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왜 하필 지금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하는 우연치고는 너무나 절묘한 시점에 생기는 난처함과 불행을 누구나 겪어 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명 머피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필자 또한 기억하기 싫은 머피의 법칙이 있다. 필자가 동국대 입시를 치를 때 일이다. 당시 경찰행정학과는 대입시험을 치른 다음 날에 신체검사를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원자 모두가 남자여서 옷을 탈의하고 속옷만을 입은 채로 신체검사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필자도 겉 상의를 벗고 바지를 벗는데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하고 머리는 하얗게 타버리고
전 세계가 이상기온과 가뭄, 홍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지난 5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1도가 상승했고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상 기후는 올해만 생기는 단발적 사건이 아니다. 예전에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이상 기후가 이제부터는 2~3년에 한번 씩 일어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우리나라만 해도 지난해 전남 구례·곡성 지역에 400~500mm 폭우가 내렸고, 2018년 여름엔 30여일이나 폭염이 지속됐다. 유럽이나 중국, 일본, 북미 서부지역의 기상이변보다 덜하
Q.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혼자 지내고 계십니다.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1년 정도 앓다가 돌아가셨기에 어머니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였고, 잘 지내시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입맛이 없다며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외롭다, 우울하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 좋을텐데 여러 가지 여건상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울과 관련해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고 어머니께 우울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참여나 상담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알았다고만 하고 안 가시거나 혹은 한두 번 갔
승이 황련화상에게 물었다. “음성이 발생하기 이전의 일구란 무엇입니까.” 황련이 말했다. “음성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일언반구도 없다. 그러니 음성이 발생한 이후의 문제를 들고 오너라.”황련(黃連)은 황련의초(黃連義初)인데, 오대 위앙종의 조사인 남탑광용의 제자로서 광동성 소주 황련산 출신이다. 본 선문답의 주제인 음성이 발생하기 이전의 일구에 해당하는 말이란 성전일구(聲前一句)를 가리킨다. 여기에서 음성[聲]은 단순한 자연의 소리가 아니다. 삼세의 제불이 출세하여 설법을 내놓기 이전의 상황으로서 설법으로 출현한 가르침에 해당하는 일
세상에는 수많은 스승들이 있다. 그들은 나름의 관점에서 자신이 다른 스승들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거나, 다른 스승들은 진리를 알지 못한다고 말하거나 하면서,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보다 결속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많은 스승들 가운데 누가 진짜인지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한다. 사실 이 부분은 매우 관심이 가는 부분이긴 하다.부처님께서 사왓띠의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실 때, 바라문 삥갈라꼿차(Piṅgalakoccha)가 부처님을 뵙고 나눈 대화가 ‘맛지마니까야’ ‘나무심에 비유한 작은 경(Cūḷasār
여름에는 역시 ‘기담’이다. 기이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읽다보면 등골이 오싹해지고 더위는 한발 물러선다. 기담이 무서운 이유는 괴물이나 귀신같은 정체모를 존재들이 출몰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밝고 따스한 인간세계의 뒷면은 으스스하다. 감추어져 있는 것은 감춘 이유가 있기 마련. 욕망과 원한이 소용돌이쳐서 만들어낸 세계가 기담의 배경을 이룬다. 이 책은 길치인 여행작가 이즈미 로안과 그의 심부름꾼 미미히코의 이상한 여행기다. 그들은 길을 잃을 때마다 수상쩍은 마을에 도착한다. 이중 하나의 에피소드인
나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다녔다. 근 20년 동안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자의타의로 일요일도 없이 휴가도 반납하며 일하고 또 일했다. 나도 한국인이 가장 부지런하다고 믿었다. 유학길에 올라 가끔 접촉한 대학 밖, 보통 미국인과의 경험은 이 믿음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다가 교직을 얻어 미네소타로 이사 온 다음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하면서 미국인들과 본격적으로 접촉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경험은 내 믿음을 바꾸었다. 우리 한국인은 생각만큼 부지런하지 않았다
오륙도는 부산의 관문이면서 부산의 상징이요 파수꾼이다. 부산시 기념물 제22호인 명소다. 부산의 관광 자원이면서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보는 위치, 조수의 차이와 그날 날씨에 따라 섬이 다섯 개로도 보이고, 여섯 개로도 보여서 오륙도라는 이름이 생겼다 한다. ‘나는 다섯(5)개 섬이기도 하고, 여섯(6) 개 섬이기도 하죠’ 하는 애교 있는 이름이다. 이것이 재미나는 사실이어서 오륙도는 옛적부터 많은 시의 소재가 되어 왔다.그러나 확인을 하고보면 조수가 줄어드는 썰물 때는 오륙도는 방패섬‧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 등 다섯 섬이다
해남 미황사 응진당에 도둑이 들었다. 그들은 1985년 1월2일 늦은 밤부터 1월3일 새벽 사이 목조동자상 20구를 훔쳐갔다. 그후 2001년 10월15일에 응진당 목조동자상 7구가 또 도난됐다. 이보다 몇 해 전인 1988년 2월6일에는 진주 청곡사 업경전 목조동자상 10구가 모두 도난됐다.시왕의 시중을 드는 권속 가운데 하나인 목조동자상은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인기있는 도난 대상이었다. 그동안 행방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1월 모 경매시장에 출품 예정이었던 도난 불교문화재를 조사하던 중 서울의 한 사립박물관장 은닉처에서 ‘
三界橫眠閑無事 閻王殿上往還來 삼계횡면한무사 염왕전상왕환래手中金錫彈聲震 八萬四千地獄開수중금석탄성진 팔만사천지옥개삼계에 일이 없어 잠만 자나니/ 염라대왕 궁전을 수없이 오갔도다!/ 손에든 육환장 소리 진동하니/ 팔만사천 지옥문이 열리도다.이 주련은 안성 청룡사 명부전에서만 볼 수 있지만 아쉬움이 많다. 주련은 우리나라에 전하는 ‘지장예문’에서 인용됐다. ‘지장예문’은 ‘지장보살본원경’ 제13 촉루품에서 ‘지장보살을 찬탄하고 첨례하면 28종의 이익을 얻게 된다’는 내용을 변형해 문장으로 삼은 글이다.먼저 청룡사 명부전 주련은 순서부터 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기존의 정치인은 물론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한다. 권력에 대한 욕망[권력욕]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가를 엿볼 수 있다. 대선에 출마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과연 최고 통치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느냐 하는 것이다.정치에 대한 유혹은 참으로 뿌리치기 어렵다. 깨달음을 증득한 붓다도 정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증거를 초기경전에서 발
지난 호에 백장회해 선사와 스승 마조선사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언어 속에 감추어진 뜻을 깨달아야한다고 언급하였다. 기왕 백장선사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일화 하나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어느 날 백장선사가 밤에 잠을 자다가 목이 말라 잠을 깼다. 백장선사는 시자를 깨워 물을 떠오라고 시킬까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백장선사는 의아스러워 “누구냐”고 물었다. 문을 두드린 사람은 다름 아닌 시자였다. 백장선사는 “네가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문을 두드리느냐”고 물었다. 이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