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영국에서 발표된 페르시아 쿠시의 책(Kush Nama)에 담긴 내용에 의하면 튀르키예 보다 더 막역한 사돈의 나라가 페르시아, 지금의 이란이다. 요즈음은 이슬람 일색의 아라비아이지만 신라 교역 초창기의 페르시아는 다신적 국가였다. 수많은 신을 숭배하는데서 오는 혼란과 분열이 극심했기에 유일신을 향한 절대적 필요성이 있었고, 그로 인한 사회 통합의 기능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 로마제국이었다. 페르시아가 유일신으로 대동단결한 로마와 수백 년간 전쟁하다 지쳐있던 그때 새로운 세력이 밀려왔으니 예언자 무함마드를 추종하는 군단이었
앞에서 모든 일상사에서 도를 행하라는 평상심의 가르침을 여래의 미학으로 번역해보았지만, 이제 역으로 다시 물어도 좋을 것이다: 선에 고유한 미학이 있는가? 있다. 선사들의 언행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놀랄 만큼 멋지고 더할 수 없이 매혹적이다. 그 아름다움과 매혹의 힘이 우리를 불법으로 잡아당긴다. 그 아름다움의 강렬함은 파격에서 나온다. 불상을 뽀개 장작불을 지피고, 담장과 기왓장의 불성을 보며, 고양이를 매달아 불법을 묻는 파격은 통쾌함을 지나 경악스럽기도 하다. 부처, 불법, 불성, 자성청정 같은 개념들을 물음으로 바꾸고, 불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이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주거 시설 100동을 건설하고 있다.아름다운동행(상임이사 일화 스님)은 3월27일 튀르키예 한인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에 컨테이너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는 데 길게는 5년 이상 예상되고 있어 그 기간 동안 이재민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아름다운 동행은 컨테이너 주택 100동을 지원하고 한인회는 설치 감독 및 관리를 맡아 추진하고 있다.컨테이너 주택은 4인 가족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거실
미륵의 후예들이 우리에게 애써 가르쳐주려 했던 비밀스런 의미들 중에 가장 앞자리에 놓일 테지만, 우리가 정말 별것 아닌 듯이 생각하는 것이 있다. 철학에서는 그것 자체를 하나의 신비한 일로 여김에도,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것이기에 우리 눈앞에 그 신비의 베일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먼저 ‘뜨겁지 않은 불’이라는 아리송한 제목으로 잠들어 있는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 보았다. 또 ‘그것이 뭘까’하는 의문이 조금 더 길게 이어지길 바라기 때문에 잠시 뜸을 들인 후에 그것의 정체를 밝히겠다. 아마도 몇 개의 문장을 읽는 것만으
조계종 전 사회부장 원경 스님이 서울 성북구사암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성북구사암연합회는 3월27일 오후4시 정릉 봉국사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다불사 상연 스님을 이을 신임 회장에 심곡암 주지 원경 스님을 선출했다.원경 스님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며 “봉국사 주지 현근 스님이 대중공양을 내신다고 해 초대를 받은 자리에서 소임을 얻게 됐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성북구의 대덕스님들 가르침을 따라 배우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소임을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북구는 서울·경기권에서 사찰이 가장 많다”면서 “‘문화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세계전통종교지도자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참석하는 동안 여러 인터뷰를 했다. 그 중 카자흐스탄의 어느 한 기자가 “종교와 국가는 어떤 관계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당시 필자는 “국가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인정해야 하고 국가의 권력과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답변만 짧게 남기고 더 이상의 대화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기자는 당시 행사 기간뿐 아니라 한국에 돌아온 지금까지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올라온다.과거 왕정(王政)이나 신정(神政) 체제의 나라에서 종교의 다원주의와 독립성은 생각하기
▶불교는 철학적으로 일관성이 없는가불교·환경주의에 대한 세 번째 반대는 불교의 ‘공성(śūnyatā)’과 ‘자연의 본질적 가치’ 관념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으로부터 나온다. 공성은 초기불교의 무아론(anātman)이 확장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무아론이 인격적 정체성의 바탕이 되는 실질적 자아나 영혼과 같은 것을 부정하는 개념이라면, 공사상은 이러한 추론을 각종 경험의 모든 실제(entity)와 모든 국면에 적용함으로써 모든 현상은 형이상학적 실질성(substantiality)이나 본질적 실재성(reality)을 갖고 있지 않다
한국의 선에서도 ‘다선일여(茶禪一如)’나 ‘다선일미(茶禪一味)’를 말한다. 다도를 열었다는 초의(艸衣)가 있지 않은가.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최초의 다서(茶書)는 육우(陸羽)의 ‘다경(茶經)’ 아닌가. 아니, “차 한 잔 하시게(喫茶去)”라는 조주의 유명한 공안이 차와 도, 차와 선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그렇다면 “밥을 먹었으면 설거지를 해야지!”라는 조주의 공안을 들어 설거지가 바로 도이고, 설거지가 바로 선의 종지와 하나라고 해야 한다. 조주의 공안에서 차는 선이나 도를 표상하는 특별한 대상이
튀르키예 전통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얼마 가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부딪힌다. 대표적인 것이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터키행진곡을 튀르키예 행진곡이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본 회 차에서는 터키와 튀르키예를 편한 대로 섞어 써보련다. 우선 터키(Terkey)와 튀르키예(Turkiye)를 번갈아 치다 보면 튀르키예가 좀 성가시다. 그러나 튀르키예 입장이 되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1990년 겨울, 필자는 비엔나 대학기숙사에 잠시 머문 적이 있다. 18세가 되면 부모 집에서 나오는 것이 상례인데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올 수 있
매일 1000원씩 모금해 동아시아 불교국가 어린이 지원사업을 전개해 온 ‘법안 스님과 함께하는 화엄행자’ 모임이 스리랑카 중부 엘라파다(Ellapada) 마을에 위치한 어린이 청소년 자립지원센터에 후원금 4000만 원을 보시했다. 또 재단법인 한가람문화재단과 함께 현지를 찾아 후원 물품도 전달하며 스리랑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응원한다. ‘법안 스님과 함께하는 화엄행자(상임지도법사 법안 스님, 이하 화엄행자)’는 3월22일 경남 창원 성주사 경내 설법전에서 ‘스리랑카 어린이 자립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을 봉행했다.
내가 이전에 ‘천상의 책’이라 불렀던 ‘유가사지론’(이하 ‘유가론’) 곳곳에는 죽음과 연관된 은밀한 내용이 많이 흩어져 있다. 다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이 책에서 죽음의 공포를 걷어 내고 천상으로 이끌 감동적 문구를 찾기는 힘들었다. 우리가 필시 도중에 길을 잃고 어리둥절할 때까지 냉정한 분석만이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해보니, 내가 무심코 나섰던 정신적 사냥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었던 것 같다. 이전의 그 염세주의 철학자와 기괴한 문학가의 행적을 돌아보면, 모두 죽음의 형제와 친해진 후에 죽음의 심연으로 들어간 듯하다
윤재웅 제20대 동국대 총장이 3월15일 취임식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혁신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국대를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동국대 본관 중강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자광·법타 스님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중앙종회의원 혜도 스님, 정각원장 진명 스님, WISE캠퍼스 정각원장 철우 스님, 송석구·홍기삼·윤성이 전임 총장,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민병덕 이사, 박대신 총동창회장 등 200여명이 참
탁발 수도승 또는 소용돌이치는 탁발수도승이라 불리는 튀르키예의 메블레비 수피 교단은 13세기의 위대한 시인이자 신비주의자 메블라나 루미(Mevlana Celaleddin Rumi 1207~1273)에 의해 창립되었다. 창립초기에는 사회적 호응이 순조로웠지만 지금은 1년에 한 번씩 공연으로만 허용될 정도로 종교적 입지가 약화되었다. 수피 신비주의 춤의 역사를 거슬러 보면, 고대 천제에서 행해오던 신을 향한 몸짓과 몽골 고원에서 고구려인과 활동하던 그 무렵 염불과 진언의 신심도 내재해 있다. 그러므로 순혈통의 아라비아 사람들 보다 쉽게
튀르키예 남서부와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강진이 발생해 수만 명의 사상자와 이재민을 낳았다. 비극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불가항력의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아진다. 자연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갑자기 분노한 얼굴로 나타나 우리를 혼비백산시킨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의 문제는 자연을 화나게 도발한 인간의 업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환경위기와 관련된 불교윤리적 쟁점들을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논문이 있어 하나 더 읽어 보기로 한다. 캐티 자바나우드(Katie Javanaud)가 쓴 “불타는 세상: 환경위기에 대한 불교의
‘불교미학’의 선구적 시도 속에서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는 미추가 구분되기 이전의 미를 찾고자 한다. 그는 추와 대립하지 않는 불이(不二)의 미를 말하고(‘미의 법문’, 27), 미추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정토를 말하면서 미의 정토를 구하고(42), ‘본래자성 청정열반’을 말하면서(85) 미의 세계에서의 성불이 있어야 한다(43)고 한다. 또 미추상대를 떠나 불미불추(不美不醜), 미추미생(美醜未生)의 경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며, ‘공(空)’ ‘무(無)’ ‘적(寂)’이라 불리는 불이의 미(62)를 ‘절대미’ ‘구경미’ ‘무
한국불교 최대 재가단체인 조계종 포교사단(단장 김영석)이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불법을 전해온 포교역군들의 정체성과 사기를 진작시키고, 포교 원력을 고취시키기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조계종 포교사단은 3월12일 서울 동국대 중강당에서 ‘포교사단 출범 23주년 및 제10회 포교사의 날 기념법회’를 개최했다. 2000년 3월12일 설립된 포교사단은 3월 둘째 주를 ‘포교사단의 날 및 포교사의 날’로 정하고 매년 행사를 열어 이를 기념해오고 있다.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 후 개최된 자리인 만큼 많은 포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소
방탄소년단(BTS) 영상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보물 제360호)’의 복제비가 충북 제천에 세워졌다. 비록 복제비 모습이지만 원랑선사탑비가 고향에 돌아온 건 102년 만이다.제천시는 3월10일 의림지역사박물관 광장에서 김창규 시장, 엄태영 국회의원, 이정임 시의회 의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복제비 제막식을 했다.현재 원본은 국립중앙박물관 로비에 전시돼 있다. 이 탑비는 거북 받침돌 위에 비신(몸체)을 세우고 머릿돌을 얹은 형태다. 전체높이는 3.95m로, 비신은 높이 2.28m, 너비 0.96m, 두께
명상집단 일상다감사가 3월부터 경남 통영에서 본격적인 오프라인 명상클래스를 진행한다.일상다감사(지도법사 한산·무여 스님)는 3월 한 달 동안 통영리스타트플랫폼 4층에서 ‘통영 명상 클래스’를 개설한다. 3월4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월요일 각각 오전 10시, 오후 3시에 진행될 통영 명상 클래스는 1시간 동안 명상과 차담으로 진행된다. 호흡 명상, 걷기 명상, 자애 명상, 사진 명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다. 단, 참가를 희망하는 신청자는 예약이 필수다. 신청 시 별도의 인원 제한은 없다. 3월4일 시작된 통영명상클래스에
나는 평소 죽음에 관한 철학적 통찰이 실제로 우리로 하여금 죽음 앞에 담대한 태도를 갖도록 해주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내가 일부 번역해본 ‘유가사지론’의 서두(‘본지분’의 意地)에도 마치 죽음의 현상을 직접 경험한 자가 보고해주는 듯한 생생한 설명이 나오지만, 그런 것을 많이 알게 될수록 나의 두려움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다. 유식의 교리에 따르자면, 나의 식(識; 제8아뢰야식)은 과거의 내 조상의 모든 죽음을 다 기억하고 있다. 이 윤회의 세계에서 업력의 담지자인 저 ‘식’이 태어나고 죽기를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
자비명상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지도해온 공감과자비연구소가 새해 맞이 ‘자비명상 CCT(Compassion Cultivation Training)’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자비명상 CCT 프로그램은 목요수업과 주말반으로 구성됐다. 목요수업은 3월30일부터 5월1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10시에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주말반은 4월22일부터 6월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12시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자비명상 CCT’ 프로그램은 스탠퍼드 대학의 ‘자비와 이타주의 연구 교육 센터(Center for Compass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