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宗敎)가 위기다. 초월적 존재 없이는 설명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이 과학의 진보로 상식의 영역으로 내려오면서 종교효용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종교인 비율은 끊임없이 줄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5년 통계청 인구조사 시작 이후 조금씩 줄더니, 2015년 무종교인이 56.1%를 기록하며 종교인 비율을 훌쩍 넘어섰다.과거에는 종교인이 아닌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와 같은 종교에서 민족이나 부족의 크고 작은 종교까지 종교가 없는 삶을 상정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이상 종교에 귀
4·15일 총선이 다가오면서 수면위로 떠오르는 법안이 있다. 차별금지법이다. 인권을 위해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조계종은 후보들에게 9대 정책을 요구했는데 그중 하나가 차별금지법 제정이다.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는 예외 없이 차별금지법이 제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성별, 성적취향, 종교, 학력, 피부색, 정치적 견해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2007년 입법예고한 이후 3차례에 걸쳐 입법시도가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개신교의 반발로 모두 무산됐다.개신교는 이 법이 제정되면 동성애자로 넘쳐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신교인들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신 사랑의 하나님임을 역설한다. 그러나 세상을 보면 갸우뚱해진다. 전지전능하신 사랑의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인데 왜 이렇게 불평등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을까? 3세기 마니는 이런 논리적 모순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지만 사랑이 없던지, 사랑은 있지만 전지전능하지 못하던지, 전지전능하지 않고 사랑도 없던지 3가지 중 하나다. 전지전능하면서 사랑의 하나님이라면 세상을 이렇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개신교인들이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을 믿는 것을 탓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그 믿음이 세상을
코로나19로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코로나19 감염국은 100개국을 돌파했으며, 확진자수도 10만여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내는 선제적인 검사와 방역, 격리치료 등으로 확진자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한국의 선진시스템이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바른 방법이라는 찬사들이 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코로나19의 확산은 신천지라는 개신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확진자의 60% 이상이 신천지 신도였으며, 다른감염도 신천지 신도들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런 재난에서도 신천지는 신도명부를 감추고, 검역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오로지 14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속출하더니, 대형교회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해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모여 예배를 보는 대형교회 구조상 방치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에서 협조를 구하는 등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그러나 이런 집단감염의 우려에도 상당수 교회들이 예배를 강행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이들이 예배를 강행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겉으로는 일요일 예배가 절대 지켜야할 교리라고 주장하지만
사이비(似而非)는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라는 의미다. 그러나 사이비의 의미가 ‘가짜’에서 그치지는 않는다. 사람들을 속여 정신을 홀리고 어지럽게 한다는 의미의 ‘혹세무민(惑世誣民)’이 따라붙는다. 특히 사이비 종교에 의한 피해는 엽기적이다. 신을 앞세워 재산을 강탈하고 목숨을 빼앗는 경우는 약과에 속한다. 역사적으로 마녀나 이교도라는 낙인을 찍어 무수하게 많은 살해를 사주하기도 했다.이제는 미신과 사이비를 구분할 만큼 지성은 성숙해지고, 과학은 발전했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의 유령은 끈질기게 우리 곁을 배회하
고향 천변에는 박쥐가 많았다. 저녁이 되면 박쥐들이 떼로 날았다. 아이들은 어두워지면 장대를 흔들었다. 장대에 부딪친 박쥐가 땅에 떨어지면 한약방에 팔았다. 한약방 할아버지는 약으로 쓴다고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박쥐를 본적이 없다.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서도 마찬가지다.기억 속 박쥐가 소환된 것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인구 1천만명이 넘는 후베이성은 전염을 막기 위해 원천 봉쇄됐고, 각국은 전세기를 띄워 자국민을 구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문제는 진원지로 박쥐가 의심되면서 중국인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이다. 생명을 함께 공유하는 머리가 두 개인 새라는 뜻이다. 경전에는 두 머리 중 한 머리에 샘을 낸 다른 머리가 상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독이 든 열매를 먹었다가 함께 죽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배려와 협력을 통해 공존의 삶을 살지 않으면 결국 공멸한다는 가르침이다.오는 4월20일 총선이 있다. 여와 야로 갈린 정치권은 피 튀기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삭발과 단식, 농성, 거리 시위 등 대화와 협치는 사라지고 험한 말과 물리적 충돌로 포연이 자욱하다.이런 살풍경에 근심을
호주 산불이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산불은 무서운 기세로 호주의 숲을 태우고 있다. 한국국토 크기의 숲이 재로 변했다. 화재로 타 죽은 코알라, 캥거루 등 야생동물이 무려 5억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호주의 참상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숲과 마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의 참혹한 사진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불을 피해 도망치다 가로 막힌 철조망을 부여잡고 선채로 타죽은 캥거루의 비참한 사진은 호주 산불의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호주
홍련암(紅蓮庵)에서 붉은 연꽃[紅蓮]을 바라봅니다. 가물거리는 어둠 헤집고 붉은 태양이 찬연합니다. 찰랑대는 고해의 물결, 그 위로 부처님 백호처럼 붉은 광명이 떠오릅니다.천년에 오백년을 더한 아득한 옛날. 신라 의상 스님이 파랑새 깃든 석굴 향해 칠일기도한 뒤 마침내 바다 위 홍련이 피어오르고, 그 빛 타고 거룩히 관세음보살이 오셨습니다.세상사 모진 풍파, 뒤집어 쓴 무진번뇌(無盡煩惱), 홍련암 상주하신 관세음보살님 자비로 녹여내고, 무심한 눈 들어 문밖 바라보니, 검은 바다 위로 한 점 붉은 연꽃입니다.찬란한 광명 안에 환하게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경자년(庚子年)입니다. 경(庚)은 금(金)과 흰색을 상징하고 자(子)는 쥐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올해를 흰쥐 해라고 말합니다. 쥐는 재물, 다산, 풍요, 지혜를 상징합니다. 그중에서는 흰쥐는 우두머리 쥐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자년은 어느 해보다 풍요롭고 지혜로운 한 해가 되리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특별히 바람들이 법보신문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서 행복이라는 결실로 현실화되기를 기원합니다.사실 불자들에게 쥐가 주는 의미는 각별합니다. 그래서 쥐라는 동물에게서 또 다른 교훈을 떠올리는 분
기한(飢寒)에 발도심(飢寒發道心)이다. 굶주리고 추울 때라야 도를 닦고자하는 마음이 강렬해지는 법이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그렇다. 지난해 11월11일, 동안거 결제를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자승 스님을 비롯해 아홉 스님들이 황량한 벌판에 천막을 치고 3개월 안거에 들었다. 조계종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으로 8년간 분초를 쪼개며 바삐 살았던 자승 스님이 소임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눈 쌓인 백담사 무문관(無門關)에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3평 남짓 닫힌 공간에서 3개월을 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19년 한해가 진다. 지나가는 해의 끝은 스산하다. 바람에 휩쓸린 길거리 마른 잎사귀처럼 잘한 일보다는 못한 일이, 기쁨보다는 후회가 먼저 떠오른다. 이럴 때 떠오르는 선구가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선사의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다. 보름날 운문선사가 대중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그대들에게 지나간 15일 전의 일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15일 이후의 일에 대해서 한마디씩 해 보라.” 그리고는 대중들의 대답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다.” ‘벽암록’이라는 불멸의 선어
촛불을 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들어선 정부가 현 문재인 정부다. 그래서 ‘촛불정부’라 부르는 이들도 많다. 이런 국민적인 열망에 화답하듯 문재인 정부는 초기부터 평등과 분배를 우선순위에 두고 인권과 노동, 복지를 유독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있다. 집값을 잡겠다고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정부 출범 2년6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억5000만원이 상승했고, 전국의 땅값은 2000조원이 올랐다. 정부를 믿고 주택구입을 미뤘던 서민들에게는 악몽이 됐다.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세 값에
정치와 종교를 구분 못하는 덜 떨어진 정치인들이 많다. 김진표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치를 선교의 도구로 전락시켜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인물이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자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미 ‘반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2017년 11월, 종교인 과세 시행령이 입법예고 되자 김 의원은 느닷없이 이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미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입법예고 된 시행령마저도 조세형평성에 크게 미달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었다. 이런 배경에는 김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
2020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 당일 전날보다 기온이 무려 6℃가 떨어져, 서울 기준 영하 3℃를 기록했다. 수능한파의 속설이 증명됐다. 대입학력고사든 수능이든 포근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수능을 생각하면 시험장 들어간 자식을 기다리며 혹한에 꽁꽁 언 손을 모으고, 교문 앞에서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 된다. 그래서 수능한파는 매년 변함없이 되풀이 되는 하나의 절기처럼 인식되기도 한다.그러나 수능한파는 사실이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입학력고사가 수능시험으로 대체된 1993년부터 올해까지 총 26회의 수
찬바람이 인다. 가을이 끝을 향해 달린다. 산천을 물들였던 찬란한 계절은 곧 낙엽으로 떨어져 흙바닥을 뒹굴게 될 것이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성어가 있다. 체로금풍(體露金風)이다. 풀이하면 온몸으로 가을바람을 맞게 된다는 의미인데, 속뜻은 본래 자신, 즉 진면목이 드러난다는 깨우침이다.벽암록 27칙에 나오는 화두로, 한 스님이 묻는다. “나무가 마르고 잎이 떨어질 때는 어떠합니까?” 운문 스님이 답한다. “체로금풍이다.” 나무를 가렸던 무성했던 잎과 꽃들이 가을바람에 모두 떨어지고 나면 나무의 몸통이 드러난다. 몸통이 드러나는 것으로
기도가 없는 종교는 없다. 종교마다 기도에 대한 개념은 다르더라도 기도는 그 종교를 지탱하는 힘이자 원천이다. 특히 유일신을 따르는 종교일수록 기도는 가장 소중한 종교적 행위이다. 기도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기도를 통해 신의 은총을 구하거나, 뜻한 바가 이뤄지기를 갈구한다.기도는 불교에서도 중요하다. 관음기도, 지장기도, 참회, 축원, 발원문 등 수많은 기도들이 존재한다. 특히 아미타불을 따르는 정토신앙에서 기도는 수행의 시작과 끝이다. 모든 기도가 자신의 정화로부터 시작되듯이 참회와 발원, 그리고 자신을 넘어서
우리말 가운데 불교에서 온 용어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 하나가 아수라장(阿修羅場)이다. 악신인 아수라가 하늘의 신인 제석천(帝釋天)과 싸운 마당이라는 뜻인데 난장판이라는 의미다.요즘 개신교의 상황을 보면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정치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벌이고 있는 일들을 보면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최근 사랑의교회가 일반도로를 점용해 예배당을 지은 것에 대해 대법원이 취소 판결했다. 담임목사의 논문표절 의혹으로 교회바닥에 휘발유까지 뿌려가며 극한분쟁을 겪었던 사랑의교회는 2010년 서초구청의 비호아래 공
일본인이 노벨과학상 수상자에 포함되면서 일본은 역대 2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5위의 업적으로 기초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임을 여실히 드러냈다.일본의 노벨과학상 수상에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24명 중 18명이 지방대 출신이다. 수도권 대학의 3배나 많은 수치다. 대를 이어 가업을 잇듯이 한 우물을 파는 일본인의 특성이 발현됐다는 주장과 함께 각 지역 중심의 시장경제가 형성되면서 대학도 그런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