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밤에 찬란히 이는 머리 위 하늘의/ 별들이 내려주는 촉촉한 이슬에/ 지혜가 늘고// 갑자기 때로 불어치는/ 바람과 비바람과 폭풍과 번갯불의 시련에/ 의지가 굳는다// 숲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쓰다듬어 애무하며/ 숲은 늘 위로 들어 소망하고/ 고개 숙여 명상한다. 무릎 꿇어 기도한다// 언제나 먼/ 푸른 바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총총하고 장엄한/ 별이 박힌 하늘에로 푸른 꿈을 꾼다…’(박두진 시, ‘숲’에서)장산(萇山·634m) 7부 능선에 자리한 절이 내어 준 작은 쉼터에 앉아 눈을 감는다. 숲을 채우고도 넘쳐난
화엄사 기록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과 구례 화엄사가 5월17일 충무로 영상센터 불교학술원장실에서 디지털 화엄사지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업무협약의 주 내용은 화엄사 기록물의 집대성이다. 두 기관은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사업을 진행해온 불교학술원의 노하우와 화엄사의 풍부한 기록유산을 접목해 디지털 화엄사지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화엄사가 이번 사업의 첫 주자인 만큼 모범 사례로 만들어 전국 사찰 디지털 불사에도 힘을 모아나갈 방침이다.올해 3월 화엄사 기록유산
염불수행도량 세종 장군산 영평사(주지 환성 스님)가 창건35주년과 부처님 진신사리 영평보탑 봉안을 계기로 사찰의 중흥을 발원하며 만일기도를 입재했다.조계종 제6교구 영평사는 5월15일 대웅전에서 공덕사 해연 스님과 세종 송림사 회주 덕운 스님과 한덕희 영평사 신도회장, 이우석 불교대학 총동문회장, 박노광 세종운불련회장 등이 동참한 가운데 만일기도 입재식을 봉행했다.영평사 만일기도는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며 ‘참불사’ 회향을 발원한다. 회주 환성 스님에 의하면 ‘참불사(眞佛使)’는 부처님 마음으로 주변에 공덕을 짓는 참된 불자들이
말기 암 판정에도 의젓하게 “생사가 여여하니 슬퍼하지 말라”며 내게 “내가 죽으면 울지 말고 노래를 불러 달라”고 말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말기 암이란 것을 자녀들에도 말하지 않고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1년을 넘게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던 남편. 수십년을 손잡고 다니던 원각정사 법회가 코로나19로 멈추고 난 뒤 1년 넘게 가지 못했는데 오늘 다시 법회가 진행되어 참석했다.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막내아들이 데려다 주고 끝난 뒤엔 넘어지면 다친다며 항상 손을 잡아주던 남편 없이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2016년 1월24일, 눈이 내리는 날]아침에 아빠랑 동생이랑도서관 가는 길.엄마는 매일 새벽기도를 가시는데눈이 많이 내리면 걱정이 된다.길이 미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엄마가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그 추위 많이 타는 엄마가새벽마다 기도를 가신다.무엇을 위해 기도하시는 걸까.알 수는 없지만나라도 그런 엄마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드리고 싶다.엄마의 모든 바람이 다 이뤄지길….집안 정리를 하다 딸이 쓴 일기를 보았다. ‘새벽기도하러 나서는 엄마가 걱정된다’며 쓴 일기를 읽어보니 불자로 살아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요즘 흔히 쓰는 말 중에 ‘레전드’가 있다.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룬 이를 칭하는 말이다. 오랜 기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으며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에게 붙이는 찬사이기도 하다. 차승재(63, 송하) 동국대 영상대학원 영화영상제작학과 교수는 한국영화계의 레전드다. 한국영화의 중흥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수많은 명작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태어났다. ‘돈을 갖고 튀어라’(김상진 감독, 1995년) ‘비트’(김성수, 1997) ‘8월의 크리스마스’(허진호, 1998) ‘처녀
정부가 2017년 10월 국무회의를 통해 음력 4월8일을 ‘부처님오신날’로 공식명칭을 변경했음에도 여전히 대다수 언론들이 ‘석가탄신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 보도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교계의 오랜 노력 끝에 변경된 ‘부처님오신날’ 공식명칭이 다시 ‘석가탄신일’로 회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부처님오신날’ 명칭변경에 대한 안내는 물론 불교계 차원에서도 ‘부처님오신날’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뉴스를 비롯해 조선일보, 뉴시스, 중앙일보, MBC,
“강아지가 있었는데 죽었어요. 어떻게 하면 안 슬플까요.”어린아이가 단상 위로 올라와 마이크를 들고 숨을 크게 몰아쉰다. 아이가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자 틱낫한 스님은 “참 어려운 질문이구나”하며 말문을 연다.곧이어 스님은 “하늘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구름이 있지? 구름이 사라지면 비가 된단다. 강아지도 똑같단다. 죽은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 있는 거야”라고 답한다. 그러자 상기됐던 아이의 얼굴에 어느새 맑은 미소가 번진다.5월12일 개봉하는 ‘나를 만나는 길’(Walk with Me)은 프랑스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 일상을
순간이었다. 꺾인 발의 모양이 낯설어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하고 보니 발이 예사롭지 않았다. 온갖 상식을 동원해 얼음찜질을 하고 심장보다 높이 두며 정성을 다했지만 걸을 수가 없었다. 발등 뼈가 부러진 것이다. 단 몇 걸음의 거리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고, 계단이 큰 산처럼 느껴졌다. 작은 움직임에도 퉁퉁 붓는 탓에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늘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순간 불안이 올라왔다. 존재조차 몰랐던 인터넷 골절카페를 드나들며 위로받았다.
성철 스님 탄생성지 산청 겁외사(회주 원택 스님)에 모든 국민들의 통일 염원을 담은 통일기원비가 건립됐다.‘성철 스님 문도회’와 원택 스님은 4월21일 겁외사 앞 사면불을 모신 광장에 성철 스님의 ‘통일을 바라며’를 새긴 법어비를 세웠다. 2001년 창건된 겁외사에 2014년 성철스님기념관이 조성되고, 지난해 사면불 낙성에 이어 통일기원비가 건립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성철 스님 탄생성지로서의 사격을 갖추게 됐다.비에 새겨진 ‘통일을 바라며’는 성철 스님이 1989년 3월1일 종교인연합회에 내린 법어로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
사부대중의 생명평화 염원을 간직한 채 회향한 생명평화법당이 용인 원각사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용인 원각사(주지 주혜 스님)는 4월17일 경내에서 ‘생명평화법당 석가모니 부처님 점안식’을 봉행했다. 점안식은 주지 주혜 스님을 비롯해 봉화 청량사 주지 운담, 백령사 주지 돈각, 조계종 사업국장 법수 스님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참석했다.생명평화법당은 2012년 3월28일 조계사에서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를 5대 결사로 삼아 시작한 생명평화 천일기도 회향식에서 현판을 달고 문을 열었다. 이후 2015년 대한민국 민중총궐기 주도혐
국회가 사찰 문화재관람료 징수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문화재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이에 따라 1967년 정부가 사찰경내지를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에 편입하면서 비롯된 국립공원 사찰 문화재관람료 징수 논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국회는 4월15일 395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정청래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문화체육관광위가 일부 내용을 수정해 상정한 ‘문화재보호법 일부개정안’을 재석 225명 중 찬성 214표, 기권 11표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공포 이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개정안은 여야가 대선
대한불교조계종 광주 여의산 무각사(주지 청학 스님)가 4월12일 ‘무각사 중창불사 대적광전 삼존불 원불 점안법회’를 봉행했다.500일 기도 회향과 함께 열린 점안법회는 대적광전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 전통불복장작법 보유자 도성 스님을 법주로 진행됐다. 점안의식에는 조계총림 방장 현봉 스님을 비롯해 무각사 회주 청현 스님 등 고승 대덕이 증명법사로 참석했다. 120평 규모의 무각사 대적광전에는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의 삼존불과 함께 3389위의 원불이 함께 봉안됐다. 주지 청학 스님은 이날 회향한 500일 기도에 앞서
광주 무등산 문빈정사(주지 석장 스님)가 4월6일 문빈정사 대웅전 앞마당과 보은각에서 창건주 장문빈 거사 35주기 다례재를 봉행하고 흉상을 제막했다.제막식에서 주지 석장 스님은 “창건주 장문빈 보살은 큰 원력과 지극한 정성으로 절을 창건하여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에 희사하셨다”며 “문빈정사 신도들은 장문빈 보살님이 있어서 불법을 만나고 수행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장문빈 보살은 1893년 생으로 1969년 광주시 동구 학운동에 사찰부지 813평을 매입하여 1972년 대웅전, 칠성각, 보은각, 종각, 요사
이슬이 무지개처럼 빛나고 있었다. 도량은 이른 아침부터 기도를 위해 찾아온 차량들로 가득했다. 종무소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던 불자들은 또르륵 울리는 목탁소리에 법당으로 올라가 두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도심 수행도량 서울 상도동 보문사(주지 지범 스님)가 4월3일 ‘2차 1029일기도’ 입재 법회를 봉행했다. 보문사는 전국 수좌스님들과 불자들이 정진할 수 있는 수행공간을 마련하고자 2019년 5월5일 ‘1차 선원불사 1029일 기도’를 입재, 올해 2월27일 회향했다. 한 달간 휴식기를 거친 뒤 선원불사의 원만회향과 영가천도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만족스러운 순간을 늘 마주한다. 그럼에도 그것에 진정으로 고마워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매달리고 문제 해결에 집착한다. 우리 뇌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많이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붓다브레인’의 저자 릭 한슨은 우리 뇌가 “나쁜 경험에 대해서는 찍찍이 테이프 같고, 좋은 경험에 대해서는 테프론 같다”고 했다.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부정적 편향’이라고 한다. 우리가 부정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균형 잡힌 알아차림을 발달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봄을 시샘하듯 세차게 불어온 바람도 불자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 추위를 가르고 울려 퍼진 범종소리에 하나 둘 모여든 불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문수보살과 오백나한을 염원하며 삼매에 빠졌다.참선수행도량 서울 삼각산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가 3월29일 경내 대적광전에서 ‘문수‧나한 33일기도’ 회향 법회를 봉행했다. 화계사는 2월25일 문수‧나한기도를 입재하고 33일간 매일 기도 정진해왔다. 수암 스님에 따르면 화계사의 문수‧나한 기도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나한의 명호를 염송함으로써 모든 중생이 보리심을 내어 바른 생각‧
세계의 평화와 나라의 융성과 만민의 함락을 간절히 간절히 기원합니다. 오늘 일기도 고르지 않는데, 문재인 대통령님 내외분과 각계각층의 어르신들이 이렇게 많이 참석하여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고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오늘 종도 여러분들께서는 동중에 공부하는 분들이 정중의 공부를 망각한다거나, 정중의 공부하는 것들이 동중에 공부하는 것을 도외시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판과 사판이 따로 없고 동중에서 공부하는 것과 정중에서 공부하는 것이 따로 없어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우리 대한불교는 호국불교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 시
조선시대 불교전적 1214권에 담긴 인물 9만3415명 정보가 ‘조선시대 불서인명 DB(데이터베이스)’로 탄생했다. 3월14일 동국대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kabc.dongguk.edu/budna/index)에 공개된 불서인명 사전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순천대 남도문화연구소(소장 이욱)가 지난 3년간 조선시대 간행된 불서 1214권의 인명을 수집해 연구자들의 검토를 거친 결과물이다. 불교전적에 담긴 인명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지학적 특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조선불교 연구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
서울 불광사·불광법회(주지 진효 스님)이 3월10일 경내 보광당에서 ‘출가재일 법회’를 봉행했다. 출가재일을 스님의 날로 정해 승보공양을 올려온 불광사는 불교 4대 명절인 출가재일·열반재일 주간을 맞아 스님들은 출가수행의 원력과 가치를 되새기고, 재가자들은 올바른 신행활동에 대한 서원을 통해 신심을 고양하기 위해 법회를 마련했다.승보공양의식은 주지 진효 스님이 출가의 고귀한 뜻을 새기는 의미에서 부처님 전에 헌화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승보공양회 회원들이 부처님 전에 봉정한 공양물을 퇴공해 불광사 사중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렸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