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독산동 ‘세광음반’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노랫소리부터 들렸다. 49㎡(15평) 남짓한 이곳은 성인가요 음반을 취급하는 ‘세광음반’ 사무실이자 불자 가수들이 군포교와 봉사활동을 위해 모인 단체인 ‘가릉빈가 소리’의 보금자리다. 이곳에서 ‘세광음반’의 대표이자 ‘가릉빈가 소리’의 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작곡가 오해균〈사진〉 씨를 만났다. 오 씨가 ‘가릉빈가 소리’라는 이름으로 불자 가수들과 함께 군포교에 나서게 된 것은 2005년경부터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산사음악회’ 회원의 요청으로 경북 경산 육군 제2수송교육대를 방문한 것이 군불교와의 첫 만남이었다. 오 씨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며 “생각지 못한 곳에서 느낀 강렬함을 잊을 수 없어 1년에 두 번 이상은
“백담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강원도 양구의 토굴에서 혼자 수행하며 살았습니다. 혼자서 밭에 냉이 심고, 사람들이 버린 무와 콩 같은 것들을 주워서 겨울양식으로 삼으며 살았죠.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변화가 생겼어요.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는데 내 마음 속에서부터 질문이 떠오른 거예요. ‘사랑으로 사람들을 대했느냐. 대중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느냐’고 묻더군요. 군포교는 그 때 내 안에 생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해답이었어요.” 102기갑여단의 호국 일출사 법회를 봐주고 있는 백거〈사진〉 스님은 평소엔 강원도 백담사에서 템플스테이 팀장 소임을 맡고 있다. 하지만 매주 일요일 오전이면 양양으로 건너와 102기갑여단 장병들의 일요법회를 돌본다. 지난 6년간 스님의 주말은 늘 장병들과
호국 일출사에서는 법회참여 장병들이 서로에게 칭찬을 해준다(사진 위). 그리고 서로를 안아주고 돌아가며 절을 한다(사진 아래). 상명하복이 원칙인 군대지만 법회 시간만큼은 계급을 떠나 서로가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 군번으로써 모범이 돼주고 항상 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최재원 일병이 박진호 병장에게)“너무 귀엽습니다.”(서건호 상병이 박진호 병장에게, 일동 폭소)“일과 시간에 안 걸리고 잘 숨어 계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박원묵 상병이 최규혁 병장에게, 일동 숨넘어갈 듯이 폭소) 한 마디로 재미있다. 어디에서도 군 특유의 권위의식을 찾기 힘들다. 곳곳에서 진한 농담이 튀어 나오고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해지지만, 진행자는 굳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청소년 포교로 인해 군종병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심지어 법회 한 번 참석 해보지 못한 장병이 군종병으로 선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회 경험 없는 장병들 발탁되는 경우 많아교육안 마련…집체교육으로 정예화 시켜야 최근 육군 모 사단 법당으로 배치된 군종병인 김 이병은 아주 난감한 경우를 겪었다. 앞으로 일요 법회에서 군종병이 목탁을 치면서 반야심경 독경을 이끌어야 한다는데 군 입대 전까지 반야심경을 외워보거나 목탁 한 번 쳐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 이병의 전입이 늦게 이루어져 이와 관련된 것들을 가르쳐주거나 물어볼 선임자가 이미 제대해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김 이병은 군법사의 지도 아래 한 달 가까이 목탁 치는 법과 법회 진행 순서,
수도권 동부 지역 방어와 예비군 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육군 57사단 예하 부대 법당에 관세음보살이 나퉜다. 108개 군법당에 후불탱화를 조성하고 있는 사불수행연구회(회장 법인)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57사단 예하 법당 용마 문수사의 후불탱화〈사진〉 작업을 끝내고 11월 16일 점안식을 봉행했다. 용마 문수사는 연대장 관사로 쓰이던 부지에 신축한 법당이다. 이 부대 장병들은 최근까지 20여 분 가량 떨어진 사단 법당으로 직접 찾아가야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부대 간 거리도 멀고 교통편도 여의치 않아 법회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었다. 그러던 중 연대장 관사 이전이 결정되면서 기존의 관사를 리모델링해 연대 내에 법당을 만들게 됐다. 115㎡ 규모의 법당에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셨으며 100여
대한민국 국군의 물류보급을 총괄하는 부대인 군수사령부에서 부대 장병 및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수계법회가 열렸다. 군수사령부 호국 대성사(주지법사 이준석)는 11월 19일 사령부 내 불자 장병 및 군무원, 군인가족들을 위한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불자 장병들의 성숙한 신앙심 배양과 무형전력 극대화를 이루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날 수계법회의 계사는 군종교구장 일면 스님이 맡았다. 일면 스님은 이날 수계법회에서 “오계를 수지하는 것은 불자로써의 첫걸음을 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계율을 지키고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군이라는 특수한 집단 속에서도 늘 자비심을 베풀되 불의에 물러서지 않는 불자가 되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2008년 군승후보생 선발고시를 통해 뽑힌 미래의 군법사들이 군포교에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일면)은 11월 14일 동국대학교 정각원에서 2008년 군승후보생 합격자 4명의 군승사관후보생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날 고불식에서 군승후보생 합격자들은 “부처님의 혜명을 받들어 전법의 등불을 밝히려 출발점에 서서 발원을 올린다”며 “원광 법사의 후예로써 대한민국 육·해·공군 군승법사로 임관해 전역하는 그 날까지 신명을 다 바쳐 전법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군포교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들은 군종교구가 7월 2일 실시한 선발고시를 거쳐 9월 11일 군승후보생으로 최종 선발됐다. 올해 선발된 후보생들은 동국대 서울캠퍼스 박성현, 고광석 학생과 경주캠퍼스 박재윤, 문영식 학생 등 4명
일요일 오전 법회에서 염불선 수행을 하고 있는 신병교육대 훈련병들. “자, 우리 모두 함께 ‘나무아미타불’ 합송을 하겠습니다. 이마 한가운데에서 빛이 나오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편안하고 따뜻한 기운을 가진 빛이 내 몸 곳곳으로 번져 갑니다.” 불단에 오른 법사의 지시에 따라 국방색 군복을 갖춰 입은 앳된 병사들이 반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는 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법당 스피커에서는 명상음악이 흘러나오더니 어느 순간부터 100여 명이 넘는 병사들이 함께 음악에 맞춰 염불을 시작했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자못 장엄한 광경이 연출됐다. 하나 같이 입을 크게 벌리고 천천히 있는 힘껏 “아미타불”을 부르는 병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병사들이 수계를 받아 불제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이라도 진정한 수행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호국 불광사의 주지법사인 김대수〈사진〉 법사는 염불선 수행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군포교는 특성상 먹을거리와 재밌는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순히 먹을 것이나 재미만으로는 병사들을 참된 불자로 끌어주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결국 본인이 직접 수행을 해보고 스스로가 변화하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김 법사는 말한다. 김 법사는 “수행도 간경, 사불, 참선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장 쉽게 체험하고 효과를 볼 수 있는 수행은 염불과 절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법당의 공간이 협소해 절수행
“13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내며 군포교에만 내 모든 것을 바치기가 어디 쉬웠겠어요. 하지만 마음을 다하고자 했던 진심을 장병들이 알아줬다고 생각해요.” 철책이 멀지 않은 경기도 연천의 6포병여단 호국 범음사가 열세 번째 생일을 맞았다. 호국 범음사는 민간인 성직자인 호택〈사진〉 스님이 손수 짓고 운영해온 대표적인 군법당이다. 군인 신분인 군법사들도 힘들어하는 전방 군포교를 민간인 신분으로, 그것도 비구니 스님이 13년이나 해왔다는 사실도 희유한 일이지만 수계법회 때마다 500명 이상씩 병사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사실은 ‘포교’를 화두로 삼고 있는 교계의 사부대중들이 주목할 만하다. 11월 2일 조촐하게 생일상을 차린 범음사의 낙성 13주년 기념법회 및 수계식에도 장병들이 구름 처럼 모였다. 6포병여단 소속
국군불교총신도회 제7대 회장 김태영 대장 취임식 모습. 불자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트라넷 등을 활용한 다양한 포교방법의 연구와 함께 사단급 부대의 법당에서 교구로 직접 보고하는 주간 단위 보고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도군단 호국 충의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정우 법사는 하루 중 아침 시간이 가장 바쁘다. 매일 아침 6시 30분까지 ‘명상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짤막한 법문을 군 인터넷인 인트라넷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침 법문’이다. 부대 내 간부들은 매일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항상 이 법사의 아침 법문부터 챙겨본다. 이는 불자 간부들 뿐 아니라 종교가 없는 간부들이나 이웃종교인들도 마찬가지다. 이 법사와 같이 인트라넷을 이용한 짤
사불수행연구회(회장 법인)가 9번째로 장엄할 군법당으로 경기 서북부 지역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17사단 호국 연주사(주지법사 김태현)를 선택했다. 호국 연주사는 최근 법당을 신축했다. 1980년도에 지어진 기존 법당이 노후 되고 공간이 좁아 법회 때마다 많은 불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태현 법사가 원력을 세우고 사단장이 나서 법당 불사를 시작했다. 사불수행연구회는 사단장의 불심과 주지법사의 발원을 전해듣고법당 내 탱화를 보시하기로 결정했다. 탱화는 가로 5m, 세로 2m 크기로 지금까지 제작된 것들 중에서도 가장 큰 사이즈다. 더구나 주불의 후불탱(사진 위) 뿐 아니라 동일한 크기의 신중탱화(사진 중간)와 지장탱화(사진 아래)까지 모두 제작됐다. 비로자나 법계도를 재현해낸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