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恒有笑不喧擾 鳥而啼淚不見見 화항유소불훤요 조이제루불견견竹影掃階塵不動 月穿潭底水無痕죽영소계진부동 월천담저수무흔(꽃은 늘 웃어도 시끄럽지 아니하고/ 새는 울지만, 눈물을 볼 수가 없네./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먼지일지 아니하고/ 달이 못을 뚫어도 흔적이 없다네.)이 시문은 출처를 알 수 없다. 더러는 당나라 말 운문종(雲門宗)을 창시한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 선사의 오도송으로 알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운문 선사의 어록인 ‘운문록(雲門錄)’에는 이와 비슷한 표현조차 없다. 운문 선사와 목주도명(睦州道明 780~
“아난다여, 여래는 이제 늙어 삶의 마지막에 이르렀느니라.”그로부터 3개월 후 부처님은 열반에 들었다. 부처님의 병이 깊어졌을 때 아난다는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근심했다. 하지만 “목숨을 연장하여 이 세상에 더 머물겠노라 생각했다”는 말씀에 안도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비구들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열반에 든다는 것은 여래의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임을 알고 울컥했다. 아난다에게 부처님의 부재는 황량한 대지에 홀로 선 것 같은 아득함이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마지막까지도 아난다가 부처님께 의지하지 말고 스스
어떤 일에 있어 그것이 극치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도’의 경지에 들었다고 표현한다. 그림이나 글과 같은 예술작품일수록 그런 표현들은 흔해진다. 그렇다면 언어에 있어 간결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는 어떨까? 어떤 시들은 언어의 틀을 갖고 있지만 언어를 초월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여준다. 그런 시는 언어보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도’의 경지나 번뜩이는 깨우침의 세계를 보여준다.‘첫사랑’ ‘면면함에 대하여’ ‘성숙’ ‘수선화, 그 환한 자리’ 등의 시로 잘 알려진 고재종 시인이 불교의 선문답과 현대시의 교감을 다룬 에세이집 ‘
울산 남구 옥동 공원묘지 입구에 위치한 정토사(회주 덕진 스님)는 지난 2월26일(토) 울산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제5회 정토어울림합창단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정토어울림합창단은 정토사 불교대학 야간반 직장인으로 구성된 혼성합창단이다. 작곡가 강주현 씨가 맡은 이번 발표회는 ‘삼경에 피는 꽃’ ‘산사의 저녁’ 등 찬불가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아름다운 나라’ 등 가곡도 선보였다. 특히 정토사 회주 덕진 스님의 시노래집에 수록된 ‘어머님 교훈’ ‘우리는 좋은 인연’ 등을 선보여 감동을 더했다. 축하 공연
지금 현재,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명상이다. 따라서 정신적 사건인 생각과 감정도 관찰대상이다.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이 일어나고 변하는지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났던 일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지만 우리는 못 느끼거나 무시하고 살아간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명상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각은 통제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생각을 붙잡지 않고 ‘이것은 생각이야’라고 알아차리면 생각은 잠시 머물러 있다가 사라진다. 생각은 멈추려고 하면 더 나고 또
잠실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여성 김 모씨는 최근 들어서 피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바로 팔과 다리 부분을 포함해 몸 여러 곳에 닭살이라고 하는 우둘투둘한 돌기로 보이는 트러블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증상 때문에 김 모씨는 신경이 쓰이게 됐고 치료가 가능한지 알아보게 됐다.김 모씨가 앓고 있는 질환은 모공각화증이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흔히 모양 때문에 닭살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닭살은 공포를 느끼거나 소름이 끼치는 감정적인 변화나 갑작스럽게 추운 곳에 가서 온도변화를 느끼고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모공 안쪽에 있는 미
봄비가 내렸다. 봄눈을 기다렸지만 비가 내렸다. 오랜 겨울 가뭄에 간신히 목만 축인 정도다. 봄꽃을 피워내는 초목들에게는 그야말로 감로수 같은 비다.비 오는 산사는, 특히 봄비가 내리는 산사는 적막하다. 가만히 안개와 구름이 밀려오는 창밖을 보고 있노라면 온갖 번뇌 망상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산정상에는 구름이 나무들을 어루만지고, 계곡의 안개는 겨울의 묵은 때를 벗겨내 봄을 맞는다.비가 멈춘 아침 산사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살아 있어서 고맙다는. 아직은 얼음이 떠 있는 낙하담 바위틈 어디선가 개구리
나는 꿀벌치기이다꽃 따라 전국을 떠도는 양봉옹(養蜂翁)4월엔 유채꽃 노랗게 물든 제주 바닷가로5월엔 아까시 꽃 흐드러진 담양 병풍산에서6월엔 때죽나무 꽃 알알이 핀 통영 사랑도비닐 천막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산새들과 잠이 들어도세상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게 없는나는 꿀벌치기이다7월엔 밤꽃으로 수놓은 단양 흰봉산으로8월엔 싸리꽃 낭창거리는 고성 건봉산 기슭에서9월엔 들국화 향기 그윽한 여주 남한강 변(邊)사십 평생 전국 산야를 떠돌아다니며지도 같은 주름을 얼굴에 새기고꽃 따라 웃는나는 꿀벌치기이다(이종만 시집, ‘양봉 일지’, 실천문
전국 사찰들이 출가·열반재일을 맞아 부처님 삶과 가르침을 기리고 찬탄하기 위해 집중수행, 기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석가모니 부처님이 이고득락(離苦得樂)을 목적으로 출가한 출가재일(음력 2월8일)과 열반에 든 열반재일(음력 2월15일)은 부처님오신날, 성도재일과 더불어 불교 4대 명절로 꼽힌다. 부처님은 육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들의 생로병사 고통에서 건지겠다는 원력으로 출가했고 용맹정진 끝에 깨달음을 얻어 40여년간 중생교화를 위해 전법한 뒤 열반에 들었다. 일주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출가·열반재일은 부처님을 닮고자
사단법인 대한불교청년회가 인천 지구 재설립을 계기로 전국 포교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대한불교청년회(회장 장정화, 이하 대불청)는 2월18일 인천불교회관 2층 교육관에서 현판식을 열고 인천지구 재설립을 선언했다. 대불청 인천지구는 지속적인 불자 감소와 지도스님의 부재로 법회를 진행하지 못하는 등 포교에 어려움을 겪어 1997년에 활동을 중단했다. 대불청은 이번 재설립을 계기로 전국 포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청년 불자 포교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장정화 대불청 중앙회장은 “인천 지구의 재설립은 올해 대불청의 목표인 지구, 지회 활성화의
앞에서 상좌부의 니카야에 이미 보살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는 이제 우리에게 널리 퍼진 하나의 오해에 대해 먼저 해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그 오해란 대승불교가 보살의 이념 아래 붓다의 상태를 목표로 하고 이는 이타에 중점이 놓인 것이지만, 반대로 소승의 아라한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이는 자신만의 해탈을 지향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구별은 널리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하나의 도그마처럼 받아들이지만 많은 경우 이는 과도한 단순화일 것이다.상좌부 경장 중 특히 제5부 ‘쿠다카 니카야’(小部)에서 보살이란
정부가 지방세법시행령을 개정해 전통사찰보존지에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부과하려던 방침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전통사찰의 운영 및 공양물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는 재산세 합산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시행령 개정 이전인 ‘분리과세’ 대상토지로 환원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장)은 2월18일 전통사찰 보유 토지분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전통사찰이 사찰의 존립과 종교활동에 필수적인 운영 및 공양물 생산에
입춘이 지난 2월은 꽃 없는 봄이다. 사람들이 겨울은 갔고 봄이 곧 올 것임을 예감해버린 탓이다. 그렇다고 봄을 애타게 혹은 유별나게 기다리는 사람도 없다. 다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켜볼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봄은 슬그머니 우리의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때 ‘봄’은 아마도 ‘꽃’일 터이다. 마음은 벌써 그 꽃밭에 가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막상 그를 만났을 때보다 더 가슴 설렜던 경험은 일찌감치 우리의 추억이 되었음을 안다.추위가 안부를 물으러 온 입춘에게 완전히 뒷덜미를 잡혀버린 모양새다. 한강까지 얼어붙
원효의 저술편년을 통해 불교사상의 변화과정을 추구할 때 어려운 문제가 저술의 종류와 분량에 대한 이해부터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원효 저술의 목록작성이 추진되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근거가 된 장소록(章疏錄)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어떤 것에 의거할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목록 작성자의 견해 차이 못지않게 근거하는 자료 자체의 기술이 모호한 곳이 많은 데에 말미암은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원효의 저술이 몇 부 몇 권이라는 것을 확정할 수 없다. 그 결과 저술의 종류는
김포에 거주하는 J씨는 최근, 어지러움에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많아졌다. 이따금씩 발생하던 이명이 횟수가 잦아지면서 어지러움이 함께 오기 시작한 것이다.돌발성 난청이란 주로 30~50대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갑자기 청력이 저하되거나 아예 들리지 않는 증상을 동반한다.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명이나 귀가 꽉 찬 느낌, 현기증, 구역질 같은 부작용이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이러한 난청 질환에는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제가 주로 처방된다. 혈관확장제나 항바이스러제, 혈액순환개선제 등을 교차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최
최근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많은 이들이 취미로 헬스, 축구, 농구 등 운동을 즐기고 있다. 겨울철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스키, 스노보드, 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점프 후 착지,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또는 정지하는 상황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십자인대파열은 운동 선수에게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 스포츠 인구가 증가하며 일반인에게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의 약 7~80%가 비접촉성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조계종)의 승려법은 승려(비구·비구니)가 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3가지 자격을 요한다. 20세 이상일 것, 고졸 이상일 것, 종단에서 설치하거나 지정한 승가대학 또는 기본선원 과정을 이수할 것. 승려가 될 수 없는 결격사유도 있다. 속세 관계를 끊지 못한 경우, 금치산 및 한정치산의 경우, 경제적 파산, 형법상 피의자이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파렴치범의 전과, 난치병이나 전염병, 정신 또는 신체 조건이 부적당한 경우 등이다. 승려가 되려면 세속의 기준만으로도 중등 이상의 교육을 받은 성인으로서
“안내말씀드립니다. 지금 장애인단체에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어 열차운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급하신 분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주십시오.” 며칠 전 지하철 안내 전광판과 함께 반복적인 역무원의 멘트는 촉박한 출근길 시민들의 불만과 보통의 삶을 위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의 승강장 집회현장을 팽팽하게 분리하고 있었다. 찰나 생각이 많아진다. ‘왜 하필 출근시간에…’ 혹은 ‘얼마나 간절했으면…’ 나에겐 보통인 일상이 누군가에겐 치열하게 쟁취해야 하는 삶, 같은 하늘 아래 세상은 다르게 실존하는 듯하다.2
세상은 늘 시끄러움 속에서 질서를 찾아간다. 비록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 않지만 우리는 의무와 권리를 이행하면서 현재를 살아나간다. 누구든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시끄럽고 질서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즉 의무는 다하되 권리는 모자라듯 행사해야 자타(自他)가 모두 평안하게 된다.언제부턴가 우리는 물질적 손익 계산을 선두에 두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풍부한 자원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을 부자라 하고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즉 물질적인 손익 계산이 지혜로운 삶보다 우선시된 것이다. 반면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사랑하는 사람과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자비와 연민, 보살의 마음을 일으키는데 있어 최고의 경전으로 꼽히는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에 나오는 게송이다. 사랑할 대상은 많다. 친구, 배우자, 부모, 자식, 환경, 생명, 지구, 우주. 무엇을 소중히 생각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대상은 다를 것이다. 불자라면 부처님일 것이고 부처님이라면 중생일 것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그 무엇이라도 좋다. 다만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 생을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