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천차만별의 이해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세세하게 살펴 다양한 말씀으로 불법의 대의를 가르쳤다. 이런 까닭에 불교의 경전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경전을 한데 모아 놓은 팔만대장경은 이런 방대한 내용으로 오히려 불법의 미로가 되기 쉽다.이 책은 팔만대장경 속 무수히 많은 가르침 중에서 특별히 우리 삶을 밝게 비추고, 깨달음의 지혜를 일깨우는 경구들을 가려 뽑아 삽화들과 함께 엮은 것이다. ‘자비는 인연을 가리지 않네’라는 제목의 그림경전에 이은 두 번째 그림경전이다. 책은 봉녕사 강원을 나와 동국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조
스님은 수행을 하고, 재가자는 스님을 공양하는 보시공덕으로 불교는 유지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재가자들 중에서도 스님 못지않은 출중한 수행력과 깨달음으로 중생을 교화했던 인물들이 있다. 인도의 유마거사, 중국의 방거사, 우리나라의 부설거사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재가자가 수행에 전념하기란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생계를 오롯이 자신의 노동력에 의지하며, 남는 시간을 쪼개 수행에 전념해야하기 때문이다.‘생활과 수행을 함께해 나가야 하는 재가수행자들을 위한 길잡이’라는 자못 긴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말 그대로 일상의 삶 속에서
불교경전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지고 유통되는 경전이 ‘반야심경’이다. 한국불교에서는 예불을 올릴 때, 제를 지낼 때, 행사를 할 때 빠지지 않고 암송되는 경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자라면 ‘반야심경’을 알지 못하거나 외우지 못한 사람 또한 드물다. 한자로 260자에 불과한 짧은 경문일 뿐 아니라, 요즘은 ‘한글반야심경’을 많이 독송하기 때문에 의미 또한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알기는 해도 그 가르침을 확실하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반야심경’은 대승의 꽃이라 불리는 공(空)사상을 가장 짧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는 핵심경전이기 때
조계종 유일 불교종립 초등학교 은석초등학교가 우수사립학교로 인정받았다. 서울시 교육청이 올해 처음 실시한 ‘사학감사 인센티브제 대상학교’에 선정됐다. 선정된 사립학교는 3년간 특정감사와 복무감사가 면제되고, 종합감사도 4일에서 2일로 축소되는 등 큰 혜택을 받게 된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5월 초·중·고·특수학교 등 366개교와 123개의 학교법인 등 총 48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학교재정 운영의 건전성 및 효율성, 학교행정의 효과성, 학사운영의 적정성 등을 평가, 35개교와 9개 법인을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은석초등학교의 이런
갈수록 선지식을 만나기 어려운 시절이다. 웅혼한 깨달음의 길을 열었던 수행의 전통은 오솔길을 지나 막다른 골목에 이른 느낌이다. 절절한 수행자를 만나는 것은 맹귀우목(盲龜遇木)이다. 그러나 산의 높이와 계곡의 깊이는 반비례하는 법. 선지식 만나기 어려운 것만큼이나 선지식 알아보는 맑은 안목을 가진 이들도 현저하게 줄었다. 우리 앞날에 드린 어두운 그림자들이다. 이런 이유로 학산 대원 대종사의 향기가 한국불교에 더욱 진하다. 이 시대 몇 되지 않은 선지식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로 많은 이들이 수행의 궁금증을 풀고 마른 목에 깨달음의
‘현우경(賢愚經)’은 고려대장경에 수록된 이름이며, 본래 이름은 ‘현우인연경(賢愚因緣經)’이다. 경전은 총 13권62품으로 돼 있으며 5세기 중엽 혜각 스님이 번역했다.‘현우경’은 부처님과 제자 및 여러 사람의 전생 이야기를 통해 인과응보의 법칙을 밝히고 있는데 ‘찬집백연경’, ‘잡보장경’과 함께 불교의 설화 및 비유문학 가운데 3대 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책은 이런 ‘현우경’의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개작한 동화집이다. 한국불교문학회가 펴낸 ‘동화로 쓴 본생경’ 13째 작품으로 5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김형규 대표 kim
안양지역 도심포교의 산증인으로 아낌없이 나눠주는 스님이라는 의미에서 ‘포대화상’으로 불렸던 조계종 안양지장선원 선원장 현호 스님이 7월2일 오전 9시50분 입적했다. 세납 69세, 법납 31년.스님은 1990년 현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 광동성 운문산 남화선사 운문종 13대 불원 대화상의 14대 전법수지 제자이다. 지장보살님께 깊이 귀의해 중국 구화산을 찾아 3년간 수행 정진한 후 지장보살의 대위신력과 가피가 무량함을 체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1999년 5월16일 경기도 안양
“밤마다 부처님을 안고 잠들며/ 아침마다 역시 함께 일어난다네. 다니거나 머묾에 늘 서로 따르고/ 앉거나 누움에도 함께 머무네.”부대사(497~569) ‘심왕송(心王訟)’의 유명한 구절이다. 굳이 힘쓰지 않아도 결코 불법에서 벗어나지 않은 깨달은 이의 허허로운 모습이 손에 잡힐 듯하다. 본래 부처인 우리의 미혹함을 깨우치는 자애로운 가르침이기도 하다.부대사의 삶과 어록을 우리말로 번역한 ‘부대사어록’이 출간됐다. 부대사는 ‘금강경’을 해설한 다섯 스님의 가르침을 모아 엮은 ‘금강경오가해’ 속에서 만나 볼 수 있는데, 부대사의 전기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올해도 진행 중입니다. 그럼에도 거리와 사찰에는 연등이 달리고 늘어나는 연등만큼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하는 불자들의 마음이 부풀어 오릅니다. 거리와 절 마당을 수놓은 연등의 밝은 불빛은 아마도 다시금 보살의 길을 서원하는 불자들의 마음일 것입니다.우리는 신에 짓눌린 종교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종교라는 이름은 곧 신에 대한 신앙으로 치환되고, 신의 마음에 들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21세기인 지금도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불교는 독특한 종교입니다. 신의 선택이 아닌 자신이 구
가톨릭·개신교 등 타종교인 보시정신에 투철종단 차원의 자비·보시 토대 마련 원력 세워부처님 성도지 부다가야 한국사찰 불사 진행2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대재앙은 평범한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일상을 멈추게 했다. 그럼에도 조계종 총무원은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통해 종단의 10대 불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승가복지에도 새로운 활로를 열고 있다. 타종교와 차별화된 선제적 방역도 국민적 찬사를 받고 있다.지난해 9월, 법보신문이 제36대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에서 가장 잘한 종무행정으로 ‘백만원
한 사람의 삶이 역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다길(多吉) 김경호 사경장의 삶이 그렇다. 정부는 지난해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신규 지정하고 그를 사경장 보유자 1호로 지정했다. 김 사경장은 고려 이후 억불의 조선을 거치며 700년 가까이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사경의 전통을 이 시대에 되살린 인물이다. 김 사경장은 40년 넘는 세월을 오로지 고려사경의 전통복원을 위해 바쳤다. 외길이었으며 신산(辛酸)의 여정이었다. 선대의 유산들을 살피고 연구하는 것은 물론 재료 하나까지 혼자 힘으로 복원했다. 금과 은을 재료로 쓰는 사경은 비용도 많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지구촌의 미래가 회색빛으로 변하고 있다. 견디기 힘든 더위와 추위, 가뭄에 따른 화재와 폭우, 폭설 등 이상기온이 일상이 됐다. 지구는 지난 100년간 1℃가 상승했다. 10만년 동안 5℃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온도의 증가 속도는 지난 100년간 100배가 빨라졌다. 이 속도대로면 40~50년 안에 1℃가 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불과 1℃의 증가로 지금 인류는 엄청난 재난을 수시로 겪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1℃가 더 오르면 온도가 오르는 속도를 제어할 수 없는 불가역적 상황이 올 것으로 보고
하루에 1분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스스로를 관조해 본 적이 있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잠시의 휴식은 인생의 퇴보로 이어진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산다. 그래서 휴식이라는 단어 자체를 망각하고 사는 사람도 많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해야 할 일이 없으면 심란해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이렇게 살다보면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내가 아니다. 쌓아온 습관에 따른 반사적인 행동일 뿐이다. 실체가 없는 감각기관과
한국사회에서 재가불자의 기준처럼 모호한 것도 드물다. 정식적으로 계를 받지 않아도 어떤 스님에게 법명을 받았다거나 부모님이 불자라거나, 혹은 불교가 좋아서 불자라고 해도 딱히 타박하지 않는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세례를 받거나 입문을 하는 다른 종교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불교가 오랜 세월 우리의 역사 속에서 민족종교의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런 개방성은 물론 불교의 장점이다. 그러나 불자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어 불자로서의 의무와 권리, 역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타종교에 비해 신도들의 조
붉은 해가 솟습니다.묵은 해 어둠 깨치고 시나브로 어스름 여명이 새해희망을 품고 떠오릅니다.파도처럼 일렁이는 첩첩 준령 넘어 찬연히 떠오르는 태양은 부처님 백호광명(白毫光明), 대자대비 아미타불 무량광(無量光)입니다.코로나19로 세상은 온통 어둠이었습니다. 환경을 파괴하고 생명을 경시한 우리의 무명이 만든 재앙이었습니다. 이것이 있어야 저것이 존재한다는 연기의 가르침을 장군죽비 맞아가며 깨우치는 한해였습니다. 우리의 삶을 옥죄는 긴 무명의 터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떠오르는 태양 주변으로 아직 걷히지 않은 어둠과 같습니다. 앞
신축(辛丑)년이 밝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웠던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왔습니다. 경자(庚子)년에서 신축(辛丑)년으로 우주의 기운이 바뀐 만큼 올 한해는 불행보다는 행복이, 슬픔보다는 기쁨이 가득하길 바라봅니다.올해 신축년은 흰 소의 해라고 합니다. 신(辛)은 금(金)으로 흰색을, 축(丑)은 12지간의 동물 중 소를 뜻합니다. 그래서 흰 소의 해라고 합니다. 우리 문화에서 소는 고집이 세고 어리석은 측면도 있지만 대체로 풍요, 부유함, 길조, 의로움, 자애, 여유, 우직함 같은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것은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여행은 어느덧 우리 삶에 일상이 되었다. 관광이나 휴양으로 시작된 여행이, 역사적 자취나 유적과 인물의 흔적을 쫓는 인문학 기행으로 확대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 속에서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도 크게 위축 됐다. 그저 집에 박혀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며 또한 국민적인 미덕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여행의 빙하기라 할 수 있다.이런 시기에 특별한 여행을 권하는 책이 나왔다. ‘조용헌의 영지순례(靈地巡禮)’다. 일단
우리나라 문학계에 처음으로 선시(禪詩)의 세계를 개척해 알렸던 석지현 스님이 ‘선시 삼백수’를 펴냈다. 선의 정수를 가장 잘 드러낸 중국과 한국의 대표 선시 300편을 가려 뽑은 선시 모음집이다. 중국의 선시 219편, 한국의 선시 81편 등 선의 세계를 깊이 함축하면서도 시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들을 엄선해 실었다. 선시 제목은 번역하지 않고 그냥 원제(原題)를 살렸고 원제가 없는 것은 원문 중에서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 붙였다. 내용 안에는 각각의 선시에 대한 친절한 해석과 더불어 출전을 밝혔고, 용어 설명과 함께 독자들의 안목을
적습성성(積習成性)은 ‘대지도론’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습관이 오래되다보면 그게 바로 본성이 된다는 말이다. 습관은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다. 다만 어떤 습관을 들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나 품성이 달라진다. 좋은 향을 피우면 몸에 향기가 배고, 생선과 함께 있으면 생선냄새가 몸에 배는 것과 같은 이치다.거듭된 습관이 본성이 되는 것이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과 사회, 정치와 종교계,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난 속에서 각 종교가 보여준 모습들은 지난 과거 쌓아온 습관이 어
프랑스 교사가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자료를 사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일주일 뒤에는 성당에 온 60대 여성을 포함해 3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무슬림들이 저지른 보복이었다.이런 잔악한 행위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특정종교에서 신성시하는 인물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이 언론의 자유로 포장돼서는 곤란하다. 사상이나 관습에 대한 배려 없는 풍자는 조롱이며 폭력이다. 프랑스 정부가 이런 비열한 조롱을 언론의 자유로 호도하는 이상 살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