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불보살님 중 유독 관세음보살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비로운 엄마와 비슷한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서양에서는 신이 자신의 손길이 미치는 못하는 곳에 엄마를 보냈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듯 엄마는 동서고금을 떠나 세상의 모든 자식들에게 안식처이고 그리움이며, 때때로 회한과 눈물로 다가온다.청주 명장사(주지 도웅 스님)는 지난해 8월 우란분절을 맞아 ‘엄마에게 쓰는 짧은 편지’ 공모전을 열었다. 신도들이 엄마를 떠올리며 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자비와 무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마음은 중생을
‘코로나19로 사람들 만나기도 어려운데 좋은 노래를 골라 보내주면 어떨까’2020년 11월11월, 연기영(69) 동국대 명예교수는 일상의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일에 착수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별해 핸드폰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의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노래를 매개로 안부도 묻고 서로 소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노래 선정 기준은 특정 분야에 한정짓지 않되 가급적 사람들 귀에 익숙한 음악을 골랐다. 이왕 노래를 보내는 김에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고사성어도 포함시켰다.연 교수의 ‘음악선물’은 노래에 대한 각별함에서
불교아동학 정립에 크게 기여한 조명렬 중앙승가대 명예교수가 3월28일 새벽 급성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빈소는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 VIP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월30일이다.“불교는 아이들에게 배려와 자비심, 생명에 대한 외경을 심어줄 수 있는 훌륭한 종교”라며 일평생 부처님만큼이나 아이들을 사랑했던 고인은 후학 지도, 논문·저술 등을 통해 불교아동학 정립 및 어린이 포교에 크게 기여해왔다. 저서로는 ‘불교동화의 세계’ ‘한국불교문학사 입문’ ‘동심문학의 연구’ ‘동심의 세계와 아동문학’이 있으며, 번역서로 ‘불교사
동양에서 불교는 오래된 전통에 그칠 수 있지만 서양에서는 다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1889~1975)가 만년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을 묻는 질문에 “동양의 불교가 서양으로 건너와 기독교를 대체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당시 토인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이들이 많았겠지만 지금 그 말에 수긍하지 않은 이들은 드물 듯하다. 철학, 심리학, 의학, 종교학 등 인간의 의식과 마음을 다루는 학문에서 불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인간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가치판단과 규범을 연구하는 윤리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낙태, 동물권, 환경 및
‘이 눈물이 저 가슴에 스밀 길 없나요/ 야속하게 흐르다 서럽게 떨어져도/ 빙 빙 빙 겉돌기만 하다가/ 제풀에 서로 적셔 커져버릴 뿐/ 당신은 조금도 나누어 머금지 않네요// 나만의 고단한 사리들을 쏟아 부은 것도 아닌데/ 당신과의 인연으로 엮인 염주알들인데/ 때구르르 하염없이 헤매이지만 않게/ 사랑으로든 지혜로든 빛나다 사라지게/ 다소곳이 손 모아 담겨 있게만 해줘요’(‘연잎 방울’ 전문)연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하얗고 붉은 꽃을 피워낸다. 물이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굴러 떨어지기에 세간의 더러움과 미움에 물들지 않는
30여년간 출판인의 길을 걸어온 한솔 윤선원 불자가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는 “법보신문을 좋아한다”며 “부처님 말씀을 꼭 필요로 하는 곳에 법보신문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한솔 불자는 일간지 편집기자로 근무했으며 경제신문 출판업무도 담당했다. 불자였던 그는 교재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신행생활을 꾸준히 이어갔다. 스님들이 쓴 좋은 원고가 있으면 책으로 출간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그를 아는 이들은 출판사 대표에 앞서 신심 돈독하고 늘 웃음이 그치지 않는 “한솔보살”로 통한
“전철을 타면 종종 선교하는 사람들이 보이잖아요.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는 선교행위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 한편으론 자기 종교에 대한 신념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면 불자들은 전법에 대한 의식이 다소 희박합니다. 인연 따라 믿을 사람 믿게 된다는 거지요. 그러나 불교와의 인연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변에 법을 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인천 연수구 옥련동 호불사 주지 경원 스님이 법보신문을 교도소, 관공서, 군법당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스님은 전법의 중요성을
주련(柱聯)은 얇고 기다란 판자에 글을 새겨 건축물 기둥에 걸어놓은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전통건축 장식이다. 사찰에도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마다 으레 주련이 걸려 있다. 검은 바탕에 흰 글씨,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양각이나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전서와 초서, 고자(古字)로도 쓰여 웬만큼 한문에 정통하지 않으면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한문과 동떨어진 세대들에겐 주련 문구는 생소한 아랍어나 히브리어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독해불능 건축 장식으로 와 닿는다.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의 ‘사찰에서
박경훈(본명 박경준) 전 동국역경원 편찬부장이 미국 LA현지시각 3월2일 오후 4시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고인은 1950년대 불교계와 인연을 맺은 후 스님으로, 언론인으로, 역경위원으로 활동하며 현대 한국불교사에 큰 자취를 남겼다.고인이 법보신문 주필을 맡던 1997년 4월10일 동출 스님과 대담내용을 수록한 ‘(22인의 증언을 통해 본) 근현대불교사’(선우도량출판부, 2002) 등에 따르면 1934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생후 3주일 만에 세례를 받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던 고인은 불교를 미신이나 무속으로
문인들에게 동국대는 시인학교다.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1회 졸업생이자 초대 동창회장 만해 스님을 필두로 동국대는 그동안 교과서에 등장하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많은 시인들을 배출했다.동국문학인회가 엮은 ‘동국108 시선집’은 동국의 시가 한국 시의 역사이며 한국문학의 긍지임을 보여준다. 2014년 동국대 개교 108주년을 기념해 작고시인과 현역시인들의 시를 모아 ‘날카로운 첫 키스’와 ‘삶은 애닯기만 하리’로 각각 엮었던 것을 보완했다.‘님의 침묵’에서 제목을 따온 ‘날카로운 첫 키스’에는 만해 스님을 시작으로 오상순, 정지용,
모든 학문은 개론서에서 시작돼 개론서로 완성된다. 개론은 그 분야의 전체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그렇기에 개론서를 쓰려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안목과 학문적 축적이 필수적이다.이 책은 영국 런던대학·호주국립대학·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강의실에서 입증된 저명한 불교개론서다. 동양에서 시작된 불교를 서양인들이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서구선 이미 200년 전부터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 불교원전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오늘날 영어권 국가에서의 불교연구는 폭발적이다. 저자 찰스 프레비쉬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2000여년간 불교와 유교는 독특한 관계였다. 제자백가 시대를 거치며 국가권력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유교는 중화사상을 대표했다. 최강자 유교에 불교는 새롭게 등장한 호적수였다. 오랑캐의 문화라지만 불교의 심오한 사상과 내세관에 지식인과 대중들은 지지를 보냈다. 유교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사상적 깊이를 더했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불교를 비판했다. 그러나 불교는 달랐다. 맞서 대립하기보다 석가와 공자라는 두 성현의 가르침이 다르지 않음을 끊임없이 이해시키려 했다.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히는 우익지욱 스님(1599
1981년 12월 출간된 ‘선문정로(禪門正路)’는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간 전혀 문자를 세우지 않던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1912~1993)이 직접 글을 써 선문의 길을 제시한 것이다. 언어는 직설적이고 간명했으며 파격적이었다. 내로라하는 강백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선어록은 물론 교학 전반을 종횡무진하며 논지를 이끌어갔다. 간화선 수행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이며, 현재 간화선 수행의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정진해 궁극의 깨달음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루고 있었다.성철 스님은 철두철미한 돈오돈수를 주
옛 사람들은 삶과 죽음이 호흡지간(呼吸之間)에 달렸다고 보았다. 숨을 들어 마신 뒤 내뱉지 못하면 바로 그것이 죽음이라는 것이다. 호흡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으로 향하는 징검다리임을 처음 발견한 것은 인도의 수행자들이었다. 특히 부처님은 자연스럽게 내뱉는 호흡을 통해 번뇌에 휩쓸리지 않고 존재의 실상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들숨날숨에 주목하는 순간 누구라도 지극한 평온함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제 무엇이 와도,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내 마음을 쉽게 어지럽히지 못한다. 그냥 항상 깨어서 지켜볼 뿐이다. 거센 파도가 몰아
“법보신문의 외부 필진들은 굉장히 탁월합니다.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으면서도 대중들이 읽기 쉬운 글쓰기에 능합니다. 읽을거리가 아주 풍부하죠. 이렇게 좋은 내용을 혼자만이 아닌 여럿이 나누는 게 전법이고 보시공덕 아닐까요.”오종욱(56) 올리브그린 대표가 법보신문을 힘겨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보내는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오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부처님 가르침으로 먹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좋은 일이면 동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오 대표는 1993년 교계신문에 입사하면서 불교계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대
“법보신문은 제가 언론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곳입니다. 특정 종단을 넘어서 불교계 전체를 대변하고 정론을 펼치자고 창간한 신문이었습니다. 그렇게 35년 세월이 흘렀고 종이미디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다보니 법보신문의 고민이 깊어질 듯싶습니다. 법보신문 창간 멤버로서 고민과 전법의 길에 함께하려고 합니다.”최중홍(60) BTN불교TV 보도본부장이 법보신문을 교도소·관공서·병원 및 군법당에 보내는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1988년 법보신문 창간 기자로 참여했으며, 스포츠서울, 중앙일보, 불교방송, 문화일보 기자를 거쳐 문화일보 편집부국
불교는 전 세계적으로 5억7000만명이 믿고 따르는 종교다. 그 시작은 2600여년 전 부처님의 깨달음이었다. 그러면 불교라는 세계종교를 탄생시킨 부처님이 누구일까. 단순한 물음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늘날 부처님을 ‘인간’으로 보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나 불과 100년 전까지도 부처님의 인간적인 면모는 주목받지 못했다. 궁극의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은 인간 범주를 넘어 최고 신격인 범천에 이르기까지 뭇 존재들의 스승이자 귀의처로 받아들여졌다. 산치대탑 등 고대미술에서 나타나듯 부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보리수·법륜·발자국이
팔만대장경을 포함한 방대한 불교사상의 핵심이 담긴 단어 하나를 말한다면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연기(緣起)’를 꼽지 않을까. 초기경전인 ‘맛지마니까야’에는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했으며, ‘우다나’에도 붓다가 네란자라 강변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할 당시 7일 동안 결가부좌한 자세로 내관한 것이 12연기라고 전한다.연기는 어원적으로 ‘의존하여 일어난다’ ‘연에 의해 일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이 사라진다’는 상호의존성을 말한다고 하나 그
탄허 스님(1913~1983)은 경허에서 한암으로 이어지는 한국선의 계승자다. 일평생 저녁 8~9시에서 새벽 12~1시까지 잠깐 수면을 취한 뒤 반드시 몇 시간의 참선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 것은 선사로서의 엄밀함을 보여준다. 스님은 20세기 최고의 대강백으로도 꼽힌다. ‘화엄경’ 현토와 번역 및 강원 교재 편찬이라는 방대한 역경불사를 이뤄냈으며, 각성, 통광, 무비 스님의 ‘탄허 3걸’이라는 기라성 같은 강백들을 양성했다. 명실상부한 한국불교의 ‘고승’이며 ‘대종사’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스님은 불교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다.
한국불교법륜종이 법보신문을 교도소, 군법당, 병원법당 등 소외된 곳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총무원장 성진 스님은 “포교란 대중들이 불교에 다가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서는 것”이라며 “총무원 차원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는 뜻깊은 일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등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종단들의 협의기구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 종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법륜종은 1988년 11월30일 금암 스님에 의해 창종된 종단이다.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모시며, 고려 말 태고보우 선사를 종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