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압자(오리)의 문답으로 깨달은 백장이 얼마 동안 스승 곁을 떠나 있다가 다시 마조대사를 찾아뵘으로써 양자간에는 극적인 상견이 이루어지니, 이르는 바 백장재참(百丈再參)이라 일컬어져 오는 화두가 이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어떤 내용이었던가. 오래간만에 나타난 애제자가 눈에 띄자, 마조대사는 선상(禪床) 한 귀퉁이에 걸려 있던 불자(拂子)를 집어 세워 보이는 것이 아닌가. 보통 사람 같으면 어찌 할 바를 몰라 머뭇댔어야 할 장면이건만, 백장은 전광석화처럼 바로 맞받아 쳤다. “즉차용(卽此用)가? 이차용(離此用)가?” 최근에 중국에서 간행된 방대한 분량의 「한어대사전」에 의하면 즉차(卽此)는 취차(就此)·지차(只此)의 뜻이므로, 이 물음은 ‘이것(불자) 그대로를 쓰느냐, 이것을 떠난 데에 쓰임새가
섣부른 언행은 낭패를 부른다 북한산 관통을 저지하기 위한 정진이 계속되고 있는 송추 철마선원에는 16일 법원의 사찰재산권 부분 인정이라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일촉즉발의 충돌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시공사들이 법원 판결내용을 사실상 그들의 승소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법원판결이 나온 직후 불교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북한산 관통도로가 백지화됐다"는 장밋빛 해석이 난무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시공사들은 "그 동안 환경훼손을 들어 공사를 방해해온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주장이 이번 판결로 사실상 기각됐다"며 공사의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었다. 나아가 그들은 이번에 법원이 재산권을 인정한 일부 구간을 제외한 곳에서 공사를 재개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기독교계 한 복지법인이 100억 원대의 채무를 갚지 못해 경매 절차를 밟고 있는 불교 최대의 실버타운인 양양 보리수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 입찰 정보를 수집하는 등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늘 공격적인 선교를 지향하는 기독교인들이 정말로 보리수 마을을 인수한다면 보리수 마을에 있는 법당이나 부처님을 어떻게 할지 심히 걱정된다. 그러나 정작 불교계에서는 보리수 마을의 경매 입찰을 외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보리수 마을에 대한 채무 보증 시비에 다시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데 있다. 96년 10월 개원 당시만 하더라도 조계종 종정 스님은 물론 총무원장 스님 등 교계 지도자들이 앞장 서 보리수 마을의 출발을 축하할 정도로 불교계의 관심은 지대했다. 하지만 보리수 마을의 건립 불사를 주도했던 시현 스
대한불교청년회가 청년불교 중흥의 새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불교발전기획단'을 출범한다고 한다. 청년불교가 와해되고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점에서 청년불자들이 스스로 재도약의 길을 찾아 나선 그 첫 출발점이 될 기획단 출범 소식은 전 불자와 더불어 반길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청년불교는 그동안 한국불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할 중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쇠퇴를 거듭하며 침체를 넘어서서 와해 상태에 놓여 있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아왔다. 대한불청은 교계 곳곳에서 지적해온 청년불교의 침체위기를 체감하며 새로운 발전 방안 찾기에 고민해왔다고 한다. 그 결과 내 놓은 대안이 청년불교발전기획단이다. 그러나 대한불청이 스스로 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만큼 교계의 지적사항에 귀를 기울
지지난 주 신문의 이 코너에서, 기자생활에 대한 묘사를 약간 징징거리며 쓴 것 같은데 사실 이 직업에는 좋은 점도 제법 많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늘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월급까지 받아가며!) 이 일을 무척 사랑한다. 기자라는 이름 아래에서 오래도록 별탈 없이 지내려면 끊임없이 공부해야한다.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아직도 기자를 지식인으로 알고 있는, 의외로 많은 착한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런 저런 이유로 새로운 단어를 익히고 수많은 자료를 섭렵하다 보면 내가 익히 알고 있거나 학교에서 배운 것과 매우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누구보다 신실한 불자임을 자부하는 내 의식 안에서 기독교적 의식구조와 시각을 느끼게 된 것은 그러한 기회와 훈
임진강역까지 가던 열차가 연장되어 파주의 도라산역이 세워진 것은 우리 국민치고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 특히 부시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도라산 역을 방문하고 통일을 향한 기대를 담아 철도침목에 사인을 한 바도 있어서 도라산역은 세계에도 널리 알려졌다. 그 이후 도라산역은 실향민을 비롯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되었고 임진강역에서 그곳으로 이어진 열차는 실향민의 망향열차처럼 의미있는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아직 서울에서 가는 기차가 그대로 도라산역까지 달리지는 못해도 멀리 신의주 혹은 시베리아를 향해 달릴 철마를 위해 우리가 준비한 교통수단의 상징으로 확실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남북한의 화해무드에 따라 서울에서 신의주, 더 나아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도를 연결한다
우리 인류가 겪은 두 가지 큰 변화는 농경시대에서 산업화시대로 가는 산업혁명과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가는 정보혁명이다. 정보혁명에 의한 환경변화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보화라고 하는 것이 기본적인 변화이고 여기에서 파생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세계화와 인간화이다. 이 세 가지 변화는 세 가지 죽음을 가져오고 있다. 정보화는 거리가 죽는 시대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도 즉각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1:1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생산자에게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파악하여 만들어 줄 수 있는 경영이 요구된다. 불교계도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여 신도 및 국민들과 인터넷을 통해서 접점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할뿐만 아
6월 15일 경기도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스님과 불자들이 농성 중인 송추 철마선원에 법정 스님이 방문했다. 승려로 위장한 폭력배들의 난입을 겪은 뒤라 세간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님의 방문은 현장에 있는 불자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날 스님의 송추 철마선원 방문은 농성을 이끌고 있는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의 간곡한 부탁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법정 스님의 송추 농성장 방문을 계기로 조계종 총무원의 일간지 사대주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 기획실이 무슨 비밀스런 작전이라도 펼치듯이 스님의 방문을 일간지에만 알리고 불자들과 교계 신문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보를 전담했던 기획실 관계자는 교계 기자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매체
시공사 "환경과 무관 입증…곧 공사 재개" 불교계 "터널공사 강행땐 온몸으로 저지" 법원이 교계와 환경단체들이 제기한 환경훼손문제는 도외시 한 채 일부 재산권만을 인정하는 애매한 판결을 내림에 따라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교계와 시공회사간의 충돌 가능성만 높아졌다. 서울지법 북부지원 민사4부는 지난 7월 16일 교계와 환경단체가 서울고속도로 주식회사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신청'에서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제 4공구 중 일부 구간은 토지의 소유권과 전통사찰에 대한 피보전권 요구가 인정된다"며 "회룡사와 홍법사 인근 터널구간과 교각구간의 공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교계와 환경단체가 제기한 대기
수경스님이 7월 16일 LG건설 규탄 및 북한산 살리기 삼보일배 정진을 하던 중 극심한 더위와 체력소진으로 탈진, 보도에 쓰러지고 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생명있는 모든 것은 잘 살 권리가 있다” 스승 가르침에 병든 동물 거두는 방생 시작 VIP용 특급 호텔 일일 숙박비 10만원, 한 끼 식비 20만원, 1회 미용비용 100만원…. 한달 생활비만 2000만원. 보통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초호화’ 생활이다. 한 눈에 봐도 ‘최상류층’이나 가능한 초호화 생활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초호화 생활을하는게 사람이 아닌, ‘개(犬)’라면 믿을 수 있을까. 우스개 소리로 말하던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그 개들에게는 실생활인 셈이다. 덧붙인다면 상류층 사회에서 개는 ‘애견(愛犬)’이 아닌 ‘애인(愛人)’으로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훌쩍 넘어선 호화판 생활을 영위하는 개들이 있는가 하면
지난 7월 18일 수경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60여 명이 6시간동안에 걸려 서울역 광장에서 조계사까지 삼보일배 행사를 가졌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 터널 공사를 둘러싸고 불교계와 시공사 측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서 신청한 공사중지가처분 건과 관련, 법원이 일부 구간에 국한해 공사중지를 결정하는 애매 모호한 판결을 내려 사실상 시공사 측의 환경훼손 부분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본질 빗겨간 판결…'해석' 엇갈려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은 7월 16일 판결에서 수행·자연환경 훼손 부분은 인정하지 않은 채 회룡사와 홍법사의 일부 토지 소유권과 지상권만을 인정해 해당되는 일부 구간의 공사중지가처분신청만을 받아들였다. 법원
강원도 정선 화전민이 남기고 간 오두막에서 홀로 수행하던 법정 스님(길상사 회주)이 7월 15일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 반대를 외치며, 스님과 불자들이 농성 중인 송추 철마선원을 방문했다.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회 외엔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살던 스님의 이번 방문은 환경파괴를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는 강력한 뜻을 불자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스님은 70세 노령에도 불구하고, 10m 높이의 망루는 물론, 철조망과 울타리가 쳐진 농성장 여기 저기를 살펴보며 농성 대중들을 격려했다. 스님은 "수 천년 계속된 자연의 흐름을 단절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람에게 돌아온다"며 "당장은 돈이 더 많이 들어 보이는 우회도로 건설이 더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
스님을 주연으로 한 음란 만화 콘텐츠를 011-017 전화 가입자들에게 제공해 온 SK 텔레콤이 7월 12일 조계종 종교편향대책위원회를 방문해 "스님들을 소재로 한 음란만화를 이동 전화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죄송하다"면서 공식 사과했다. 본지 7월 10일자 1면 보도 전주호 SK 텔레콤 사업본부장은 "011-017 등 이동 전화와 이동전화 서비스 채널에 각종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는 업체들을 하나하나 점검하지 못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스님들이나 성직자에 관한 정보가 왜곡돼 제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콘텐츠 관리 부서에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했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종교편향대책위는 스님들을 등장시킨 음란 만화를 8개월간이나 제공하 점에
대한불교청년회(회장 김규범)가 청년불교 활성화를 위한 '불청발전기획단'을 발족한다. 대한불청이 7월 13∼14일 강원도 속초에서 1000여 명의 회원이 모인 가운데 제21차 전국불교청년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한 열기를 모아 청년조직 강화에 나선다. 대한불청은 '청년조직이 와해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중·장기 발전 계획과 체계적인 조직운영의 필요성을 인식, 조직력 강화의 기틀을 세울 '불청발전기획단'을 발족키로 하고 16일 1차 준비모임을 가졌다. 대한불청이 청년조직 활성화 기틀을 세우기 위해 발족할 불청발전기획단은 청년불교의 현실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정립, 무너진 청년불교 살리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몇 차례 준비모임을 거쳐 발전기획단 구성의 범위와 역할을 확정하
해외파견 예정자 및 해외거주 포교사를 대상으로 한국불교와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해외한국문화소개사업'이 문화관광부의 뒤늦은 예산삭감 통보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사업은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포교사들의 역량을 배가하는 차원에서 문화부와 불교·가톨릭·개신교 등 3개 종교가 공동으로 2000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 성공적으로 진행돼왔다. 이에 따라 문화부가 지난해 연말 예산을 대폭 증가하면서 기획을 새롭게 했으나, 5월말 뒤늦게 예산을 50%나 삭감한 것. 이 사업의 불교계 주체인 종단협과 조계종은 예산 삭감에 따라 참여자를 50명 수준(현재 신청자 71명)으로 줄이고,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포교원, 등록 불교대학에 "동요말라" 단속 한국불교교육단체협의회(공동대표 대은 스님, 한정섭, 김재일. 이하 교육단체협의회)가 '법사고시' 시행을 공표함에 따라 포교사 배출 창구가 조계종 포교원과 교육단체협의회로 양분됐다. 전국의 불교대학 등 27개 불교교육 단체로 구성된 교육단체협의회는 7월 19일 12시 서울 동산불교회관에 사무국을 개소,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교육단체협의회 측은 "오상현 보현불교대학 이사장, 김재일 동산불교대학 회장, 노종문 새세계불교대학 이사장으로 고시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오는 11월20일 경에 교육단체협의회가 주관하는 법사고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단체협의회는 법사고시를 통해 자격이 인정된 재가불자에게 포교사, 전법
포교사 배출 창구가 포교원과 교육단체협의회로 양분된 데에는 불교대학에 대한 포교원의 지나친 규제-관리 시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불자들에 대한 기본 교육과 포교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은 물론 일반인과 타종교인에 대한 불교 교양교육까지도 폭넓게 이끌어 온 불교대학을 신도전문교육기관과 불교교양대학으로 구분한 기관령에는 불교대학에 대한 규제와 관리를 강화하려는 포교원의 의도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는 여론이다. 포교원이 '종단에서 인가한 교재 사용' '조계종 승려 2인 이상 교수로 확보' '조계종 신도에 한해 입학자격 부여' '포교원에 대한 예결산 보고 의무' 등을 제시하며 신도전문교육기관등록을 독려하자 이에 반발하는 교양대학들이 생겨난것. 이들 교양대학들은 교육단체협의
해외 불교계가 올 하반기 잇따라 대규모 불교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10월 독일불교연합회가 주관하는 대법회를 시작으로 11월 헝가리 불교대회, 12월에는 태국에서 '제 13회 세계불교학협회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독일불교연합회는 10월 26일~27일 라이프찌히에서 대법회를 열어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의 시간'을 갖는다. 한국불교에 앞서 일본, 티베트, 스리랑카 불교가 발을 딛은 독일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한국 선불교가 알려지면서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열리는 이번 독일불교연합회 대법회에서는 베를린 '중앙선원'의 성도 스님이 2시간 동안 법문을 하며 참석자 모두가 참선실수 시간을 갖기도 한다. 특히 독일불교연합회 대법회에는 이웃한 오스트리아,
아프카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전부 파괴한 것으로 알려진 바미얀 석굴 벽화가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월 13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인 불교사진작가 나카 아쓰시 씨가 지난 5월 9일 바미얀을 방문해 3주 동안 벌린 실태 조사에서 바미얀 석굴벽화 가운데 20~30%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나카 아쓰시 씨는 "벽화가 있었던 30개 석굴 가운데 약 절반의 석굴에는 아직 벽화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