남도(南道)에는 언제나 따뜻함, 포근함이 있다. 산들도 비교적 나지막하고 여인의 몸매처럼 그 윤곽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봄날 아지랑이 같은 어떤 모호한 느낌, 어떤 나른함, 편안함, 이것이 남도가 나에게 주는 매력이다. 서울 생활이 고달프게 느껴질 때, 때로 내 삶이 싫어질 때, 나는 언제나 내가 어릴 때 자란 남도의 이러한 느낌들을 그리워한다. 최근에 남도에 갈 기회를 가졌다. 현지의 한 교수가 고맙게도 차편을 제공해 화순, 보성, 순천, 강진, 해남, 목포 일대를 여행했다. 간 김에 내 여행이 항상 그러하듯이 주변의 명찰들을 찾았다. 화순 운주사, 순천 선암사, 강진 백련사, 해남 대흥사에 들렸었다. 운주사는 초행이었지만 아주 신선한 느낌을 받고 왔다. 궁벽한 어느 시골
논설위원칼럼
2007.03.28 10:51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