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미륵사지 석탑이 2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4월30일 준공식이 열린 미륵사지에는 스님 100여명과 1000여명이 넘는 불자들이 이 뜻깊은 순간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행사는 식전공연과 1부 준공식, 2부 준공법회로 진행됐다. 식전공연 시작 10분 전 ‘익산시청’ 명찰을 달고 있는 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금산사 실무자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초청한 인사가 자리가 없어서 서 있어야 될지도 모른다” “뒤쪽(일반석)에 앉아있는 스님들과 불자들은 자리를 비켜달라”는 말이었다.행사장 좌석은 두 구역으로 구분돼
최근 TV에서는 낚시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지만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해 제한시간 안에 목표한 어종을 잡아 크기나 무게 등으로 승자를 가리는 예능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자 최근 공중파 채널인 SBS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전설의 빅 피쉬’를 편성해 방송하기 시작했다.기존 프로그램들이 생존의 일환이나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으로 낚시를 택했다면 이들 낚시 프로그램은 철저히 흥미 위주다. 유명 연예인들은 자신이 목표한 어종을 잡기 위해 강과 바다, 또는 머나먼 이국땅으로 향
지난 4월10일 조계종이 개최한 승가교육불사 후원법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법회에는 원로의장스님을 비롯해 종단의 주요소임자스님과 불자 등 300여명이 자리를 메웠고, 현장에서 약정된 교육불사 후원금만 10여억 원에 달했다. 이는 교육원이 앞서 예상했던 후원금 규모보다 훨씬 상회하는 액수다. 그만큼 ‘인재양성은 종단이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불사’임을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공감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법회에 앞서 종단 안팎에서는 교육불사 후원법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고, 하더라도 후원금이 극히 적을 것이라
86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이하 기능인협회)가 4월2일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문화재청을 정면 규탄했다. 문화재기능인들의 실적을 관리하고 경력증을 발급하는 등 이들에 대한 평가 업무를 문화재청이 문화재수리협회에 위탁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기능인협회는 1988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설립, 문화재수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한 기능인 86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문화재기능인협회는 이러한 점을 이유로 “문화재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현장에서 직접 문화재를 만지고 수리·보
국내 현존 최고이자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이 해체 보수작업 21년 만에 최근 공개됐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작업은 국내 문화재 보수 기간으로는 최장 기록을 세웠고 비용도 숭례문 보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225억원이 투입돼 오랜 기간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다.그런데 보수가 완료된 미륵사지 석탑은 공개되자마자 부실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공개 하루 만에 감사원까지 나서 “일관성 없이 축석했다” “석탑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라졌다”고 지적하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미륵사지 석탑은 원래 대형 목탑 양쪽에 동탑
“신도들이 목적 없이 마을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 을 설치한다.”아산시에 위치한 마하위하라 사원이 최근 마을주민들로부터 받은 공문 내용 중 일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가 하면 건물조차 눈에 띄지 않도록 조치하라니, 일견 범죄자 수용시설에나 요구될 법한 내용이다. 이 황당한 공문을 받은 마하위하라 사원은 스리랑카 사찰이다. 2009년 평택에서 건립돼 운영하던 중, 지난해 아산시로 이전해 왔다. 이전 당시부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사원의 설립을 반
성추행범 법진 이사장을 비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선학원 이사회가 이번엔 ‘이사장 직무정지 가처분’의 법원 판단 여부에 따라 조건부로 효력을 부여하는 황당한 이사회를 개최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사회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법진 스님의 이사장 직위가 상실될 경우를 대비해, 2월21일 총무이사를 권한대행으로 이사회를 소집하고 현직 이사장인 법진 스님을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사실은 3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진행한 ‘이사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심리에서 법진 스님 측 대리인의 발언을
부산 남구 문현3동에 위치한 대한불교 관음종 부산종무원 무문홍법사(주지 호명 스님)가 도량 바로 앞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파트 공사로 땅파기 등이 진행되면서 대웅전에서는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고 삼성각은 기둥과 마루가 벌어졌다. 지하에 위치한 공양간 천장에서는 균열이 지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건물이 기울면서 정화조가 파손돼 흘러나온 오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려 악취까지 진동한다. 바닥 침하가 얼마나 더 진행될지, 이러다가 어느 순간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스님과 신도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지난 2월16일은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기였다. 가톨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가 머물던 명동성당 앞에는 LED 장미밭이 조성됐고,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에는 김 추기경을 기리는 사진전이 열렸다. 전시회에는 헤드셋을 쓰면 김 추기경의 생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그를 기억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서울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는 유품전이, 군위 생가에는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삶을 기록한 전시가 일찍부터 방문객을 맞았다.가톨릭뿐 아니라 정부기관도 김 추기경 추모행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보신문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던 전준호 전 대한불교청년회장이 정작 심리 기일에 불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 전 회장은 법보신문의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전 회장 공금 횡령 논란’ 보도와 관련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보도의 악의성 운운하며 제보한 사실도 없고 횡령의혹을 문제 삼은 사람도 없다는 취지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임기 중 조계종 부패와 비리를 비판했고 조계종과 자신이 불편한 관계에 있어서 기사가 나왔다는 억지까지 보탰다.법보신문은 법적 대응까지 고려해 변호사 자문을 구했고
며칠 전 재단법인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에 실린 법진 이사장의 칼럼을 읽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시아문’이라는 제하로 지난 2009년부터 매월 1편씩 10여년 가까이 써온 법진 이사장의 칼럼은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됐었다. 그러다 지난 1월30일 법진 이사장은 6개월여 만에 칼럼을 게재했다. 그런 만큼 관심을 모았다. 법진 이사장은 이번 칼럼에서 ‘구업(口業)’을 언급했다. “말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의식에 기반한다. 말로 지은 죄를 흔히 구업이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벼린 날을 감춘 말은 세상을 험악하게 하지
지난 1월2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25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전광훈 목사가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기독교계 대표적 보수우파인사로 손꼽히는 전 목사의 한기총 회장 출마를 놓고 일찍이 기독교계 내부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 목사의 극우성향, 그리고 앞서 2012년과 2016년 총선에서 기독당을 배후에서 지원했던 그의 행적이 기독교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고 한기총을 변질시킨다는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한기총 회장선거를 앞두고 한기총 자체의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법진 선학원 이사장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확정됐다. 대법원은 1월17일 법진 이사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법진 이사장은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형에 처해졌다. 성폭력 치료강의도 24시간 이수해야 한다. 다른 성범죄자들과 함께 승복을 입고 성폭력 치료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개인뿐 아니라 불교계 전체에 부끄러운 일이다. 진심으로 참회하고 책임지지 않는다면 호되게 질타해야 할 일이다.하지만 침묵하고 있다. 법진 이사장의 여직원 성추행사건을 계기로 2017년 출범한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
언론에 따르면 국고보조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따내기 위해 사찰 부담금을 대신 내주고 보조금을 타낸 업체 관계자 2명이 불구속기소됐다. 해당 사업은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으로, 검찰은 적발된 28개 사찰 전·현직 주지스님 가운데 돈을 공탁한 25명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공탁금을 내지 않은 3명은 약식기소했다. 문제가 된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은 문화재 보존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2011년까지 매년 평균 48건의 화재가 발생해 연간 8억원에 육박하는 피해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재와 도난 등 각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고 했다. 뜻이 모이자 세상이 움직였다.지난해 9월, 본지 칼럼을 통해 부산지역 시각장애인 불자들의 모임인 부광시각장애인불자회(회장 최재호)에서 정기법회 차량 봉사자를 애타게 구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눈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정기법회는 부산 동구 영주시장 내 금광명사에서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마다 봉행된다. 이 법회에 동참해 온 부산 북구지역 장애인 불자들을 위해 차량 지원을 하던 봉사자가 더 이상 봉사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이 법회에 참
12월18일 열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정기이사회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산하단체 제명의 건’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불교인권위의 성향과 활동의 내용을 볼 때 종단협에서 분리해 시민사회단체로서 독립적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불교인권위는 1990년 창립해 독자적으로 활동해오다 2006년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종단협 산하단체로 편입됐다. 편입 초기 종단협은 예산과 사무공간 등을 지원했으나 2014년 이후 이름만 등재돼 있을 뿐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제명의 건이 안건으로
며칠 전 한 원로 교학자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종립대학교수로 재직했던 이 스님은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해 한 걱정을 털어놨다. 스님은 “학인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사찰마다 예전 그대로 승가대학을 운영하다 보니 어떤 곳은 한 학년에 2~3명이 안 되는 곳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되겠느냐”고 토로했다.이 노스님의 걱정이 아니더라도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가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사찰승가대학에 입학하는 학인수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지
“(칼럼 중)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했다는 대목이 마치 인권위나 저희 쪽에서 봤을 때는 꼭 (대통령이) 오는 것처럼 말씀하신 것처럼 연관시켜 보여져서 그래요.”청와대 춘추관으로부터 기자칼럼 ‘인권의날 기념식 장소 더 신중한 고민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행정관이라고 본인을 밝힌 이모씨였다. 대통령의 일정을 기사에서 밝히지 않는 일명 ‘경호 엠바고’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표현과 논리도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더 이상한 것은 해당 칼럼에서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언급한 바가 없다는 점이었다. 재차
12월10일은 인권의날이다. 지난 1948년 12월10일 열린 국제연합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올해로 70년을 맞이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를 기념해 인권의날 기념식을 개최키로 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이다. 서울대성당은 불교계에도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살인사건으로 촉발된 6·10민주항쟁의 신호탄이 울린 곳, 푸른 눈의 납자였던 지선 스님과 진관 스님이 서슬 퍼런 군부의 감시를 피해 종루에 올라 민주항쟁을 선언한 곳이었다. 이제는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상임이사장인 지선 스님
최근 서울의 한 화랑에서 경매가 열렸다. 고서부터 탁본, 고지도 등 300여건에 달하는 물품이 경매에 올랐다. 감정액 10만원대부터 가격대가 다양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평가액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감로탱화였다. 이 화랑에서 진행되는 경매에서는 올해 초 평가액 10억원의 불화가 출품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경매는 불발됐지만 불화의 진품 여부를 두고 한동안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성보문화재가 경매시장에 나오는 것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도난당하거나 소장자가 교체돼 개인이 소장하게 되면서 사찰을 떠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