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 스님이 가고 100년 후 쇠락일로를 걷던 조선 불교계에 중흥의 싹을 다시 틔운 걸출한 인물이 태어났으니, 그분이 환성지안(1664~1729)스님이다. 그는 춘천에서 태어나 15세에 출가하여 상봉정원(霜峯淨源)에게서 구족계를 받고, 17살에 월담설제(月潭雪霽, 1632~1704)에게 찾아가 가르침을 구한다. 월담은 한눈에 지안의 됨됨이를 알아보고 의발을 전한다. 이후 지안은 청평사(淸平寺)에서 선과 교를 겸비해 수학하다가 크게 깨닫게 된다. 그리고 무너진 청평사를 재건하다가 절 아래쪽 연못에서 오래된 비석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
많은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종교가 박해의 시련을 뚫고 자라난 꽃임을 자랑스러워하며 순교자들을 성인(聖人)으로 받든다. 돌아보면 한국불교가 겪은 시련의 역사가 그들 못지않고, 신념을 지키다 억울하게 사라진 불교도들 역시 그들 못지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쓰러져간 이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노고에 감사하는 불교인은 현재 그리 많지 않다.조선개국 후 쇠락한 불교문정왕후, 보우 스님에게불교 부흥의 역할 맡기자유생들 ‘요승’이라며 공격왜일까? 삶을 한바탕 허수아비 놀이마당쯤으로 여기는 불교도들의 시각 때문일까? 지배자들의 역사관에 침묵으로 동조하
10월2일 출마의 변 발표전국비구니회 체질 개선총재·원로 스님 운영안도 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 선거에 유력후보로 출마한 자민 스님이 10월2일 출마의 변을 통해 회장 후보 출마에 따른 공약을 발표했다.자민 스님은 특히 전국비구니회 총재·원로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운영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어른 스님들이 운영 주체로 참여해 전국비구니회의 주요 현안을 직접적으로 처리하고, 비구니회의 위계질서를 바로잡겠다는 복안이다.스님은 또 조계종과 선학원 간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결심도 밝혔다. 자민 스님은 “조계종과 선학원이
2015 가을 관광주간을 맞아 1만원으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전국 75개 사찰에서 진행된다.문화사업단, 10월19일~11월1일관광주간 맞아 전국 75개 사찰서1만명 대상 행복만원템플스테이템플스테이 체험기·사진 공모전도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진화 스님)은 문화체육관광부가 10월19일~11월1일 진행하는 가을 관광주간에 맞춰 ‘행복만원(幸福滿願)템플스테이’를 실시한다. 행복만원 템플스테이는 ‘만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만원’은 참가 요금인 동시에, 불보살을 향한 발원의 기간을
조계종 16교구 고운사(주지 호성 스님)가 사찰음식문화제를 개최하고 한국사찰음식 대중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의성 고운사, 10월10일‘사찰음식문화제’ 개최무료 시식·산사 음악회농산물 판매장도 마련‘2015 한국사찰음식문화제’가 10월10일 의성 고운사 경내에서 개최된다. ‘자연의 지혜를 담은 고운 발효음식’을 주제로 한국사찰음식문화협회(이사장 호성 스님)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문화제에는 부석사, 축서사, 봉정사, 연미사, 청량사, 서악사, 석수암, 영주포교당, 대원사 등 16교구 말사들이 참여해 사찰 별 특화사찰음식을 자랑하
덕청 홀로 오대산에서 정진중요한 수행 전환점 맞을 때주굉이 찾아가 며칠 간 대화덕청, 두고두고 감사마음 전해주굉 정토로 떠난 지 2년 뒤덕청, 운서사로 찾아가 참배탑비명 쓰고 제자들에 법문덕청 죽은 뒤에도 육신 온전지금은 남화사 조전에 모셔“지난번 제가 오대산에 머물 때 스승께서 찾아오셔서 큰 자비심으로 저를 이끌어주셨습니다. 그 후 스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제가 오대산을 떠나 남쪽으로 만행을 떠났을 때 스님을 뵙고자 했으나 저의 업력이 동쪽 바닷가로 이끄는 바람에 부득이 찾아뵙지 못했습니다.이곳(광동)에서 10
사찰의 영역을 뜻하는 사역(寺域)을 나타내기 위해 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까지는 당간지주를 세워 그 입구를 표시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그 역할을 일주문이나 불이문 등이 대신했다. 사역은 넓은 의미의 사찰 전체 구역을 뜻하는 말이고, 경내(境內)라고 할 때는 특히 금당과 법당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한정해서 가리키는 게 보통이다. 평지 가람의 경우 사천왕문 등을 들어서면 경내에 들어서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지 가람은 산에 자리한 입지적 특성상 문 대신에 대개 누(樓)를 통해 경내로 들어서게 되
사찰의 지팡이 설화는 이 땅에 불교의 정착과정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귀중한 통로이다. 우리 민족은 다른 문화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연물을 숭배하는 토속신앙을 재래로부터 전승해 왔다. 선조들은 천지(天地), 일월(日月), 성신(星辰), 산천(山川)을 숭배하였고, 이와 같은 숭배의 대상들은 이 땅에 불교가 전래함에 따라 일부는 불교에 융화되었고, 일부는 민속으로 전승되거나 무교에 수용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수목숭배 수용한 흔적은신중탱화 그림에서 확인내소사·영국사 당산제에는전통적 수목숭배 엿보여 고승 대덕의 지팡이 설화12곳 사
봄이라지만/ 싸늘한 바람 더하고/ 시야에 먼 바다/ 이리도 푸르고도 푸른지님의 외침일까/ 가버린 추억의 채찍일까/ 바람에 나부끼는 노랑리본“…”그늘진 세상/ 빗물 같은 하소연…/ 다 펴지 못한 한 송이 꽃어디쯤일까?/ 소식 몰라 오늘도/ 돌아서는 발걸음이어라. -‘팽목항 오늘’지난 봄, 미처 펴보지도 못한 청춘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지 1년여 만에 진도 팽목항을 찾았던 스님은 그날 그곳에서의 마음을 이렇게 풀어냈다. 마음의 언어를 통해 바라보는 선의 세계를 그려온 제운 스님이다. 그동안 마음의 언어인
지난 5월9~10일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공업도시 울산의 연등축제 규모는 상당했다. 수십 사찰이 각각 주제가 있는 체험의 장을 열었고 불자들이 직접 만든 먹거리의 풍성함에 출출할 틈도 없었다. 팔도 특산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고 장엄등은 저마다 화려함을 겨루듯 위풍당당했다. 그 풍경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사찰 소속 아니고 사무실도 없어누구나 동참해 순례·기도·봉사 ‘회장’ 명함 대신 ‘리더’ 자칭‘문자’ 수 백통으로 순례 공지 회계 4명 뿐 ‘자율 참가’ 원칙 계획에서 준비까지 직접 챙겨
템플스테이를 통해 느낀 감동을 조근 조근 풀어낸 에세이집이 발간됐다.4명 여행 작가 직접 체험한템플스테이 감동을 풀어내공식홈페이지·온라인서점서e-book으로 무료 다운로드도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진화 스님)은 템플스테이를 통해 느낀 위로와 건강, 비움과 꿈의 메시지가 담긴 힐링 에세이 ‘아름답고 생동감있는 여행을 당신과 함께 나눠요’를 발간했다. 유철상, 김혜윰, 이종배, 이강 등 4명의 여행작가가 ‘아생여당’ 템플스테이를 떠나 직접 보고 느낀 점을 담은 템플스테이 안내서다.2014년 6월 런칭된 템플스테이 패밀리 브랜드 ‘아생여당
금강산서 수행한 뛰어난 고승불경은 물론 사서삼경도 통달문정왕후 간곡한 요청 수락쓰러져가는 불교중흥에 진력승과 부활 및 선교양종 복구5000여명에게 정식 승려 길서산·사명당 등 인재도 발탁음해로 제주 유배 후 순교“이미 공문(空門, 승가)에 들었으니 크게 앓는 사람이 되고, 차라리 옳음을 위해 죽을지언정 헛되이 살지 말라. 평소 성현을 스승 삼아 행동하되, 추하고 어리석게 한 평생을 허비하지 말라.”신묵(信黙) 등 제자들은 스승 허응보우(虛應普雨, 1510~1565)를 참으로 희유한 존재로 여겼다. 사슴처럼 두려움이 많아 보이다가도
원어민 선생님과 도심 속 절에서 하룻밤서울 국제선센터원어민 선생님과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도심 속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어떨까. 서울 목동 국제선센터가 여름방학을 맞아 7월24~26일 ‘어린이 영어 템플스테이’를 마련했다. 초등학교 4, 5, 6학년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2박3일 프로그램이 알차다. 마음을 그려보고 연등도 만들고 절에서 생활하는 스님들 일상을 엿보기도 한다. 특히 원어민과 간단한 영어로 소통하면서 학습하는 시간이 있다. 매주 토요일 담마클래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외국인 강사 4명이 지도한다. 영어가 가
조선총독부는 조선 병탄과 함께 사찰령(1911년)을 통해서 사찰의 재산을 관청의 소유물처럼 통제하였다. 사찰의 산림도 예외는 아니었다. 병탄 이전까지 개개 사찰이 필요에 따라 시행해오던 임목의 벌채 행위는 금지되었고, 임야의 매매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임목의 벌채와 임지의 처분은 조선총독부의 허가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사찰림에 대한 이러한 허가 절차는 광복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하였다.총독부 사유림 벌채원에벌채상황 기록으로 남아21년 동안 645건 허가지역별 경남 가장 많아일제의 불교계 통제정책사찰의 재정불안 이어져불사·분담금 때
찰은 ‘사원이 관리하는 임야’를 조선말까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주권을 잃은 병탄 이후에 사원이 관리하는 임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답은 일제강점기에 진행된 산림 소유권의 형성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삼림법과 임적조사 통해산림소유자 대략적 파악‘조선임야조사령’ 마련해연고제시하면 소유 인정숲 소유권 확보위한 노력송광사의 ‘산림부’서 확인산림 소유권의 형성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우리나라 최초로 제정된 ‘삼림법’(1908년)에서 시작하는 것이 옳은 순서다. 통감부 통치시기에 제정된 삼림법은 산림을 제실림(帝室林), 국유림, 공유림,
조선시대 말기(1910년)의 사찰 숲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아쉽게도 각 지방의 사찰들이 어떤 숲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조계산송광사사고 산림부’와 같은 기록들이 여타 사찰에서도 전해졌으면 그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유추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그와 유사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조선 말기 1,300여 개소의 사찰이 관리(또는 소유)했던 숲의 상황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1912년 일제총독부 남긴‘조선임야분포도’서 확인사찰숲 위치와 영역 표기사찰의 산림 소유권 확인황폐해진 사원 소유 산림유림이 사찰숲
불교미술 가운데 본질적으로 가장 화려하게 만들어지고 꾸며지는 것이 사천왕상(四天王像)이다. 대체로 불보살상이나 다른 불교조각 등은 모두 외형이 검박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일관되게 마련이다. 불상에 내재해 있는 자비와 위엄 그리고 섬세함도 이런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 있다. 그래야 불보살 본래의 면목에도 부합하고 이를 본 사람들도 감복해 귀의하는 마음이 우러나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사천왕상소조 아닌 목조상으로 희소가치1515년 조성기록 명확히 전해져신라·고려 양식 전통 갖추면서조선 후기 양식 선도하고 있어불교조각사 비중 매우
조선 조정의 산림시책은 주로 소나무재와 땔감의 원활한 조달에 초점을 맞추었다. 건축재와 조선재로 쓸 소나무 조달용 산림시책은 송목금벌(松木禁伐)로 통칭되는 소나무 행정[松政]이었다. 연료조달 시책은 조정의 각 관사에 쓸 관용 땔감은 관용시장(官用柴場)에서, 각 능원용 땔감은 향탄산에서 조달되게끔 분리하여 시행했다.왕실능원 땔감 조달 위해사찰숲 향탄봉산으로 지정경기 일원 몰려 있다가 조선후기 남부지방 집중사찰이 지정을 요청하고산림관리까지 직접 맡아산림황폐의 비극상황에서양반 수탈 피할 유일 대안조선 조정은 능원의 향탄산을 대부분 경기
13살 때 양주 회암사로 출가19살 때에 화두 참선 시작목숨 건 수행으로 큰 깨달음원나라 건너가 석옥과 법거량임제법맥 잇고 가사 등 받아고려로 돌아와 불교중흥 매진공민왕도 전폭적인 후원·지지개혁 주창한 신돈과 큰 갈등82살에 가평 소설산에서 입적오늘날에도 조계종 중흥조 추앙 “(저 태고는 석옥 대화상을) 떠나온 뒤 하루도 우러러 사모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다음해 봄에 다시 나아가 종신토록 모시려 하오나 혹 업연(業緣)에 얽혀 원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가더라도 한결같이 가르침에 의지해 나와 남을 이롭게 하
국내 최고 수령으로 알려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의 우수한 유전자를 영구보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문화재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은 4월2일 “천연기념물 중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등 수령이 오래되고 큰 나무의 유전자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DNA 추출을 통해 복제·육성키로 했다”고 밝혔다.천연기념물 유전자원 보존 사업은 평균 800년 이상의 수령과 높이 20m, 둘레 8m 이상인 노거수(老巨樹)의 우량 유전자를 보존하고 그 혈통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사업 대상은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와 용동 영국사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