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옛 서독의 수도였던 본(Bon)의 올드 시티에서 지내고 있다. 성 마리아 성당 근처 100년이 넘은 아파트 4층을 숙소로 빌렸는데, 거실 창문 바로 앞 성당에서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해서 매 시간마다 종을 울린다. 특히 낮12시와 일요일 미사 시간엔 5분 이상 종을 치는데, 뮌스터 대성당 종소리와 어우러져 빨리 성당으로 오라고 재촉하는 느낌을 준다. 기독교 신자가 점점 줄어드는 유럽에서 이곳 본은 50% 가까운 사람이 성당을 다닌다고 하니, 열심히 종을 치는 보람이 있을 듯하다. 불교가 국교 역할을 하던 통일신라와 고려는
중국사에서 당대 못지않게 그 이전 시기인 동한∼위·진·남북조 300년간에 걸쳐서도 문화와 철학이 발전했고, 청담사상이 풍부했던 시대이다. 불교적으로는 역경 사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무렵, 520년에 달마가 중국으로 건너왔다. 달마만큼 중국 선종사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도 드물다. 반면 달마가 실제 인물인지? 가상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달마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있다. △달마와 양무제가 만나 대화하다. △달마가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하다. △2조 혜가가 달마 앞에서 단비(斷臂)하다. △당시 유명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과 문화·역사 교류에 힘써 남북관계 개선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권영세 장관은 2월3일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북한이 종교를 비롯해 문화·체육·경제적 협력 등 민간교류를 막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언을 구했다.진우 스님은 “한파가 지나가야 봄이 오듯이 남북문제도 시절인연”이라며 “문화재 관련 교류가 성사될 시 문화·교육·경제 등 단계별로 접촉을 확대하면 남북관계가 유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 차원에서도 많은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권 장관은 “통
20세기 근현대 한국 사찰의 풍경과 인물, 중요했던 행사의 모습과 사찰의 일상 등 글이나 말로는 재현할 수 없는 순간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진자료집이 출간됐다.‘사진으로 읽는 근현대 한국불교 1, 2’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가 진행한 ‘한국의 근대불교문화 사진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책임연구 황순일. 이하 아카이브 프로젝트)’ 결과물의 일환이다.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불교계에서 촬영된 사진들을 수집, 분류해 총 209장을 수록했다.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2017년 한국연구재단의 토대연구 지원
한국불교지도자들이 계묘년 새해를 맞아 올 한 해, 불교의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진우 스님)는 1월18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기2567(2023)년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종단협 회장 진우 스님과 수석부회장 무원 스님, 차석부회장 도진 정사, 부회장 법명 스님, 호명 스님, 우인 정사 등 주요 종단 대표 스님들과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태효 스님, 이하 민추본)가 금강산 평화순례길 연구사업 성과를 담은 종합보고서 ‘금강산 평화순례길 연구보고서’를 제작, 공개했다. 보고서에 금강산 옛길 조사 및 발굴 결과와 남북 연계 평화순례길을 담고 있어 남북 경색 국면을 벗어나 협력의 물꼬가 트일 경우, 불교교류에 있어 귀중한 기초자료로 사용될 전망이다.금강산은 민족의 영산이자 불교성지로 고찰과 수행처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예로부터 많은 스님들과 순례객들이 방문했다. 그에 따라 철원, 양구, 고성 등 금강산으로 향하는 다양한 경로가 발달했다. 이
지난 호에서 중국불교의 다양한 양태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 글은 한족이 발전시킨 불교[禪]를 중심으로 한다. 중국불교가 어떻게 유입되고, 발전되었는지 2000년의 전체 흐름을 보면, 후한 시대[A.D. 1세기]는 중국에 불교의 ‘씨앗’이 뿌려진 단계이고, 위진남북조 시대는 ‘뿌리’가 내리고 튼튼한 ‘가지’가 형성된 단계라고 본다. 당나라∼남송대 초기는 ‘수많은 잎’들이 무성함과 동시에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 단계이고, 남송대 말기∼근자까지 더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고, 가지도 줄었으며, ‘고목’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다[‘고목’은
30여년간 의료기기 유통 사업을 운영해온 기업인이 동국대학교에 10억원을 기부해 화제다.이상호 ㈜통일의료기 회장이 배우자 박순엽 여사와 1월10일 동국대학교를 찾아 의료기기 산업 및 생명공학, 생명과학 전공 분야 교육·연구 활동 지원금으로 10억원을 기부했다. 동국대는 관련 분야 전공 학생들의 장학금과 우수교원 연구 장려금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이상호 회장은 3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며 (사)대한의료기기판매협회 초대·2대 회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 최근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인생 삼모
조계종이 올해 불교문화를 통한 사회적 소통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국민에게 위로와 안정을 줄 수 있도록 불교의 역할을 다 하겠다 취지다. 이와 함께 승려복지 강화로 승가 공동체 안정화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월1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서는 37대 집행부가 올 한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핵심 종책과제가 소개됐다. 진우 스님은 “신뢰받는 불교, 존중받는 불교, 국민과 함께하는 불교”를 구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종단의 역점사업인 경주 남산 마
세계는 해를 더할수록 안락과 평화보다는 갈등과 고통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20세기의 1·2차 세계대전처럼 대량살상은 멈추었을지 몰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듯 여전히 전쟁은 일상화되고, 전선에서의 숱한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달된다. 이렇게 무감각해도 되는 것인가. 과학을 필두로 한 학문의 세계는 인간의 지식을 축적하고, 사고파는 시장경제 주도자인 기업은 지구의 경계를 허물며, 국가 간의 숱한 우호 협약들이 매스미디어를 장식함에도 왜 우리는 이토록 불안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가.존재 자체가 불안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가,
세계문화유산이자 화엄종찰 영주 부석사의 전성기 사역은 어디까지였을까. 현재의 부석사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봉황산 남쪽 산기슭에 무량수전을 중심으로 남북 축선상에 이어져 있다.그래서 부석사와 관련된 연구나 조사는 주로 현재의 사역에 국한에 이루어져 왔지만 구전에는 무량수전 동서 10리에 걸쳐 있었다고 한다. 부석사 동쪽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북지리 179번지 일대는 한때 동방사지(東方寺址)로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동방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부석사 동쪽에 있는 절터라는 뜻이 와전돼 그렇게 불렸다
토끼의 해가 밝았다. 2023년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다. 검은색을 의미하는 천간 계(癸)와 토끼를 의미하는 지지 묘(卯)가 만났다. 일찍이 동양에서 검은색과 토끼는 지혜로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계묘년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토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꾀돌이다. 현실에서 토끼는 부드러운 털에 앙증맞은 체구의 초식동물로, 호랑이 등 육식동물을 피해 다니는 약자다. 하지만 설화에서 토끼는 주로 선한 동물이자 민첩하고 영민한 동물로 표현된다. 특히 ‘별주부전’ ‘호랑이에게 잡힌 토끼 이야기’ 등 옛이야기 속에서 특유의 지
“진심과 공심으로 소통하는 새해 되길”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새해의 둥근 해가 높이 떠올라 삼라만상을 밝게 비추니 산과 바다가 춤을 추고 농촌사람과 도시민이 함께 기쁜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천복(千福)을 여니 만물 모두가 새롭습니다.대한불교조계종은 진심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공심으로 사부대중과 소통하겠습니다. 개인개인의 팔만사천 번뇌로 인하여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누구나 선명상(禪冥想)을 통해 평상심을 되찾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대의 지남(指南)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 본부장에 중앙종회의원 태효 스님이 임명됐다.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2월8일 오전 산하기관 교역직 종무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민추본 본부장에 중앙종회의원 태효 스님을 임명했으며, 불교신문사 사장에 중앙종회의원 삼조, 불교신문사 주간에 산청 심적사 주지 원돈, 민추본 사무총장에 담양 용흥사 주지 덕유, 미래본부 사무국장에 대구 불광사 주지 지안, 직할교구 사무처 사무국장에 울진 수진사 주지 정안, 한국문화연수원 사무국장에 범하 스님을 각각 임명했다. 또 불교신문사 명예주필로 박기련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던 시절 금강산 관광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당시 버스를 타고 금강산에 다녀왔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지워지지 않은 충격적인 잔상이 있다. 북측의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만나게 되는 황량한 들판과 나무 한그루 없이 벌거벗은 민둥산이다. 완전히 이질적인 낯선 풍경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던 금강산에 비례해서 더욱 가슴을 쓰라리게 했다. 연료가 부족해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북녘의 가난한 삶은 이렇게 황망하게 상처 입은 땅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라는 책을 보며 이미 한참 지나버린 과거의
음악과 무용과 미술이 어우러져 한국불교 종합예술로 꼽히는 영산재(靈山齋)가 동인도 산골마을인 따시종의 한 사원에서 시연됐다.달라이라마 한국인법회 순례단(단장 연암 스님)이 11월28일 따시종 캄파갈 사원을 방문했다. 이날 칼파칼 사원 대법당에서 태고종 지혜, 보송, 수진, 지원, 혜원, 보련, 도원, 도봉, 해성 스님은 티베트 독립에 목숨 바친 열사들 넋을 기리고 전쟁 없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영산재를 봉행했다.여법한 나비춤이 시연되고 청아한 범패 소리가 울려 퍼지자 티베트스님과 주민들은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 지혜 스님은 시연을
정토회가 ‘제1차 만일결사’ 대장정을 마쳤다. 그 여정에 7만명이 동참했다고 한다. 매일 아침 1시간 정진하고, 하루에 1000원 이상 보시하며, 하루 한 가지 이상의 선행을 실천해 온 만일이다. 주목해야 할 건 수행뿐 아니라 환경, 인권, 국제구호, 평화운동 등의 ‘사회운동’도 함께 펼친 결사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평가 그대로 ‘재가불자 신행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스스로 입증했다.정토회가 창립된 건 민주화의 물결이 우리 사회에 도도하게 흐르던 1988년 3월이다. 군사 독재정부의 강압적 탄압이 있었고, 그에 대한 저항이 거세었
1930년 최남선(崔南善)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선불교-그 동방문화사상에서의 지위’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여 통불교론을 제창함으로써 원효불교 이해의 신기원을 열었다면, 1967년 이기영은 ‘원효사상1-세계관’이라고 하는 저술을 출간하여 원효의 ‘대승기신론소’와 ‘대승기신론별기’에 대한 전면적인 해설을 시도함으로써 원효불교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새장을 열었다. 동시에 이기영은 원효불교를 거사의 관점에서 시종일관 접근하여 유마(維摩)거사를 종교적 전범으로 삼는 승속불이(僧俗不二)의 실천운동의 새 길을 개척하였다. 그런데 70~
고려 24대 임금 원종(1219~1274)이 몽골 침략에 맞서 수도를 강화도로 옮긴 뒤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전 몸을 녹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절터에서 대형 온돌방이 발견됐다.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11월28일 “고려시대 사찰 유적으로 추정되는 강화 묘지사지(妙智寺址)에서 전통 난방 방식인 온돌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강화 묘지사는 고려 원종 5년(1264)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초제(醮祭)를 지내기 전에 거처했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초제는 무속신앙이나 도교에서 별을 향해 지내는 제사이며,
수행·보시·봉사를 실천하며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사회 구현에 이바지해온 정토회(대표 김은숙,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1차 만일결사가 12월4일 30년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괴로움 없는 세상,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겠단 서원으로 시작된 수행 결사 운동은 한국사회를 넘어 전 세계로까지 확장돼 2022년 9월 기준 총 누적 참가수는 7만명에 이른다. 이렇듯 정토회의 만일결사는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 방식을 떠나 다수의 재가수행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가불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정토회의 출발점이자 정토행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