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을 지나 한참을 들어가면 또 하나의 문을 만나게 된다. 이 문을 통과하면 기초과정을 끝내고 숲 속 수행에 들어간 사람들의 처소가 나온다. “미얀마 불교는 참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아니 왜요?” “스님들이 왜 분홍빛 승복을 입고 다니는 건가요? 저렇게 화려한 옷을 입고 무슨 수행을 한단 말인지, 원.” 차창 밖을 유심히 보던 일행의 입에서 문득 나온 말이다. 얼굴이나 형색은 분명 비구니 스님 같은데 붉은 가사 장삼 대신 분홍색 승복을 입고 있는 스님들을 보며 나 또한 적잖이 의문을 품고 있던 차였다. “아! 저 사람들은 스님이 아니에요. 미얀마 말로 ‘틸라신’이라고 하는데 한국으로 치면 사미니 정도 되겠네요. 미얀마에는 비구니가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정식 스님이라 볼 수 없지
임종 직전 외도남편과 화해 “최고 행복” 죽어가는 사람이 보여주는 네 번째 반응은 삶의 마무리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언가에 쫓기듯이 황망하게 죽기 보다, 인간관계상 갈등이 있다면 원만하게 화해를 하고, 매듭짓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잘 마무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유방암 말기환자 김순애씨는 처음 만났을 때 세상을 비관하고 있는, 불쌍하고 초라해 보이는 독신여성이었다. 병실에서 만나는 누구에게나 화를 잘 내는, 다루기 어려운 환자였다. 무언가 물어 보아도 대답도 잘 안하고 시니컬하게 굴기 때문에 간호사들도 기피하는 까다로운 환자였다. 그녀는 아직 41세에 불과했으나 50세도 더 되어 보이는 얼굴로 하루 종일 찡그리고만 있었다. 병수발을 하는 늙은 친정어머니한테도 짜증을 부리곤 했다. 유방암 진단을
"절은 복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부처님과 자신에게 온 마음을 돌리는 수행. 절은 내 모든 걸 낮춰서 부처님에 대한 존경을 몸으로 나타내는 공부. 나 자신 완전히 굴복시키면 어느 순간 참자아 발견." “절은 내 모든 걸 낮춰서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을 몸으로 나타내는 행위입니다. 또 절은 부처님 앞에서 나 자신을 굴복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 자신을 완전히 굴복시키면 어느 순간 참 자아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까닭에 108배, 1000배, 1080배, 3000배, 1만배를 하는 것입니다.” 1월 25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법왕정사 군자법당에서는 청견 스님의 절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스님은 실기에 앞서 절 수행의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절을 무수히 하다보면
당장이라도 금물이 떨어질 듯 웅장하고 화려함을 내뿜는 인류가 쌓은 가장 오래된 불탑 “구름과 안개 속에 흐릿했던 아침, 내가 쉐다곤을 처음 대면했을 때 쉐다곤은 불로 된 혀처럼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맑게 갠 날 정오(正午)의 모습은 평화롭고 장엄하였으며, 달빛 고요한 밤에 드러내는 자태는 신비로웠다. 나는 사는 동안 황혼과 폭풍우, 빙하, 공원, 꽃 그리고 사람의 얼굴 등 나를 감동시켰던 많은 것들을 보아왔지만 인간의 손으로 창조한 모든 것들 중에서 내가 아는 한 쉐다곤이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쉐다곤을 처음 보았을 때 뛰었던 가슴과 기억 속의 그 아름다움은 언제나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미국의 대법관 윌리엄 더글라스(William O. Douglas) 감동에도 차이가 있
세상에 대해 분노 혹은 적개심을 품으면서 죽을 수도 있지만, 삶을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삶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삶의 방식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죽는 순간 세상에 대해 분노하면서 죽는 경우,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과 관련해 삶을 그런 식으로 사는 사람을 참고삼아 생각해 보자. 폭력조직 막가파 두목 최정수, 여의도 차량질주 사건의 윤용제는 사회에 대한 분노로 인해 범죄를 저지른 바 있다. 최정수는 96년 10월5일 새벽 2시 서울 강남의 빌라에서 외제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김경숙씨를 구덩이를 판 뒤 산 채로 밀어 넣고 흙을 덮어 살해했다. 경찰에 체포된 직후 가진 일문일답을 살펴보면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막가파’란 막가는 인
도심과 전원의 맛을 함께 느낄수 있다는 것이 프로비던스 선원의 매력이다. 1972년 설립된 관음선종의 본산(head temple)격인 프로비던스 선원은 로드아일랜드주의 컴버랜드 시에 위치하고 있다. 프로비던스(providence)라는 예사롭지 않은 이름은 그리스도교도에겐 ‘하느님의 섭리’, 일반인들에겐 ‘선견지명’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다. 선원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20분 거리에 있는 프로비던스 시로서, 뉴잉글랜드 지방의 유서깊은 도시이며 CNN 방송사의 ‘머니 매거진(Money Magazine)’이 동부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2000년, 2001년 연이어 선정한 뉴에이지시대의 각광받는 도시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런 좋은 도시에 인접해 있고 또 보스턴에서도 1시간 거리인 이곳은 수행을
“석존 당시에 건립된 유일한 탑” 자랑 높이만 100m…황금 60톤으로 치장 60m의 반인공적인 언덕을 쌓아 그 위에 세운 쉐다곤 대탑. 미얀마 불교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1년내내 참배객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아침 공양은 쌀국수와 기름에 튀긴 돼지껍질이었다. 샨족의 대표 음식이라더니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메기를 끓인 육수에 당근과 매운 고추, 고수를 넣고 국수를 곁들여 삶았는데 크게 간을 하지 않았어도 제법 맛깔스럽다. 후식으로 나온 홍차 또한 향이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롭다. 바삭바삭 튀긴 돼지 껍질도 마치 과자를 먹는 듯 달콤했다. 그러나 입으로는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지만 마음은 이미 오래 전에 천리 밖으로 달아나 있었다. 미얀마에서의 첫 일정. 그러니까 오늘부터 미얀마 불교유적을 답사하는
미얀마의 수도 양곤의 더위는 상상을 불허했다. 도착 시간이 자정을 넘겼는데도 섭씨 30도는 족히 돼 보였다. 공항 입구를 벗어나자 더운 열기는 피부를 뚫고 들어와 아예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한 낮의 태양이 남긴 폭염의 잔해가 질기게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팥죽 같은 땀이 연신 바닥으로 흘렀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뜨거운 열기도 이국(異國)의 풍물에 오히려 갈수록 광채를 발하는 나의 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난생 처음 보는 풍경과 말, 그리고 사람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해 오감(五感)은 오히려 명징하게 깨어났다. 미얀마의 수도 양곤 시내에서 바라본 쉐라곤파고다 전경. 시내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곳이다. 바람결에 묻어 온 독특한 향은 줄곧 코
위파사나 열풍 진원지…매일 수행점검 남방고승 초청…수행서적 지속 출간 자율적 보시 운영…수행처 건립 추진 붓당 사라낭 가차미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담망 사라낭 가차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상강 사라낭 가차미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서울 압구정동의 보리수선원. 이곳에 처음 들어서면 마치 수만리 공간을 훌쩍 뛰어 넘어 미얀마의 전통사찰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남방의 이국적인 부처님과 미얀마 전통 승복을 입고 있는 선원장 붓다락키다 스님. 200여 평 크기의 수행홀에는 느리게 돌아가는 영사기 속의 사람들 마냥 천천히 움직이는 이들과 여기저기에 바위처럼 앉아있는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느린 말투, 느린 손짓, 느린 걸음…. 그런 탓에 여기에선 벽시계 속의 시계바늘조차 더디
부산 사하불교연합회(회장 남운 스님)는 1월 14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사파이어호텔 대연회장에서 제6회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 박재영 사하구청장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참석했다. 1부 사물놀이 풍물패 공연에 이어 열린 2부 법회에서 사하불교연합회 회장 남운 스님은 신년인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보살행을 실천하고 APEC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등 지역 현안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올 한해 정진하는 불제자가 되자”고 격려했다. 또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은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닦아 가족과 사회를 위해 자비심을 발현하는 한 해가 돼야한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행동에 옮기는 불자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축원했다. 사하불교연합회는 이날 지
부산 범어사(주지 대성 스님)는 1월 16일 대웅전에서 의사자 고(故) 권오남 씨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시상식을 갖고 아들 이재호 씨에게 조계종 총무원장 공적상을 수여했다. 의사자 권 씨는 남편을 여의고 세 자녀를 홀로 키우며 어려운 가정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2002년 마산의 한 여관에서 일하던 도중 화재가 난 사실을 확인하고 여관 투숙객을 대피시켜 17명의 목숨을 구했으나 정작 자신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마산의 한 사찰 공양주를 지내는 등 지극하게 불심으로 주변의 칭송을 받았던 권 씨는 사망 후 시동생이 3년간 법정투쟁을 벌인 끝에 지난해 12월 의사자로 인정받았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장 경선 스님은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남을 살린 것은 부처님의 말씀하신 보살도의 극치를 보
부산 범어사(주지 대성 스님)는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4일 동안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불무도 어린이 캠프’를 마련한다. 불무도는 범어사 청련암에서 전수되어온 전통 불교 무예로 웰빙 시대를 맞아 불자들의 수행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어린이캠프는 청련암 양익 스님으로부터 불무도를 전수받아 부산 금강선원, 양산 금강사에서 불무도 대중포교에 진력해 온 범어사 총무부국장 안도 스님이 직접 어린이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불무도 캠프는 1월 27일 오전 9시 30분까지 범어사 휴휴정사에서 입재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참가자는 범어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비용은 6만원. www.beomeosa.co.kr 051)508-3122 부
불교무형문화재에 대한 현황 및 관련 자료를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자료목록이 발간됐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성정 스님)는 최근 한국불교 전통문화의 육성과 전승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불교무형문화재와 관련된 자료를 정리한 『불교무형문화재 자료목록』을 발간했다. 중요무형문화재 현황, 불교무형문화재 목록, 참고 문헌 자료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정리한 『불교무형문화재 자료목록』은 불교무형문화재에 대한 기초자료로 향후 중요무형문화재의 발굴, 육성에 대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의 현황을 다룬 Ⅰ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 중 불교관련 무형문화재의 지정 종목 현황과 그 내용이 수록돼 있다. 또 Ⅱ에서는 문화재관리국에서 1964년부터 2002년까지 무형
배낭을 메고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3번째 장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 기간에 마련된 여행의 주제는 “궁과 궁궐 생활의 비밀”이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회장 정여 스님, 이하 대불어)는 지난해 1탄 경주 답사, 2탄 고성 및 남원 답사에 이어 1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배낭메고 세계문화유산을 찾아서 제3탄’을 마련했다. 서울, 경기 일대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이번 여행은 경복궁, 창경궁 등 서울의 주요 궁궐과 동양의 판테온 신전으로 불리는 종묘. 인사동, 남산 한옥마을, 한국민속촌 등을 돌아보며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 속의 한국 문화를 직접 돌아보게 될 이번 캠프는 눈썰매타기, 레크리에이션, 민속학교 입소 등 어린이들을 위
죽어가는 임종환자가 왜 자기가 죽어야 되는지 주위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죽어가는 삶의 세번째 반응 ‘분노’이다. 아직 죽고 싶지 않다, 더 오래 살고 싶다는 희망이 분노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다. 분노로 가득 찬 말기환자와는 아무런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난 어느 청년이 있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청년은 암이 온 몸에 퍼진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경찰에 붙잡혀 서초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던 도중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온몸에 퍼진 암 덩어리보다 더 꽁꽁 뭉쳤던 청년의 분노와 한은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따뜻한 보살핌에 의해 풀어졌다. 청년의 노모도 살아 생전 한 번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아보지 못했던 아들이 떠나가는 순간에야 비로소 인간대접을
죽음에 무관심한 척하거나, 죽음을 터부시하는 것은 곧 죽음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사람들 사이에 죽음은 알게 모르게 금기가 되어있다. 우리는 죽음을 일상 대화의 주제로 올리기를 꺼린다. 죽음을 입에 올리면,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사람들은 죽음을 타부시하여 아무 생각 없이 죽는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죽음을 금기시하여 자신의 의식으로부터 쫓아내 버린다면, 죽음과 표리일체를 이루는 삶을 바람직하게 영위할 수 없게 된다. 죽음을 타부시하면 죽음뿐만 아니라 자기의 삶 역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가까운 사람의 부음에 수시로 직면하게 되지만, 죽음을 자기 자신에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심사숙고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음
'그린 걸치 농원'은 태평양 해변에 위치해 있다. 선원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선원에 속하며, 현재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선원으로서 미국 내에서 그저 ‘선원’이라고만 불러도 통하는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선원이다. 숭산스님의 관음선종이 미국선불교의 발전 역사에서 비교적 후기에 합류했음에 반해 1950년대 말부터 미국선불교를 발전시킨 두 개의 법맥이 있었으니 바로 스즈키 순류 노사의 샌프란시스코 선원과 마에즈미 노사의 로스앤젤레스 선원이다. 오늘날 미국 곳곳에 퍼져있는 대부분의 선불교 불교센터는 거의 다 이 두 개 법맥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선원이라고 불리는 단체는 실은 한 개 선원이 아니라 3곳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우선 샌프란시스코 도심
2004년 10월 30일. 새벽 4시 30분에 눈을 떴다. 미지의 나라 미얀마로 떠난다는 기대감에 평소 출근길을 괴롭히던 수마(睡魔)도 이날은 맥을 추지 못했다. 오랜만에 쌉쌀한 새벽 공기를 허파 가득 들이 마셨다. 머리 속이 물가의 바람 같은 청량감으로 찰랑거린다. 공항은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침부터 어디로들 떠나는지. 일상에서 벗어난 편안함에 마음은 한없이 늘어져 스치는 모든 인연들이 오래된 동료인양 친근하기만 하다. 미얀마의 하루는 승가의 거리탁발로 시작된다. 주민들은 정성껏 마련한 그날의 첫 음식을 공양올리며 고단한 또 하루를 희망으로 연다. 일행은 공항 한켠에 상기된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 미얀마로 떠날 사람은 나를 포함해 모두 7명. 성지순례 일행치고는 그야말로 조촐
부산 삼광사 불자들이 지진해일 피해 지역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인도네시아 영사관에 전달했다. 삼광사(주지 도원 스님) 측은 1월 3일 삼광사에서 인도네시아 해일 재난 이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을 김수일 부산 말레이-인도네시아 명예영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공화국 영사관에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1천7십8만2천5백십원의 성금은 1월 1일과 2일 삼광사에서 대중법회를 통해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이다. 삼광사 주지 도원 스님은 성금을 전달하며 “35만 삼광사 불자들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가장 많은 재난을 입은 인도네시아의 피해상황을 접하고 주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며 “희생되신 분들의 극락왕생과 피해 지역과 사람들의 빠른 복구를 발원한다”고
죽어가는 사람이 보여주는 두 번째 반응은 자기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부정이다. 유방암 말기인 K부인은 남편이 회사의 회장이어서 병원에서도 VIP대접을 받고 있었다. 호스피스 관계자가 K부인이 누워있는 2층 방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가정부와 간병인이 옆에 있었지만, 가족들은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회사회장인 남편, 풍부한 재산, 이미 성장한 자녀 등 K부인은 현실적으로 소유한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그대로 남겨두고 빈손으로 떠나야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남편은 2, 3일에 한번 정도 방에 들르기만 할 뿐이어서 부부 사이의 대화는 막혀버렸고, 자녀들 역시 직장에 다니거나 대학생이라서 거의 얼굴을 보기 힘들다. 임종하던 날도 그녀는 결코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안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