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 대사관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왔다. 문정관(Cultural attache)으로부터 온 것인데, 미 국무성 교환교육계획에 의하여 한국 법조인과 법학교수 중 미 국비유학생 선발시험을 실시한다는 공고문으로, 법조자격이 있거나 대학의 조교수 이상 교수로 재직 중인 자 중 지원자에 대한 선발시험을 거쳐 2인을 선발하니 뜻이 있는 자는 소정서류를 갖추어 미국 대사관 문정과에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 유학 갈 대학은 미국 댈러스에 있는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Schoo
복싱 체육관에서 ‘도장깨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알아보니 일본에서는 제법 역사가 있는 뒷골목 용어인 모양이다. 뭐 그렇다 치고. 요즘에는 방송용어로도 흔하게 사용되는 핫(hot)한 유행어가 된 듯하다. 장윤정의 도장깨기나 지역 맛집 도장깨기란 프로그램도 있으니까 말이다. 재밌는 것은 도장깨기가 선객들이 서로의 공부 머리를 가늠해보던 이른바 ‘법거량’과 정확하게 같은 취지의 말이라는 점이다. 힘으로 누가 더 센지를 겨뤄보는 것이나 말로 누가 더 깨쳤는가를 시험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뜬금없이 이런 말을 꺼낸 것은
티베트를 방문해 ‘인권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마치 티베트에 인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게 발언한 것에 대해 공인으로서 적절치 못했다”라며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께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이 짚었듯 티베트 내의 인권탄압은 70년 전의 일로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10월 중국공산당은 ‘티베트 해방’을 발표하고는 티베트 동부를 함락했다. 티베트는 결국 중국이 제시한 ‘중국-티베트 간 17조 평화협정’에 사인했다.(1951) 그러나 평화와 해방, 개혁
“우리나라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동시에 종교를 이유로 그 어떤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이 특정종교에 편향되거나 불교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심지어 불교가 포함된 우리 역사까지 왜곡하는 등 반헌법적 행위를 빈번하게 자행하고 있습니다. 다종교가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행위는 종교는 물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법보신문은 공공기관 등에서 자행되는 종교편향 및 역사왜곡 등을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해왔습니다. 법보신문의 이 같은 보도는 종교 및 사회적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
‘개인주의’를 서구의 특정한 불교도 집단과 연관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웬디 캐지(Wendy Cadge)는 유럽과 아시아 조상을 둔 미국 테라바다 불교단체들을 비교, 연구한 바 있는데, 그것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민족지학적 원형들(ethnographic archetypes)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그녀에 따르면 유럽·아메리칸 불교도들은 아시아·아메리칸 불교도들 못지않게 자신들의 집단 내·외부에서 활발한 인간적 유대관계를 맺으며, 사회문제의 개입과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아시아·아메리칸 불교도들보다 더 개인주의적
사람들이 성내며 쫓아와 돌을 던져도 ‘그대들 모두 성불하리라’고 말하는 상불경보살품(常不輕菩薩品·제20품)부터 불길 속에서 자신의 몸을 바쳐 공양하는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제23품)까지…. 700년 전 당대 최고 사경승이 쪽물 들인 감지(쪽빛 종이) 위에 금가루·은가루로 아로새긴 고려 시대 사경(寫經) 한 점이 고국으로 돌아왔다.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6월1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인 개인 컬렉터가 소장했던 14세기말 ‘묘법연화경 권제6′을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왔다”며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사경은 금가루나
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 조실에 조계종 원로의원 지명스님이 추대됐다.법주사(주지 정도 스님)는 6월15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조실에 지명 스님을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결의했다. 회주에는 도공 스님, 율주에는 무상 스님을 추대하기로 결정했다.지명 스님은 “인화와 화합을 바탕으로 모든 대중이 수행정진해 나간다면 산중에 수행풍토가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법주사를 중심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진표율사의 미륵사상과 유식사상, 금오 스님의 선사상과 수행정신이 한국불교에 올곧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지명 스님은 혜정 스님을 은
일붕 스님의 탄신 109주년을 기념하고 원적 27주기를 추모하는 법회가 열린다.세계법왕일붕문도중앙회는 6월26일 의령 일붕사에서 ‘세계법왕 일붕존자님 탄신 109주년 기념 및 원적 27주기 추모 대법회’를 봉행한다. 세계법왕일붕문도중앙회는 “세계불교 법왕청 초대 법왕을 역임한 일붕 서경보 존자님의 탄신 109주년 기념식 및 원적 27주기 추모 대법회를 봉행한다”며 “국내외 계신 일붕문도는 물론 불자들도 두루 동참해 법석을 빛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1914년 제주도에서 출생한 일붕 스님은 19세가 되자 산방굴사에서 혜월 스님을 은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결혼한 해 늦가을에 접어들자 군법무관후보 징집영장이 나왔다. 이듬해인 1957년 3월 초 서울 외곽에 있는 30예비사단으로 입대하라는 것이다. 상공부에서는 1년의 수습기간을 마치고 사무관으로 임관돼 광무국 광정과 근무를 시작으로 공직생활이 시작됐으나 휴직하고 군에 입대해야 했다. 당시 상공부 국·과장에는 훌륭한 분이 많이 계셨는데 우선 직속상사인 과장은 뒤에 경제부총리와 총리를 역임한 신현확씨였고 국장 역시 뒤에 총리를 역임한 진의종씨였다. 공업국장은 후에 내무부차관을 거쳐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한희석씨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현 제1원전의 폭발은 세계를 경악케 했다. 이보다 25년 전인 1986년에는 체르노빌에서 원전 폭발이 일어나 지구의 종말과 같은 상황을 보여줬다. 영구 폐쇄된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이 됐다. 환태평양지진대, 일명 불의 고리에 놓인 일본은 지진활동으로 인해 후쿠시마현 말고도 언제든 해안에 건설된 원전에 위험이 가해질 수 있는 상태다. 한국 또한 최근 동해의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울진·영덕·월성·고리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전문가와 정치가들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
강원도(도지사 김진태)가 공식 운영하는 카카오스토리 채널에서 기독탄신일을 부각한 데 비해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정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SNS상에서 특정 종교의 편향된 홍보와 용어 사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강원도청은 “종교편향 의도는 결코 없었지만, 불교계가 불편하지 않도록 향후 도정 업무에 신경쓰겠다”고 해명했다.지난해 12월21일 강원도청 카카오스토리에는 강릉시기독교연합회 등에서 주관하는 ‘제2회 강릉 크리스마스 겨울축제’ 홍보글이 게시됐다. 12월19일에도 기독탄신일 분위기를 느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뇌의 역할과 영향에 대해 통찰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진흥원은 6월20일 오후 7시 서울 다보빌딩 3층 다보원에서 ‘이인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초청 화요열린강좌’를 개최한다. ‘뇌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망각하나’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 자리에서 이인아 교수는 뇌가 우리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이인아 교수는 뇌의 해마가 학습과 기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해온 세계적 전문가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
미국 캘리포니아 누에바고등학교 학생들이 경주 불국사에서 한국의 불교문화와 전통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누에바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23명은 5월24~25 경주 불국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와 석굴암을 참배하고 참선, 108배, 108염주 만들기, 사찰음식 등의 불교수행문화를 체험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한 교직원은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며 “참선을 통해 복잡한 생각을 덜어내고 평온한 마음으로 담대하게 살 수 있는 불씨가 되었
도심포교도량 분당 보라선원이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을 위한 무료 명상 강의를 개강한다.미국 위앙종 도량 보라선원은 7월부터 2개월간 ‘차와 선명상’ 강의를 진행한다.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열리며 영화 스님의 첫 한국인 제자이자 출가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명상을 지도해온 현안 스님이 직접 지도한다. 참여자들이 언제나 질문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종교적 부담 없는 장소(지유명차 서초점, 명달로 8길17 1층 찻집)에서 진행될 예정이다.보라선원에 따르면 ‘차와 선명상’ 강의 참여자는 위앙종 방식의 선 명상(찬 메디테이션)을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 에이아이(Open AI)’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GPT’는 온라인상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질문에 적확한 정보를 검색 결과로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가장 적절한 답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챗GPT는 과연 불교계에도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오늘날 불교계의 과제와 고민을 챗GPT에게 물었다. 지면 관계상 챗GPT의 답변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질문 : 현대 사회에 종교가 필요한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4년 6월27일 제8차 샤카디타 세계대회(이하 샤카디타대회)가 김포 중앙승가대에서 7일간 개최되었다. 그 당시 주제는 ‘여성불자의 교육과 수행 : 현재와 과거’였다. 그리고 다시 19년만인 오는 6월23~27일 ‘위기의 세상에 깨어 있기’를 주제로 전국비구니회와 샤카디타 코리아의 주관 하에 서울 강남 코엑스와 봉은사 일대에서 제18차 샤카디타대회가 열린다.이번 대회 역시 전통에 따라 크게 학술발표와 문화행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행사의 중심은 27편의 논문 발표와, 한국과 세계를 아우르는 참가자들의 다양
1986년 나는 달라이라마 존자의 배려로 인도 다람살라의 불교론연구소(Institute of Buddhist Dialectics in Dharamsala)에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개인적인 학업의 목표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과정에서 인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비구니들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대대수 비구니들은 가족으로부터 별도의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비구들에게 주어지는 교단적 지원도 비구니들에게는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부처님의 평등주의적 사회철학과는 달리 실제 내 주변 비구와 비구니들의
지난 2004년 한국의 뛰어난 여성들이 샤카디타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이래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 해에는 어떤 경이로운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위기의 세상 속에 깨어있기’라는 제18회 샤카디타 세계대회의 주제는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잘 포착하고 있다. 우리는 호흡 명상, 지구 대기 공유, 그리고 마스크 사용과 격리 등을 통해 서로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샤카디타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고된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은
‘샤카디타 세계대회’는 이미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된 것 같다. 이 중요한 대회가 또 한 번 한국에서 열린다. 2004년 중앙승가대학에서 열린지 19년 만에 한국의 중심부인 서울 코엑스에서 두 번째 대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샤카디타 세계대회는 여성불자들에게 큰 자부심과 기대를 주는 행사다. 1987년 인도에서 세계여성불교협회(The Sakyadhit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Women. 약칭 샤카디타)가 결성된 이래 격년으로 나라를 돌아가면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개최지를 정할
리처드 맥브라이드 미국 브리검영대학 역사학과 교수가 5월30일 오전10시 동국대 혜화관 339호에서 ‘최치원전’을 강연한다.이번 강연회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단의 지역 인문학센터 강연프로그램인 ‘외국인의 눈으로 본 고전텍스트’이다.리처드 맥브라이드 교수는 1989~1990년 경상도 지역에 개신교 선교사로 왔다가 통도사·불국사 등에서 스님들과 만나며 신라 불교사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학부를 마친 뒤인 1994년 한국에 돌아와 연세대 외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신라 불교사 저변을 살폈고, 캘리포니아대 로스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