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의 성공회 선교사 엘리 바 랜디스(Eli Barr Landis, 1865~1898, 한국명 남득시)는 1890년 25세의 나이로 한국에 입국하여 1898년까지 인천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인천 내동에 성누가병원(St. Luke’s Hospital)을 개원하고 이곳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한편, 조선인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전개하기도 했다.무엇보다 그는 한국의 종교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유교, 불교, 무속, 동학 등 당시 한국에서 지배적인 종교에 대해 여러 편의 보고서를 남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가 이방
5주간에 걸쳐 선가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활발발한 선기와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언급했다. 앞 원고에서 언급했듯 선기의 획기적인 연출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면 선사들의 활기찬 언행이 현시대에도 활용되는지를 보자.현재 중국은 사찰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체로 선종 사찰에서는 객당에 두 개의 향판을 세워놓는다. 향판 하나는 보편적인 청규를 말하고, 다른 하나는 그 사찰만의 청규를 말한다. 그 향판에 ‘청규(淸規)’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선가의 엄격한 규율을 상징한다.청대 이후로는 방(棒)보다 향판(香版)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이 출범한 이후 2009년 제32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퇴임 때까지 역대 총무원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10개월에도 미치지 못했다. 43년의 세월 동안 총무원장의 취임과 퇴임이 무려 서른두 번이나 반복된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취임 1년도 안 돼 총무원장이 물러난 일도 17차례나 있었다. 4년 임기를 채운 총무원장은 의현, 월주, 지관 스님 단 3명뿐이었다.총무원장의 이같은 잦은 교체는 불교계의 지속적인 갈등과 혼란 양상을 보여준다. 종헌·종법상 임기가 보장돼 있는 총무원장이 그 임기를 다하지 못하는
불교는 마음을 ‘대상을 아는 고유성질을 갖는 법(法)’으로 정의한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으로 하나이지만 어떻게 아느냐에 따라 붓다는 여섯 가지 알음알이[육식;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가 있다고 했다. 여섯 가지 인식기관[육근; 안근·이근·비근·설근·신근·의근]이 각각의 인식 대상 여섯 가지[육경; 색·성·향·미·촉·법]를 포섭하여 만드는 알음알이이다. 불멸 후 부파불교는 17찰나에 걸쳐 특정한 기능을 하는 마음이 일정한 순서대로 일어나면서 인식한다는 사실[17찰나설]과 각각의 마음을 일으키는 마음부수들이 있으며, 마음은
세상의 모든 날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날짜들은 자기만의 특별한 이름을 갖는다. 며칠 전 그날은 ‘이스달 여인의 날’,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미스터리한 죽음에 경의를 표하고 기억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오후 한 인물이 홀연히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모든 것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고독한 방식의 죽음이었다. 그것은 마치 ‘나는 마침내 나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되었고, 내 삶의 노고에 깃든 비밀스런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듯하였다. 그러면서도 마치 미래의 동일한 날짜가 되면 다른 누군가 다시 그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해외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사회부가 12월8일 인도 다람살라와 주한 미국대사관이 자승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조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비서 치메 R. 최캬파는 12월5일 조문을 통해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입적을 알게 되어 매우 유감”이라며 “달라이라마 존자께서서도 위로의 말씀을 여러분 모두, 그리고 한국 불자들에게 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승 스님은 더이상 저희와 함께 있지 않지만 우리는 입적한 스님께서 의미 있는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2월6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사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같은 문제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제도들과 문제를 다루는 ‘틀’은 분리되고 전문화됐다. 그동안 개최됐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회의에서 식량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도 그 사례의 하나다. 유엔
유려한 테크닉과 감수성을 고루 갖춘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독주회를 갖는다.‘낭만으로의 초대 Ⅲ’를 주제로 12월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에는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피아노곡을 만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Sonata in A major, D. 664’와 ‘4 Impromptus, D. 899’, 브람스의 ‘Variations and Fugue on a Theme by Händel, Op. 24’으로 구성된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90분이다.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
‘부처님의 자비광명 맑고 그윽한 범종소리/ 위로는 천상에 이르고 아래로는 무간지옥까지 닿아/ 고해마다 한 중생의 희망의 빛이요/ 고통을 쉬게 하는 한줄기 감로수며/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수승한 법문이어라.’부처님이 탄생한 네팔 룸비니에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참화가 잇따르는 가운데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불자들의 간절한 서원이 담긴 종소리였다.서울 노원구 수락산 도안사가 주최하고 (사)108산사순례기도회와 네팔 룸비니 개발위원회가 공동주관한 평화를 기
2003년 11월12일 저녁, 곡성 성륜사 조선당에 주석하던 청화 스님이 시자 중원을 조용히 불렀다. 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나에게 의복을 좀 갖춰주소.” 몇 달 전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어도 평생 지켜왔던 장좌불와(長坐不臥)와 일종식을 놓치지 않았던 스님이었다. 낮에도 평소처럼 상좌들과 차담을 나누는 등 스님은 특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스님은 가쁜 숨 속에서 곧 세연이 다했음을 알고 있었다. 상좌들이 조선당에 몰려들었다. 상좌 도일 스님은 스승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큰스님, 가시렵니까?” “나,
서울시가 열린송현녹지광장 내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조계종이 청사 인근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11월27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접견실에서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최근 조계종 청사 인근 송현광장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진우 스님은 이날 과거 이승만 정부에서 벌어진 조계종·태고종 간
영취산은 기사굴산의 별칭인데, 올라가 보니 바위산의 정상에 흡사 독수리를 닮은 듯한 큰 바위가 있었다. 너무나도 흡사해 저 바위에서 온 이름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상은 집채덩이만한 바위 몇 개가 겹쳐 있었는데, 그 밑에 두, 세 사람이 들어가 앉을만한 암굴이 두 개 있었다. 위의 암굴에서는 사리불존자께서, 조금 아래의 암굴에서는 마하카샤파존자께서 각각 수행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 속에 잠시 들어가 보았다. 그날의 산행은 아무런 어려움 없이 동행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점심을 들고 약 30분 휴식을 가진 다음, 우리는 바로 보드가
서울시가 ‘송현공원’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가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송현공원 조성과 관련해 ‘비우는 다지인’을 강조하며 ‘이건희 기증관’ 외 다른 시설물은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밝혀왔다. 그런데 돌연 11월9일 서울시청 시장실을 찾은 이승만기념재단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까지 발표하며 송현동 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시장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보는 임시정부보다는 해방 후 정부
김성철 동국대 WISE(경주)캠퍼스 불교학부 명예교수가 11월23일 오전 심장마비로 세연을 접었다. 향년 66세.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 발인은 11월26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김성철 교수는 1974년 고교시절 명동화랑에서 열린 현대조각의 거장 권진규(權鎭圭, 1922~1973) 유작전을 보고 조각가와 미술평론가의 꿈을 품었다. 집안의 반대문제도 있었지만 순전히 다른 일을 겸할 수 있다는 생각에 1976년 서울대 치과대학에 입학했다. 입학 후 미술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는 동시에 미학과 철학 관련
티벳 불교 닝마빠 큰 스승 쟈 낄룽 린포체(Dza Kilung Rinpoche)가 겨울 다채로운 법회로 한국 대중과 만난다. 11월25·26일 서울 국제선센터에서 ‘미움, 두려움, 좌절, 그리고 우리의 본성’ 주제 대중법회를 시작으로 12월13일까지 3주에 걸쳐 안거, 티벳 전통 수행 안거, 청년 특강을 개최한다.쟈 낄룽 린포체는 18세기 동티벳 쟈추카에 낄룽 사원을 설립한 ‘직메 오찰 갸초’의 다섯 번째 환생자로 알려졌다. 17세에 낄룽 사원을 공식적으로 인계 받아 수행과 학문의 중심지로 재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1993년부터
조계종 총무원과 태고종 총무원 청사 중간 지점에 자리한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최초, 최대의 종교편향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권의 뉴라이트 사관이 건국일 제정에 이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손병두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 이영일 대한민국역사와미래 고문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3만7117㎡(1만1248평)의 송현공원 내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검토를 논의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조계종 제6교구신도회(회장 안병권)는 11월11일 공주 일원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는 행복바라미 탁발행사’를 진행했다.행사에는 마곡사 주지 원경, 신원사 주지 중하 스님을 비롯해 김상규 중앙신도회 부회장, 윤나겸 포교사단 부단장, 최종대 대전·충남지단장 등 300여명이 동참했다. 안병권 회장은 “6교구는 지난 몇 년간 가장 모범적인 행복바라미 행사로 전국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모연된 기금은 우리 사회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소중히 회향하겠다”고 말했다.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나눔과 비움의 행복함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작복할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인이자 개화기 여성운동가, 출가 후에는 선불교의 맥을 이은 일엽(一葉, 1896~1971) 스님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평전 형식의 연구서다.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여성으로, 지식인으로, 종교인으로, 무엇보다 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처절하게 답을 찾아 나선” 일엽 스님의 생애를 관통하는 이야기다. 앞서 2017년 미국 하와이대 출판부에서 ‘Women and Buddhist Philosophy: Engaging Zen Master Kim Iry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불교광장 총재(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11월9일 서울 구룡사에서 티베트하우스재팬의 아리야 체왕 걀뽀 대표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불교광장 회동에서 ‘달라이라마 초청 법회’를 제안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자리에는 총무부장 성화, 사회부장 도심, 전 해외특별교구장 정우 스님(구룡사 회주),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원장 텐진 남카 스님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차원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어떻게 추진할 지 구체화하기 위한 만남으로 관측된다. 정우 스님은 “종
조준오 동국대 WISE캠퍼스 유아교육과 교수가 ‘교회 중심의 영유아 아동돌봄에 대한 재고’에 대한 기고를 법보신문에 보내왔다. 현재 개신교 중심의 인사로 이루워진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는 전국 교회에서 영유아에게 기독교적 세계관을 심어주고 국가로부터 시설비와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는 ‘종교시설 내 돌봄 활용’ 법안 개정을 위해 성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해 조 교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면 재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편집자영유아기는 신체, 인지, 언어, 사회, 정서발달의 결정적 시기로서 전인발달 및 인성의 기초를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