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등문화를 복원하고 현대에 맞게 재창조하고 있는 백창호 한국전통등연구원장이 4월13일 법보신문을 교도소, 군·병원법당, 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백 원장은 “불교언론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드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며 “법보신문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불교와 인연이 닿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법보신문이 전통등을 비롯해 우리 민족의 다양한 전통문화가 제대로 보존·계승돼 사라지지 않도록 불교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켜달라”고 당부했다.전
불교에 익숙할수록 생각하고 분별하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보기 쉽다. 생각을 끊고 분별심을 버려야 평정심에 이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반쯤만 옳다. 불교는 생각하고 분별하는 사유의 종교이기도 하다. 열반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바른 길에 정사유가 포함된 것이나 사색에 잠긴 반가사유상도 이를 방증한다. 다만 사유의 속성인 생각과 분별은 잘 벼려진 칼과 같아 깨달음으로 이끄는 활인검이 될 수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살인검이 될 수도 있을 따름이다.‘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네’에는 무수한 선지식들이 깊은 사유
고려시대 보조지눌 스님은 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이 경계할 것으로 퇴굴심(退屈心)과 용이심(容易心)을 꼽았다. 들어도 모를 것이라며 지레 물러날 생각을 하거나 습관적으로 늘 듣던 말이라며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들어도 모른다” “안 들어도 안다” 둘 모두 공부의 중대한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초심자들은 사찰 문화와 불교용어에 “모르겠다”는 마음을 내지만 절에 오래 다닌 불자들은 “안다”는 마음을 내기 쉽다. 그러나 막상 불교 예절과 용어에 담긴 뜻을 물어오면 설명하기 녹록지 않다. 광명 붇다사 주지 덕선 스님의 법문에세이
‘천수경’은 ‘반야심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독송되는 경전이다. 절을 오래 다닌 불자들 대부분 ‘천수경’을 줄줄 외고, 일반인이라도 ‘수리수리마하수리~’는 귀에 익을 정도로 대중적이다. 그런데 ‘천수경’에 담긴 깊은 뜻을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천수경 제대로 공부하기’는 ‘천수경’이 한국의 대표적인 신앙형태인 관음신앙의 기본을 이루는 중요한 경전임에도 그동안 단순히 의식·독송용으로 평가절하돼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수행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밝히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시작한다.동국대와 연세대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대승기신론
동양의 명상전통이 서양에 정착된 배경에는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이를 통해 입증된 명상 효과 및 적용도 큰 역할을 했다.‘명상과학 입문’은 명상 연구의 역사에서부터 과학적 효과·적용에 이르기까지 명상과학을 총 정리한 책이다. 한국명상학회에 소속된 여러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명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풀어냈다. 전체 내용은 △과학적 명상 연구의 역사 △명상의 개념과 구분 △명상의 효과 △명상의 적용 △마음챙김 요가 △한국의 명상, 명상지도의 실제와 윤리 등 6장으로 구성됐다.명상을 처음 만나는 사람부터 명상하면서 어려
세계적인 심리학자이자 의식 연구 분야의 아인슈타인으로 평가받는 저자가 불교를 통해 오늘날 세계 종교들이 직면한 현실과 극복 방안을 찾는다.저자는 오늘날 영적 전통들이 처한 위기와 한계를 정밀한 AQAL(아퀄) 모델을 통해 진단하고, 불교가 보여준 개방적이고 확장적인 본래의 특성 위에 인간 의식에 관한 최신의 심리학적·사회과학적 연구성과를 적용한 4세대 불교로 ‘통합불교’를 제안한다. 전작 ‘켄 윌버의 통합명상’에서 최초로 언급한 ‘깨달음의 길(의식의 상태)’과 ‘성장의 길(의식의 구조)’을 포함해 진정한 ‘통합영성’을 가늠할 수 있
수많은 불보살님 중 유독 관세음보살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비로운 엄마와 비슷한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서양에서는 신이 자신의 손길이 미치는 못하는 곳에 엄마를 보냈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듯 엄마는 동서고금을 떠나 세상의 모든 자식들에게 안식처이고 그리움이며, 때때로 회한과 눈물로 다가온다.청주 명장사(주지 도웅 스님)는 지난해 8월 우란분절을 맞아 ‘엄마에게 쓰는 짧은 편지’ 공모전을 열었다. 신도들이 엄마를 떠올리며 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자비와 무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마음은 중생을
‘코로나19로 사람들 만나기도 어려운데 좋은 노래를 골라 보내주면 어떨까’2020년 11월11월, 연기영(69) 동국대 명예교수는 일상의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일에 착수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별해 핸드폰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의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노래를 매개로 안부도 묻고 서로 소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노래 선정 기준은 특정 분야에 한정짓지 않되 가급적 사람들 귀에 익숙한 음악을 골랐다. 이왕 노래를 보내는 김에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고사성어도 포함시켰다.연 교수의 ‘음악선물’은 노래에 대한 각별함에서
불교아동학 정립에 크게 기여한 조명렬 중앙승가대 명예교수가 3월28일 새벽 급성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빈소는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 VIP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월30일이다.“불교는 아이들에게 배려와 자비심, 생명에 대한 외경을 심어줄 수 있는 훌륭한 종교”라며 일평생 부처님만큼이나 아이들을 사랑했던 고인은 후학 지도, 논문·저술 등을 통해 불교아동학 정립 및 어린이 포교에 크게 기여해왔다. 저서로는 ‘불교동화의 세계’ ‘한국불교문학사 입문’ ‘동심문학의 연구’ ‘동심의 세계와 아동문학’이 있으며, 번역서로 ‘불교사
동양에서 불교는 오래된 전통에 그칠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다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1889~1975)가 만년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을 묻는 질문에 “동양의 불교가 서양으로 건너와 기독교를 대체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당시 토인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이들이 많았겠지만 지금 그 말에 수긍하지 않은 이들은 드물 듯하다. 철학, 심리학, 의학, 종교학 등 인간의 의식과 마음을 다루는 학문에서 불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인간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가치판단과 규범을 연구하는 윤리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낙태, 동물권, 환경 및
‘이 눈물이 저 가슴에 스밀 길 없나요/ 야속하게 흐르다 서럽게 떨어져도/ 빙 빙 빙 겉돌기만 하다가/ 제풀에 서로 적셔 커져버릴 뿐/ 당신은 조금도 나누어 머금지 않네요// 나만의 고단한 사리들을 쏟아 부은 것도 아닌데/ 당신과의 인연으로 엮인 염주알들인데/ 때구르르 하염없이 헤매이지만 않게/ 사랑으로든 지혜로든 빛나다 사라지게/ 다소곳이 손 모아 담겨 있게만 해줘요’(‘연잎 방울’ 전문)연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하얗고 붉은 꽃을 피워낸다. 물이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굴러 떨어지기에 세간의 더러움과 미움에 물들지 않는
30여년간 출판인의 길을 걸어온 한솔 윤선원 불자가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는 “법보신문을 좋아한다”며 “부처님 말씀을 꼭 필요로 하는 곳에 법보신문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한솔 불자는 일간지 편집기자로 근무했으며 경제신문 출판업무도 담당했다. 불자였던 그는 교재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신행생활을 꾸준히 이어갔다. 스님들이 쓴 좋은 원고가 있으면 책으로 출간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그를 아는 이들은 출판사 대표에 앞서 신심 돈독하고 늘 웃음이 그치지 않는 “한솔보살”로 통한
“전철을 타면 종종 선교하는 사람들이 보이잖아요.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는 선교행위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 한편으론 자기 종교에 대한 신념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면 불자들은 전법에 대한 의식이 다소 희박합니다. 인연 따라 믿을 사람 믿게 된다는 거지요. 그러나 불교와의 인연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변에 법을 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인천 연수구 옥련동 호불사 주지 경원 스님이 법보신문을 교도소, 관공서, 군법당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스님은 전법의 중요성을
주련(柱聯)은 얇고 기다란 판자에 글을 새겨 건축물 기둥에 걸어놓은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전통건축 장식이다. 사찰에도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마다 으레 주련이 걸려 있다. 검은 바탕에 흰 글씨,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양각이나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전서와 초서, 고자(古字)로도 쓰여 웬만큼 한문에 정통하지 않으면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한문과 동떨어진 세대들에겐 주련 문구는 생소한 아랍어나 히브리어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독해불능 건축 장식으로 와 닿는다.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박경훈(본명 박경준) 전 동국역경원 편찬부장이 미국 LA현지시각 3월2일 오후 4시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고인은 1950년대 불교계와 인연을 맺은 후 스님으로, 언론인으로, 역경위원으로 활동하며 현대 한국불교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고인이 법보신문 주필을 맡던 1997년 4월10일 동출 스님과 대담내용을 수록한 ‘(22인의 증언을 통해 본) 근현대불교사’(선우도량출판부, 2002) 등에 따르면 1934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생후 3주일 만에 세례를 받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던 고인은 불교를 미신이나 무속으로
문인들에게 동국대는 시인학교다.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1회 졸업생이자 초대 동창회장 만해 스님을 필두로 동국대는 그동안 교과서에 등장하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많은 시인들을 배출했다.동국문학인회가 엮은 ‘동국108 시선집’은 동국의 시가 한국 시의 역사이며 한국문학의 긍지임을 보여준다. 2014년 동국대 개교 108주년을 기념해 작고시인과 현역시인들의 시를 모아 ‘날카로운 첫 키스’와 ‘삶은 애닯기만 하리’로 각각 엮었던 것을 보완했다.‘님의 침묵’에서 제목을 따온 ‘날카로운 첫 키스’에는 만해 스님을 시작으로 오상순, 정지용,
모든 학문은 개론서에서 시작돼 개론서로 완성된다. 개론은 그 분야의 전체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그렇기에 개론서를 쓰려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안목과 학문적 축적이 필수적이다.이 책은 영국 런던대학·호주국립대학·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강의실에서 입증된 저명한 불교개론서다. 동양에서 시작된 불교를 서양인들이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서구선 이미 200년 전부터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 불교원전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오늘날 영어권 국가에서의 불교연구는 폭발적이다. 저자 찰스 프레비쉬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2000여년간 불교와 유교는 독특한 관계였다. 제자백가 시대를 거치며 국가권력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유교는 중화사상을 대표했다. 최강자 유교에 불교는 새롭게 등장한 호적수였다. 오랑캐의 문화라지만 불교의 심오한 사상과 내세관에 지식인과 대중들은 지지를 보냈다. 유교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사상적 깊이를 더했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불교를 비판했다. 그러나 불교는 달랐다. 맞서 대립하기보다 석가와 공자라는 두 성현의 가르침이 다르지 않음을 끊임없이 이해시키려 했다.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히는 우익지욱 스님(1599
1981년 12월 출간된 ‘선문정로(禪門正路)’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간 전혀 문자를 세우지 않던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1912~1993)이 직접 글을 써 선문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언어는 직설적이고 간명했으며 파격적이었다. 내로라하는 강백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선어록은 물론 교학 전반을 종횡무진하며 논지를 이끌어갔다. 간화선 수행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이며, 현재 간화선 수행의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정진해 궁극의 깨달음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루고 있었다.성철 스님은 철두철미한 돈오돈수를 주
옛 사람들은 삶과 죽음이 호흡지간(呼吸之間)에 달렸다고 보았다. 숨을 들어 마신 뒤 내뱉지 못하면 바로 그것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호흡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으로 향하는 징검다리임을 처음 발견한 것은 인도의 수행자들이었다. 특히 부처님은 자연스럽게 내뱉는 호흡을 통해 번뇌에 휩쓸리지 않고 존재의 실상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들숨날숨에 주목하는 순간 누구라도 지극한 평온함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제 무엇이 와도,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내 마음을 쉽게 어지럽히지 못한다. 그냥 항상 깨어서 지켜볼 뿐이다. 거센 파도가 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