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계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생활한 것이 1년이 넘는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증상이 없는 초기에 전염성이 강하다. 감염이 되면 먼저 목 안에 통증이 오고, 열이 나고, 기침이 난다. 호흡곤란 증상을 거쳐서 폐렴으로 발전한다.이 호흡기 질환은 확진자의 호흡과 침 등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마스크를 껴야 하며, 사람과의 대화에 거리를 두어야 한다. 사람의 모임에 인원 제한을 두어야 하
내적인 갈등을 겪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한쪽 어깨에 악마가, 또 한쪽 어깨에 천사가 앉아 귀에 속살대는 것을 상상한다. 천사가 눈을 반짝이며 바른 소리를 할 때 악마는 음험한 목소리로 유혹하고, 대부분 유혹에 넘어간 ‘나’는 내 잘못이 아니야, 쟤 때문이야, 라며 화살표 꼬리를 가진 악마를 가리킨다. 그러나 실상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부처님은 그 ‘나’가 누구인지 묻는다. 부처님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많은 생각의 목소리가 드글거리지만 그 어느 것도 나라고 할
달리는 버스 안에서 내다보이는 춘천 의암호는 봄빛을 가득 담고 출렁인다. 햇살이 비쳐 반짝이는 호수의 물도 서로에게 인사를 하니 정말로 반갑기 그지없다. 오늘도 오가다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한 인연으로, 있는 그대로 보고 어린 시절 기억 저편에 있는 추억을 안고 글 한 줄 남길 수 있으리라는 바람과 함께 대문을 나섰다. 고향 어르신이나 친구라도 만나리란 기대도 가져본다.의암호를 한참 돌아 들어가다 보면 내가 자란 고향마을로 가는 초입에 봉덕사가 있다. 절로 들어가는 언덕길에는 노랗게 아름답던 은행나무의 가지마다 새잎을 틔우기 위해 물
空拳把鋤頭 步行騎水牛공권파서두 보행기수우 人從橋上過 橋流水不流인종교상과 교류수불류(손은 빈손인데 호밋자루를 들고 있고 / 걸어가고 있는데 물소를 타고 있다. / 사람이 다리 위를 지나가는데 / 물은 흐르지 아니하고 다리가 흘러가네. )‘벽암록’ 제96칙에서 본칙의 공안을 두고 부대사(傅大士, 497~569)의 견해를 밝힌 게송이다. 본칙 공안은 그 유명한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의 ‘삼전어(三轉語)’다. 삼전어는 미혹한 마음을 단박에 깨트려 깨닫도록 이끄는 세 마디 말을 뜻한다.금불불도로(金佛不渡鑪) 무쇠로 만든 부처는
고구려・백제・신라 3국이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불교가 주역을 담당하였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 주제에 대하여는 근대 역사학계에서 일찍부터 크게 주목을 받아 상당한 연구업적이 축적되어 왔다. 그러나 3국 항쟁과 통일전쟁 과정에서 불교가 담당한 역할, 특히 불교승려들의 활약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별로 없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으로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전해진 자료가 대단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불교계로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 담겨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불교는 평등과 조
중국선의 특징은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에 있다. 여기서 문자는 부처님이 설하신 교법인 경전을 의미한다. 아무리 경전이라도 선수행자에게는 지혜를 가리는 알음알이가 될 수 있다고 보았기에 경전을 ‘눈을 가리는 비단 부채’라고 했다. 큰 절 앞에 쓰인 ‘입차문래 막존지해(入此門來莫存知解)’에서 ‘지해’도 경전에 대한 지식을 가리킨다. 부처를 보려면 경전의 지식을 넘어서야 된다는 것이다.선은 스승의 언어에 의지해 단박에 성품을 보고 부처를 이루는 ‘직지인심견성성불’을 추구한다. 스승은 제자의 근기를 간파하고 곧바로 수행
많은 사람은 과거가 가장 살기 좋은 상태였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현재 상태는 불만족스럽고, 미래는 더욱 나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다. 이러한 과거 지향적 현상을 ‘과거 지상주의(至上主義)’라고 부른다. 특히 종교인 가운데 과거 지상주의자들이 많다. 과거 지상주의는 종말론 혹은 말세론과 관련이 있다. 인류는 처음 지상낙원에서 살았는데, 점차 타락하여 결국에는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불교도들도 성자나 아라한은 과거에 많았고, 현재는 부패하고 타락했으며,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
눈 깜짝할 사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올해만큼 이 말이 실감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올해는 출가 전 세월보다 출가 후 세월이 더 많아지는 첫해다. 태어나 출가자로 살았던 삶이 재가에서 살았던 시간들보다 많아지는 나이가 되니 지난 시간들을 한참 뒤돌아보았다.처음 출가를 결심하고 집을 나설 때 정말 서슬 푸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출가의 삶을 전혀 모른 상태로 무작정 나서면서 출가는 세상과의 완전한 단절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은행 통장을 없애고, 신용카드를 구겨버리고, 심지어 운전면허증까지 가위로 잘라버리고 딱 주민등록
승이 앙산탑용에게 물었다. 조계의 의지는 무엇이었습니까. 앙산이 말했다. 하나의 쇠사슬을 끌고 차가운 허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원주(袁州)의 앙산은 앙산의 남탑광용(南塔光湧, 850~938)인데 흔히 광용이라고 부른다. 오대(五代) 때 강서성 풍성(豐城) 출신으로 속성은 장(章)씨이다. 후에 앙산혜적에게서 심인을 얻었고, 앙산이 입적한 이후에 광용은 손가락을 연비하여 그 은혜에 보답하였으며, 앙산의 남탑에서 주석하면서 종풍을 발양하였다.조계의 의지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선문답에서 예로부터 가장 일반적인 질문이었다. 그것은 조계
불교는 다른 종교와 비교해 보면, 특별히 다른 측면이 하나 있다. 부처님의 교화행은 최고 권력자인 왕으로부터 노예에 이르기까지 그 계층을 가리지 않는데, 특히 권력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청해 듣고 제자가 되길 간청하는 장면을 흔하게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권력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사회 저변에 쉽게 뿌리 내리게 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맛지마 니까야’ 85번경인 ‘왕자 보디의 경’을 보면 박가(Bhagga)국의 왕자인 보디(Bodhi) 왕자와의 문답이 전한다. 왕자 보디가 부처님을 청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왕
조선왕조 세종 때 조세제도 하나 바꾸는 데 25년이 걸린 일이 있었다. 세종의 뜻으로 시작된 일이었는데 중요한 사안이었던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고 과거시험의 제목으로 출제를 하여 좋은 견해도 찾고, 17만이나 되는 신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도 하였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치고 보완하여 시행을 하는데 그런 긴 세월이 걸렸던 것이다. 절대왕정이라 할 수 있는 당시, 임금의 뜻인데도 그것을 고치는데 이렇게 신중하였던 역사를 보면 지금 정권의 졸속한 행정을 새삼 아프게 느끼게 된다. 정책과 제도는 한번 결정되면 국민의 삶에 엄청난 영
미얀마가 연일, 시민들로 강을 이루고 있다. 2월1일 일어난 군부 쿠데타 때문이다. 지난 2월28일, 내·외신엔 큼지막한 사진 한 장이 떴다. 미얀마 군부가 평화시위대를 향해 쏜 실탄과 최루탄에 사상자가 속출하자, 무장한 채 평화시위대를 향하는 군경을 도로에 혼자 앉아 막아선 스님의 사진이었다.(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중국 천안문 사태 등) 어디선가 보았던 듯한 기시감(旣視感)마저 들었다.근대 들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건 벌써 3번째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얀마(버마)는 당시 아웅산이 이끄는 반 파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