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올해 24살이예요. 한창 군복무 중인 병사들과는 동갑내기거나 제가 한 살 위죠. 그래서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군법당에 위문활동을 다니면서 오히려 제가 더 위로 받을 때도 있어요. 제 노래에 환호해주는 병사들을 볼때면 힘들고 지쳐있다가도 힘이 나거든요. 그런데 저를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해요.” 찬불가 가수 강혜윤〈사진〉 씨는 올해로 데뷔 3년차다. 고려대 3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2006년 영산재 이수자인 안산 천수사의 지허 스님과 함께 ‘연꽃의 소리’를 결성해 ‘패랭이꽃과 나그네’라는 찬불가 음반을 내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강혜윤 씨는 오랜만에 등장한 20대 신인 찬불가 가수였기에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그런데 그가 남몰래 군포교 활동을 하고
최전방 GOP 지역에 지어진 채 수년간 방치돼 있던 6사단 호국 용화사(사진 위). 6사단은 올해 2월 창고처럼 방치됐던 이 법당 대신 새 부지를 선정해 호국 용화사를 새로 건립했다(사진 아래). 법사 1인 관할 법당 많고 거리 멀어 관리 한계일부 시설은 포교사에 위탁한 후 발길 끊기도 군법당은 군포교를 논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매주 법회가 열리고 각종 신도 교육과 군종병 집체교육 같은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군법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 군포교 관계자들은 군포교의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고 있는 군법당의 관리실태에 대해 낙제점을 주고 있어 군법당 관리 체계 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모 법사는 “법당 관리의 문
13년 동안이나 불자 장병들이 그토록 원했던 여법한 법당 한 채. 그 소중한 공간이 지장탱화〈사진 위〉와 신중탱화〈사진 아래〉로 장엄됐다. 108개 군법당에 후불탱화를 조성해주고 있는 사불수행연구회(회장 법인)가 이번에는 포항 해병훈련단 호국 해항사를 찾았다. 호국 해항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새 법당이다. 그러나 새 법당이 완공되기까지 부대 불자들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13년 동안이나 법당 불사를 발원해왔지만 부대 내 사정으로 인해 수차에 걸쳐 불사계획이 틀어지면서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온전한 법당 공간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해항사가 지어지기 전까지 부대 불자들은 부대 내 식당 한 켠에 부처님을 모시고 법회를 봐야 했다. 그나마도 여의치 않아 법회 장소
“사실 군포교는 어려워요.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19살이예요. 이미 머리가 굳을 데로 굳은 20대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예요. 더구나 요즘은 다들 대학을 다니다가 입대한 아이들이예요. 어설프게 가르치려 들었다가는 오히려 제가 크게 혼쭐이 납니다. 군법사도 쉴 틈 없이 공부 열심히 해야 돼요.”공군 제16전투비행단 호국 비룡사에서 주지법사를 맡고 있는 문현공〈사진〉 법사는 올해 3년차다. 병사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과 쉽게 교감할 수 있다는 젊은 군법사만의 특권이다. “저는 병사들에게 가르치려고 들기보다는 향냄새에 익숙하게 해주는 게 목표예요. 놀아도 법당에서, 기왕이면 향내를 맡으면서 놀라는 거죠. 여기서 향냄새에 익숙해지면
호국 비룡사는 게임기, 만화책, 잡지, 보드게임 등을 갖추고 병사들이 법당에서 최대한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부처님 품 안에서 향냄새를 맡으면서 놀다보면 제대 후에도 법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7월 27일 오전 10시. 아직은 선선해도 될 것 같은데 이미 수은주는 30도를 웃돌고 있었다. 그래도 공군 제16전투비행단(이하 16전비) 호국 비룡사(주지법사 문현공)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착, 착, 착~! 생활관을 떠나 법당을 오르는 군화 소리는 가벼운 음색의 타악기를 연상시켰다. 오와 열을 맞춘 국방색 전투복의 행렬이 강렬한 햇살을 비집고 경쾌한 왈츠를 연주하고 있었다. 주말이면 병사들 법당 점령 군
군불교 사상 첫 여총신도회가 결성됐다. 공군 불자 여총신도회는 7월 15일 계룡대 호국사 대법당에서 창립법회를 열었다. 현재 여성들로만 구성된 신도회는 육군의 ‘성보회’가 유일했다. 그러나 ‘성보회’는 현역 및 예비역 장군 가족들로만 구성돼 있어 특정 계급이 아닌 다른 계급의 군인가족이 활동에 참여하기는 힘들었다. 따라서 공군 불자 여총신도회처럼 영관, 위관, 부사관급 군인 가족이 모두 포함된 여성 불자회는 처음 만들어진 셈이다. 군종교구장 일면 스님은 이날 창립법회에서 “전 군 최초로 여성불자들로만 이뤄진 총신도회가 결성된 것을 축하한다”며 “이 인연을 계기로 공군불교의 활성화와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여총신도회에 당부했다. 정하중 기자
“군종특별교구가 출범하면서 군불교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지금까지 30년 넘도록 부대별 포교를 군법사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분위기가 교구를 중심으로 전략과 전술을 갖춰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습니다. 교구장으로서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지만 요원, 신도의 교육을 강화시켜 군불교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군종교구 출범 3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자리를 함께 한 일면〈사진〉 스님은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군포교 관계자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지난 시간을 자평했다. 그간 잡음도 적지 않았지만 이는 비효율적인 면이
“충북예비역불자연합회인 법성회는 1992년에 창립됐어요. 지역불교가 한창 중흥기를 이루던 시절이죠. 저는 직업군인 출신입니다. 군복무 시절 군법당의 불사를 맡아 진행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죠.” 법성회 이만호〈사진〉 회장은 무더운 열대야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이 회장의 그런 모습에서 16년째 군포교 현장을 지키는 뚝심이 엿보였다. 이 회장은 “군 시절 불교를 알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누구보다도 군을 잘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군포교를 돕는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군법사들을 지원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예요. 오래전부터 불서보내기 운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위문 활동도 많이 했죠. 예전에는 신문, 잡지 등을 보내는 문서포교도 했고요. 그런
민간인 성직자들은 군법사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열악한 법당에서 그림자처럼 활동하며 군포교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법사의 수는 7월 현재 기준 139명이다. 반면 현재까지 조사된 군법당의 수는 404개소. 군법사 수의 두 배가 넘는다. 이론적인 계산으로는 군법사 1명당 3개소를 관리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년새 100여 명 증가 전방부대의 일부 군법사는 혼자서 관리해야 하는 군법당이 10개소가 넘는 게 현실이다. 관리해야할 곳이 아무리 적은 경우도 평균 4개소 이상은 된다.또 법당과 법당 사이의 거리도 문제다. 험준한 산악지형인 강원도 동부전선은 법당간 이동거리가 1시간 이상인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군법사가 챙기지 못하는
논산훈련소 호국 연무사에서는 매달 2000여 명이 부처님의 제자로 다시 태어난다. 명실상부한 군포교의 핵심도량이지만 2013년 논산훈련소로 신병훈련이 통합되는 ‘국방개혁 2020’에 맞춘 시설 증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법당을 가득 메운 2500여 불자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 장엄한 모습은 불자가 아닌 사람조차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한 감동을 느낄 만큼 장관일 것이다. 더구나 이 나라의 미래가 되어줄 젊은 청년 2500명의 함성소리가 법당 가득히 울려 퍼지는 모습이라면 금상첨화다. 그런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있다.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 연무사(주지법사 김종봉)에서는 매주 그런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법회당 참석인원만 2500명 매주 일요일 오전과 저녁이면
논산훈련소 호국 연무사는 쉴 새 없이 바쁘다. 매달 평균 2000명에게 수계식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주지법사가 눈코 뜰 새 없이 뛰어다녀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정신을 놓았다가는 다음 수계식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6월 28일 수계법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 날부터 잠을 못자요. 7월 19일로 예정된 수계법회의 계사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시간이 2주 남짓밖에 없기 때문에 전국으로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스님들께 계사를 부탁드려야 해요.” 김종봉〈사진〉 법사가 호국 연무사에 배치된 것은 지난 12월. 고작 반년 연무사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해왔을 뿐인데, 그 반년이 10년 같다. “이웃종교는 우리와 전혀 달라요. 안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종단 전체가 논산훈련소에 올인하고
경기도 연천 제6포병여단에 지장보살이 나퉜다. 호국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지장보살은 금빛 찬란한 법신으로 6·25 당시 치열한 격전장이었던 연천 일대를 굽어보고 있었다. 108개 군법당에 후불탱화를 조성해주고 있는 사불수행연구회(회장 법인)은 제6포병여단 호국 범음사(주지 호택)에 호국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지장탱화를 조성했다. 범음사에 조성된 지장탱화의 종류는 탱화의 꽃이라 불리는 금니 먹탱화다. 사불수행연구회 수행자들은 광목에 아교를 칠하고 그 위에 소나무 숲으로 만든 먹을 세 번 덧칠하는 전통방식 그대로 먹탱의 배경을 만들었다. 수행자들은 그 위에 금으로 지장보살을 비롯한 불보살들의 형상을 그려 넣어 탱화를 완성했다. 범음사 지장탱화의 크기는 250×195㎝로 높이가 다소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