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형체 없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더더욱 변화하거나 단절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후대까지 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52호 ‘생전예수재’도 그동안 불교계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한 끝에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보존과 전승의 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불교계의 이같은 노력에 서울시도 힘을 더하고 나섰다. 2017년부터 진행한 서울시 무형문화유산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기록화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해 빛 한 줄기 비추지 않아도 그 구름 위엔 언제나 밝고 환한 태양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듯, 우리가 온갖 생각과 감정으로 마음이 흐려져 있더라도 그 아래엔 본래의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프리스틴 마인드(Our Pristine Mind)’, 즉 ‘청정본심’이라고 부르며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청정한 마음을 찾아가는 청정본심 수행을 펼치는 이가 있다.티베트불교 닝마파 지도법사이자 족첸 법맥의 지도법사로 활동 중인 올걘 초왕 린포체. 불교철학과 수행의 최상위 단계인 켄뽀 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샌프란시
“사연 많은/ 이 몸뚱아리 속에/ 빨간 정열을 꺼내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나를/ 빨갛게 태워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꿈/ 오늘도/ 수박 속 같이 붉은/ 꿈을 꾼다. (‘수박’ 중에서)”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성희철 시인의 꿈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나를 빨갛게 태워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산에서 장애인 인권 강사로 활동 중인 시인이 자신의 꿈을 노래한 ‘수박’을 비롯해 상처받고 아픈 이들의 영혼을 희망으로 치유하기 위한 자작시 6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면 고령 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사회는 이미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5.7%를 넘어서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5년에 20.3%에 달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2060년에는 무려 43.9%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러나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해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그 시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계획하고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그 사람의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에 맞게 ‘∼다워야한다’고 말한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출가 수행자에게도 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지레 스님은 자비로운 마음을 쓰면서 인연법을 말하는 근엄한 존재일 것이라는 굳은 틀에 집어넣고 그 틀에 맞지 않으면 실망한다. 하지만 승복을 입었다고 곧바로 스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 바로 어른이 되는
누구나 한 번은 직접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 죽음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몸이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과 망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착각과 망상을 끊어내는 일이 쉽지 않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지속되는 이유다.이강옥 영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고전 서사문학 작품 속에 죽음이 깊고도 넓게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삶과 학문에서 ‘죽음’은 끊이지 않는 화두가 됐다. 그리고 불교수행을 시작하면서 죽음의 번뇌와 두려움이 줄일 수 있는 것임
“불교 역사에서 뛰어난 스님은 많았다. 밀라레파부터 쵸감 트룽파, 조주종심, 그리고 이들 외에도 자신의 명성은 물론, 사회적인 관습에도 개의치 않았던 위대한 광대들, 혹은 난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런 기인들의 길고 긴 전통을 잇고 그들 못지않게 기이했던 스승 한 분을 모시는 영광을 누렸다. 이 스승은 불교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나에게 전수해주었으며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었다.”이 스승이 누구일까? 엉뚱하게도 한 마리 개(犬)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정신세계와 명상, 불교에 대해 글을 쓰는 작가이자 음악가, 강연자로 활동
‘나는 누구인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어느 날 불현 듯 떠오르는 이 근원적 질문을 마주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엇인가 답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의문이 생기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그리고 그렇게 답답함이 이어지면서 생각 자체를 포기하고 다시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그럼에도 지난 40여년 동안 ‘나는 누구인가?’를 화두 삼아 서양철학은 물론 동양철학까지 아우르며 연구해온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마음 자체에서 그 답
“50년 수행자의 길을 걸어오시면서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편법을 쓰는 일을 하지 않으셨으며 모든 일에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하시며 우리 제자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의 신심과 진실함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올곧은 삶을 몸소 보여주시며 불도의 밝은 이정표가 되어주시는 은사님의 팔순을 진심으로 봉축드리며 은사님과 함께 했던 지난날들의 행복했던 인연을 소중히 하며 세세생생 이어가겠습니다.”서울 삼각산 도선사 회주 혜암동광 대종사 팔순을 맞아 문도와 후학들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문집 ‘구도와 전법의 길’을 편찬하고 봉정식을 봉행
제주는 가는 곳마다 절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절이 많고 불교와 융합한 당집이 많다고 해서 ‘절오백 당오백’으로 불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숭유억불로 핍박받던 조선시대에 불교는 쇠퇴를 거듭했고, 급기야 1702년 이형상 목사에 의해 ‘절오백 당오백’이 무참하게 폐허로 바뀌기도 했다.하지만 사그라질듯했던 제주불교는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끊임없이 불국정토 건설을 염원해온 수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정진에 의해 오늘날 새로운 불교문화를 싹틔우고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제주불교 중흥조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해월당 봉려관 스님(1865~1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는 교학에 대한 이해는 물론 여러 수행과 일상에서의 실천으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불교수행은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명상법으로 발전하면서 신앙을 떠나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편으로 이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간화선, 위빠사나, 염불명상, 만트라명상, MBSR, 자기연민 프로그램 등 다양한 명상법이 의료와 스포츠, 심리상담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이 현대적 명상법들의 근원이 되는 불교명상 수행법의 본질과 전개과정, 그렇게 전개된
“친구의 연으로 만나 부부의 연으로/ 소꿉놀이 같은 살림에 하루를 살며/ 서로 닮은 꼴 식구 만들며/ 울타리 만들어 새 역사를 엮는다/ 궂은날 힘든 날 많아도/ 행복이란 수틀에 아름다운 수놓고/ 세월의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사랑을 길어 올린다/ 어둠이 내리면 환한 등불에 식탁을 차린다/ 토닥토닥 부대끼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발가락이 정다운 이불에/ 희망이 다가와 눕는다.(‘가족’ 전문)”‘가족’이란 이름에는 사전적 의미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스며있다. 그래서 엄마라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하고, 아들‧딸
“이천여 년 전에 결집된 불타의 설법을 오늘 우리 언어권에 재생시키는 일은 시대적인 요청이기에 앞서 이 나라 불교도의 역사적인 사명이다. 가치의식이 뒤바뀌고 인간의 언어가 한낱 소음으로 타락해 버린 현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불타가 신앙이나 예배의 대상이 아니라 길을 가리키는 길잡이였음을 상기할 때, 그분의 목소리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끝없이 방황하는 현대의 정신적인 유랑민들에게 영혼의 모음이 될 것이다.”1972년 불교성전편찬회가 부처님의 생애를 시작으로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차례로 기술하며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불교입문
“누가 나를 욕하거나 비판하거나 야단을 치면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올라오는 마음을 집착하면 온갖 갈등과 고통을 만듭니다. 올라오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입니다. 반응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할수록 반응하는 마음의 습관이 줄어들어요. 마음이 열리고 너그러워집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누가 뭐라고 해도 별로 개의치 않게 돼요.”‘티베트불교 명상은 친절하고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수행법’이라고 강조하는 용수 스님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용수 스님의 사자’
‘조선시대 불교’라고 하면 숭유억불, 억압과 쇠퇴, 여성과 서민 위주의 신앙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유교를 숭상했던 시대에 불교는 권력에 의해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로 밀려났고, 주체가 아닌 타자였으며, 사상보다는 기복에 치우친 종교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도 불교는 생명력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선과 교의 사상을 계승하고 시대에 맞게 종교적 활로를 넓혀가면서 나름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이 책 ‘조선 불교사상사’는 유교의 시대를 가로지른 불교적 사유의 지형을 탐색한 결과물이다. 조선시대 불교
시대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재세 시와 불멸 후 약 100년 정도까지의 시기를 말하는 초기불교는 부처님 가르침, 승가의 규율, 그리고 불교의 공통된 가르침을 다루고 있으며, 내용은 주로 부처님과 그 제자들 가르침이 담긴 경장과 승가의 규칙을 내포하고 있는 율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 역시 간단하지 않아 현대인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이에 초기불교연구에 천착하며 “초기불교를 공부하는 목적은 앎과 삶이 일치하는 성자(아라한)가 되기 위함”이라고 강조해
“선을 통해 얻은 즐거움은 지속적이고 훨씬 더 컸습니다. 그리고 이는 제가 더욱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원천이 되었습니다.”한국에서 잘나가는 직장, 가족, 애인. 친구 등을 떠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미국으로 간 27세 여성 샤나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성공과 부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으나,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매일 10시간 이상 일을 했음에도 사업이 크게 나아지지 않자, 마음의 안정과 조화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머물렀
“내 삶이 소중하듯 타인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고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마음이 복잡하여 고뇌하고 우울해 있다면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며 죄를 짓고 살아가는 것이니 한량없는 업장을 참회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모양새는 기적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 삶이 환희로운 일임을 잊고 살아가는 어리석음을 부처님께 참회합니다.”‘참회를 하면서부터 비로소 불교공부가 시작 된다’고 강조하는 황산 스님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일상에 도움을 줄 참회기도문을 엮어 ‘마음을 찾아가는 참회여행’으로 엮었다. 스님의 참회기도문
서양음악인 클래식 음악에는 그들의 세계관과 사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동양음악에도 역시 동양인들의 사상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직접적으로 불교와의 연결고리가 강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클래식 음악과 부처님의 생애를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반면, 불교와 동양음악은 서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불교와 그 역사를 함께 해 오면서 그동안 동양음악, 특히 한국음악이 불교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으로, 서양음악으로도 충분히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
“산에서 내려와 보니 조그마한 ‘금강경’이 있어요. 한문으로 되어 있는데, 대강 보니 굉장한 책이라. 한데 가만 보니 ‘대강 이 말이다’ 하는 걸 알겠어요. 그래서 게송을 달아봤습니다. 전부 달고 나니 새벽 4시 15분 전이에요. 게송을 달 때 책을 낸다느니 이런 생각은 안 했습니다. 책이란 학자들이 내는 것 아닙니까?”나이 50을 훌쩍 넘겨 불교에 입문하고도 용맹정진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후 20여 년간 거사풍 불교로 후학 지도와 중생 교화에 몰두한 선지식 백봉 김기추 거사는 1960년대 초 ‘금강경’을 처음 접하고 얻은 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