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환경위원회가 ‘기후변화와 불교실천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기후 위기’ 대응방안을 한국불교 대표 종단이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면서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기온은 1.2도 상승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최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 숫자가 1.5도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3도 오르면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나폴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호놀룰루 등 50개의 주요 도시가
“나부터, 우리 먼저, 미혹함을 사르겠다는 청정발원을 깊게 새깁니다. 함께한 원력으로 쓰러진 자리에서 떨쳐 일어설 것이며 이제 천리순례 만행길을 기꺼운 마음으로 떠나고자 합니다.”승보종찰 송광사와, 법보종찰 해인사를 거쳐 불보종찰 통도사에 닿는 총 423km의 천릿길에 오른 순례자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떠난다”고 했다. 지평선 시원스레 펼쳐 보이는 평탄의 길이 아니다. 흙과 돌이 뒤엉킨 험난한 산길을 걷다가 해발 958m의 시암재, 1079m의 성삼재를 넘어야만 하는 험로이다. 낮과 밤, 새벽마다 달라지는 급격한 온도차를 극복해야
음악과 예술을 통해 국민의 문화적 향유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국공립합창단이 실상은 ‘기독교 단체’였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러한 사실은 조계종 총무원이 의뢰한 조계종 불교음악원의 전국 국공립 합창단의 운영실태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대부분의 상임지휘자가 신학대학에서 교회음악을 가르치거나 특정 교회의 지휘자 출신들이었다. 합창단에서 상임지휘자의 권위는 무소불위에 가깝다. 공연주제와 선곡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공연 곡의 대부분이 찬양·찬송가로 채워진 것도 상임지휘자의 특정종교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이 정도
8월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정부의 활동을 도왔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이 한국 군용기 편으로 입국해 충북 진천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주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한 직원과 가족들로 한국정부는 이들에게 난민이 아닌 ‘특별기여자’로서 3개월 비자를 내줬다. 앞으로 현지적응훈련이 끝나는 대로 장기체류비자를 내줄 계획이다.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며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한국정부는 목숨을 건 극적인 탈출 작전에 돌입했고 이를
경기도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가톨릭 성지 순례길’ 조성에 신동헌 광주시장이 앞장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톨릭계에서 이 사업을 간청해도 ‘불가’ 입장을 견지해야 할 시장이 직접 챙겨가며 강행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충격이다. 이것은 ‘졸속행정’이 아니라 명백한 종교편향 행정이다. 그것도 종교중립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지자체장이 주도한 종교편향 정책이다. 광주시는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성지 순례길’을 홍보하며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가톨릭 성지라고 못 박았다. 광주시가 이에 대한 학술적 검토를 얼마나 면밀하고도 깊게 진행했는지는
경기도 광주시가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성지 순례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가톨릭의 성지라 홍보하고, 천주교 수원교구와 ‘천진암성지 광주성지 순례길’조성 업무협약까지 체결한 정황을 감안하면 광주시가 추진·지향하는 길은 의심할 바 없는 ‘가톨릭 성지 순례길’이다. 한마디로 역사왜곡이자 종교간 갈등만 불러일으킬 졸속행정이다. 가톨릭계에서 말하는 박해시대(1801∼1866), 즉 신유(1801)·기해·병인박해 때 남한산성에서 목숨을 잃은 신도는 300여명이라고 한다. 신앙의 자유를 온몸으로 보여 준 사실만으로도 종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김유식 문화체육관광부 학예연구관과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을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세우기’ 불사 관련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문화재 전문가의 합류로 총무원과 문화재청·경주시청 등 행정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정책협력을 기대할 수 있어 고무적이다. 이에 따라 예산·공법 등의 문제로 답보 상태에 놓인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세우기’불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신라를 알고프면 경주에 가 살아라. 겨레의 혼을 알고 싶으면 서라벌(徐羅代)의 흙냄새를 맡으라. 한국불교의 원류를
일제강점기인 1913년 일본인이 경성의 황금정 즉 지금의 을지로에 황금연예관이란 극장을 세웠다. 광복 이후인 1946년 김동렬이 신축하여 국도극장으로 이름을 바꾸며 5월28일 개관했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국도극장은 아쉽게도 1999년 철거됐다. 그때 시민들은 유구한 역사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건축·공간이라 해도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간단히 사라진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현재는 호텔 국도가 자리하고 있다. 국도극장이 헐려나가는 그때 국립민속박물관은 ‘추억의 세기에서 꿈의 세기로-20세기 문명의 회고와 전망’ 특별기획전을 열었
‘2021 세계일화국제불교영화제’가 8월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15개국 62편의 불교영화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미국의 국제불교영화제(IBFF)가 19년 동안 이어져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불교영화제이기에 더욱 의미 깊다.‘불교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불교 소재나 주제를 다룬 영화’ 정도로 이해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소재·주제란 경전, 교리, 인물 등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것을 이른다. 영화 표면상으로는 불교색채가 짙지 않더라도 업, 공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금강산관광 재개 발원 캠페인-일만 이천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정전협정 체결 68년이 되는 7월27일부터 금강산 신계사 복원 14주년 기념일인 10월13까지 펼친다. 통일부의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와 지속적 추진,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등의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의 재개는 어렵지만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서명에 실린 무게는 의외로 무겁다. 올해 6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개성공단과는 다르게
조계종 원로의원 태공당 월주 대종사가 입적했다. 단호한 결단력에 강력한 추진력이 더해진 탁월한 리더십으로 종단개혁을 성공시킨 현대 한국불교사의 산증인이었다. 특히 총무원 중심의 행정체제, 교구자치제, 재정 투명화, 신도등록 등을 과감히 도입해 조계종을 민주주의의 반석 위에 올려놓은 족적은 불교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러나 더 지중히 기억해야할 게 있다.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통해 보살도를 실천한 이 시대의 사표이자 선지식이었다는 사실이다.6·25한국전쟁!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진 참혹한 전쟁터를 목도하며 인생무상을 절감한 월
한국불교 최초의 ‘삼보사찰 천리 순례길’이 열린다. 승보종찰 송광사에서 시작해 법보종찰 해인사를 거쳐 불보종찰 통도사에 이르는 423km 거리의 대장정이다. 성지는 종교적 특성을 함유한 성스러운 기억이 보존된 곳이다. 종교·교파의 발상지이거나 성인의 유품·유골이 봉안된 곳, 기적·효험이 일어난 장소 등이 성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5대 적멸보궁, 삼보사찰(三寶寺刹), 3대 관음성지. 나한·문수·지장도량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삼보사찰은 매우 독특하다. 불법승(佛法僧) 상징 사찰을 하나로 묶어 ‘삼보사찰’이라 특정 지어 명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달빛내륙철도’가 최종 반영됐다. 대구~고령~합천~거창~함양~장수~남원~순창~담양~광주 10개 지자체를 고속화철도로 연결할 경우 대구와 광주는 1시간대 생활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남부내륙고속철도(김천∼거제) 역시 합천을 경유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KTX합천해인사 역사유치 중요도는 더욱 더 높아졌다. 역사가 어디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경제효과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인사 인근의 야로면 일대 역사유치를 요구해 온 ‘남부내륙철도 해인사역유치위원회’는 “달빛내륙철도와 남부내륙철도가 교차되는 합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 내 사찰들이 증축불사 등을 추진하며 형질 변경할 경우 부과되는 보전부담금은 100%에서 50%로 조정된다. 기존에 비해 절반이 감면된 만큼 해당 사찰들은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종교시설이자 공공시설에 준하는 전통사찰에 대해 보전부담금을 부여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0% 감면이어야 한다. 하나씩 톺아보자.전통사찰 지정은 문화체육부 장관이 한다.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국민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역할 해야 한다. 국립 혹은 시립의 외피를 쓰고 선교 공연을 하고 있는 일부 지휘자와 합창단원들의 행위는 시정돼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대구시립합창단에 이어 국립합창단까지 ‘찬송가 선교’에 나섰다는 법보신문 보도가 나온 직후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이다. 두 합창단만을 향한 일갈이 아니다. 국립합창단은 물론 전국 시립합창단과 혈세가 지원되는 합창단을 향한 준엄하면서도 격노 서린 경고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환수위원회가 출범했다. 정치·경제, 종교·문화, 지역민 등 788명이 포진한 대규모 환수위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이번엔 반드시 찾아오겠다는 비장함이 서려 있다. 이것은 불교·민간단체의 환지본처 요구를 16년째 외면·묵살해 온 문화재청과 담판 짓겠다는 천명이기도 하다.문화재청의 고압적 행태들을 논하기 전에 조선왕조실록 행방의 단면을 보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각지의 사고를 철폐했다. 적상산·정족산·태백산사고본은 서울로 집결시켰고, 오대산사고본(788책)은 일
대구시립합창단이 최근 4년간의 공연무대에서 부른 198곡 중 88곡이 기독교 찬송가라고 한다. 46%이니 거의 절반에 이른다. 2013·2014년 찬송가 일색의 곡들을 정기 공연무대에 올리며 종교편향 물의를 일으킨 그 대구시립합창단이 보인 행태다. 이것은 수년에 걸친 불교계의 항의와 개선 당부는 안중에도 없었다는 방증이다. 집요함과 교묘함으로 무장한, 그러니까 전 세계의 선교사에서도 찾기 어려운 한국기독교 특유의 ‘공격적 선교’ 방식이 대구시립합창단에 그대로 접목돼 벌어진 작태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표독스럽다.대구시립
법보종찰 해인사가 장경판전의 문을 활짝 열고 고려대장경판(국보)을 전격 공개한다. 주요 대상은 일반인이다. 정대불사를 비롯한 친견법회가 거행된 적은 자주 있었다. 그러나 고려대장경판이 봉안된 수다라장과 법보전의 문이 열리는 건 특별법회가 아니고는 아주 보기 드문 일이다. 불교계에 종사하고 있는 불자라도 장경판전에 들어서는 기회를 갖는 건 ‘백천만겁난조우’라 할 만큼 지중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문화해설사가 동행해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인경체험의 기회도 주어질 것이라고 한다.일반인을 상대로 한 해인사의 이번 장경판전 전면 개방
취임 직후부터 종교편향성을 보인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말기로 접어들며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미정상 일정 마지막 날 만난 윌튼 그레고리(Wilton Gregory) 미국 추기경과 나눈 대화에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한국이 가톨릭 국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식인층이 가톨릭 신앙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고, 한국사회의 인권이라든지, 독재라든지 아픈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요즘에는 남북의 통일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군사·독재로 점철된 시대를 거
오늘은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우리에게는 가장 성스러운 날이요 기쁨이 충만한 날이다. 아기 부처님은 탄생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 걸으면서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이 세상에 오신 뜻을 밝히셨다. “하늘·땅에서 나 홀로 존귀하다.(天上天下 唯我獨尊) 세상의 모든 고통을 편안케 하겠다(三界皆苦 我當安之).” 부처님 자신이 신들과 인간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임을 천명함과 동시에 생로병사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겠다는 지중한 원력을 표출한 것이다. 그 거룩한 선언은 하늘에 뻗치고 지옥에까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