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반야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은 참으로 우리 불교계에 큰 힘을 주는 일이다. 우선은 30년이라는 연륜자체가 축하해야 할 일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재가불자 단체가 30년을 이어오면서 발전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 동안 많은 재가불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단체들이 생기고, 또 일정부분 불교계를 위해 공헌을 해 왔지만 이렇게 30년을 이어 내려온 예가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면, 동산반야회 창립 30주년이라는 의미가 확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렇게 동산반야회가 30주년을 이어오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라 할 수가 없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가불자들의 교육이라는, 불교계에서 가장 필요하고도 절실한 사업을 그 주축으로
후보등록을 20여일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제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되었다. 야권은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에 한껏 부풀었고 여권은 단일화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후보가 단일화 됐다고 해서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권은 단일화를 정권교체의 필요충분조건으로 보았다. 지방선거의 압도적 승리처럼 단일화만 되면 이길 수 있다면서 단일화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단일화에 대한 믿음의 바탕에는 ‘한방의 추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7년에는 DJP 단일화를 통해 이회창 후보를 한방에 보냈고, 2002년에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통해 이회창 후보를 한방
대통령선거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공개적인 망언을 했던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된 뒤, 우리 불교계는 지나간 4년 몇 개월이 ‘50년’만큼이나 지겹고 지루한 세월이었다. K대학에, 소망교회에, 영일·포항 출신이라고 해서 ‘고소영정권’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명박정권 치하에서 우리 불교계는 일일이 열거 할 수 없는 차별과 불이익과 수난을 겪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꾸어 ‘유신 독재의 화신,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대통령후보로 내세웠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노무현의 그림자였던 문재인을 후보로 내세웠으며 무당파 안철수는 “국민의 정치쇄신 열망을 등에 업었다”면서 스스로 대통령 후보
최근 광덕사 회주 철웅 스님을 친견하기 위해 고향 천안 광덕을 찾았다. 마침, 인터뷰가 오전에 끝나 잠시나마 들녘을 걸어 볼 짬이 났다. 대지는 이미 황금색으로 변했다. 그 속에 담긴 농부들의 피땀을 헤아려야 할 터이지만, 그보다 앞서 가을 들녘이 펼쳐 보이는 풍광에 마음이 사로잡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릴 적 벼가 여물 무렵이면 논 옆에 가만히 앉아 있다, 참새들이 벼를 쪼려 내려앉으려는 찰나 ‘훠이 훠이’ 소리 질렀다. 어린 나이에 새를 쫓는 건 놀이였다. 참새들이 놀라 달아나는 게 재미있어 ‘어서 내려 앉아 보라’며 미루나무 옆에 숨기도 했다. 마치 참새들과 숨바꼭질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러고 보니 확 트인 풍광이 눈앞에 선뜻 다가왔던 건 허수아비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었음
가을은 아름다운 언어와 샹송의 계절이다. 가을의 다가옴을 가장 극적으로 노래한 시인은 샤를 보들레르라고 생각한다. 그의 시 ‘가을의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머지않아 우리는 차가운 어둠 속에 잠기리니. 안녕, 너무 짧았던 우리 여름의 찬란한 빛이여!”그에게 가을은 삶에서 죽음으로 이행하는 계절을 상징한다. 릴케의 다른 감성으로 가을을 노래한다. 가을은 그에게 기도처럼 다가온다. 그의 ‘가을 날’은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늘을 해시계 위에 내리시고 벌에는 바람을 일게 하여 주십시오”로 시작한다. 가을은 조락의 계절이다. 구르몽은 그의 시 ‘낙엽’에서 나뭇잎이 저버린 숲으로 가자고 한다. 그리고 묻는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고 했다.
‘우물에 독 타기’라는 오류가 있다. 우물 자체에 독을 풀어 그 우물에서 나오는 모든 물을 못 쓰게 만드는 짓처럼,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을 근원적으로 매도함으로써 그 사람이나 집단의 주장은 모조리 틀렸다고 주장하는 방식의 오류를 말한다. 너무 빤히 드러나는 오류 추리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실제는 이러한 오류 추리가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어떤 감정적 편향을 갖게 되면 그것이 바로 이성적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한 오류의 실례가, 논리학 강의에 아주 좋은 예로 활용될 만할 정도로 너무도 전형적인 형태를 보이면서 일어나고 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에 대한 개신교와 국민일보의 공격이 그것이다. 종자연의 활동 내용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종자연이 불교계 단체
민족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연휴에는 흩어져 살던 가족과 형제자매, 친척 친지들이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술 한 잔 나누며 밀렸던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추석연휴의 낯익은 풍경이다. 안부를 묻고, 직장과 집,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이어지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정치로 넘어간다. 대체적으로 정치 이야기는 신나고 즐겁기보다는 짜증나고 언짢은 것이 일반적이다. 정당, 국회, 정치인들을 향해 쏟아내는 비판과 분노, 한숨과 성난 목소리는 귀향활동을 벌이는 정치인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정치에 반영이 되곤 한다. 이것을 추석민심이라 부르는데, 비유하자면 ‘민심의 속살’인 셈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추석민심은 어떠했을까.
조계종 원로회의 행보가 여간 심상치 않다. 최근 종법에 명시된 권한 이상의 원로회의 권한을 갖기 위한 종법 개정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10월10일 새로운 원로회의 의장이 선출된다. 원로회의 권한 확대 종법 개정안과 새 원로회의 의장 선출. 개정안 찬반 성향과 대세 흐름에 따른 의장이 선출될 가능성도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계종에서 원로회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원로회의 의원은 승납과 법납이 찼다 해서 자동적으로 선출되지 않는다. 17인 이상 25인 이내로 원로회의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중앙종회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원로회의를 통해 선출되어야만 한다. 중앙종회의 추천이 ‘대중의 뜻’이라면 원로회의 선출은 ‘검증’과정이라 보아도 무방
최근 경향신문에 불교계를 폄하하는 광고가 실렸다. 광고 내용인 즉 ‘자정능력 상실한 조계종, 막가파식 승가를 정화하자’는 것이다. 도박, 몰카 사태를 비롯한 교구본사 주지 문제로 조계종은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 이 중에서도 ‘도박 몰카’ 사건은 사회적 파장이 너무도 컸다. 이 사건을 접한 사부대중, 특히 스님을 비롯한 종단 관계자와 교계 재가 지도자들은 거리를 나서기도 창피스러워 고개를 숙이고 길을 걸을 정도였다. 그렇다 해서 조계종이 정화능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할까? 조계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유독 이 뿐만이 아니다. 개선해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다. 종단이나 교계 단체들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교계 언론과 단체들의 날선 비판이 왜 있겠는가? 각종 현안 세미나를 통해 고통을 감수하며 내부의 치부를 드러
아침에 손자 손을 잡고 유치원에 데려다 주었다. 그녀석이 아파트를 나서더니 “하늘이 파랗다. 구름과 달도 보이네. 저 구름 위를 걷고 싶어.”하고 즐거워했다. 그 말을 듣고 하늘을 쳐다보니 정말 푸른 하늘과 하얀 높쌘구름 그리고 흰 달이 보였다. 윌리암 워즈워드는 그의 시‘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했다. 애들은 어른과 달리 언제나 신선한 감각으로 순간순간을 살아간다. 바로 천진불(天眞佛)이다. 특히 “하얀 구름 위를 걷고 싶다” 말이 예리한 화살처럼 내 가슴에 꽂혔다. 요즘은 정말 속세를 떠나 푸른 하늘로 올라가 하얀 구름 위를 걷고 싶은 심정이다. 참으로 지겨운 여름이었다. 18년 만에 다가온 폭염으로 많은 낮과 밤들을 괴로움 속에서 보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변해간다(諸行無常).이제
이 시대, 그리고 오늘의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양극화라 할 수 있다. 앞을 내다보는 지성인들 중에 많은 이들은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환경문제 같은 자연으로부터의 재해가 아니라 양극화라고까지 말한다. 이대로 양극화가 진행되어 두 극단이 부딪히게 되면 인류의 존속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까지 경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 현실에도 양극화의 심각성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쌍용차 문제 등 희생자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들이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불교가 이러한 문제에 앞장서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의 큰 구조가 잘못되면 그
제18대 대통령 선출이 10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도 대선의 대결구도가 짜여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미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지만 민주통합당은 이제 겨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절차를 밟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대선 후보 선출을 고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후보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후보선출이 늦어지면 그만큼 국민의 알 권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미 예견되었던 대로 박근혜 후보는 무려 84%의 높은 지지율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되었다. 하나마나한 경선이 될 것이라면서도 누가 2위를 차지해 차차기 유력주자로 떠오를 것인가가 그나마 새누리당 경선의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2위 다툼은 의미가 없어졌다. 민주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