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무지가 펼치는 다양한 증세를 새만금 개발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첫째는 거짓말이다.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대통령이 된 전두환의 대권을 잇기 위해 나선 노태우가 1987년 12월 전주 유세에서 전라도의 표심을 모으기 위해 내건 공약이 바로 새만금 사업이다. 당시 이 사업의 목표는 식량 생산과 담수호 확보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목표가 바뀐다. 이 ‘황금의 땅’에 디즈니랜드, 골프단지 등을 만들어 복합 관광레저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 나오고, 심지어는 카지노를 유치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아예 동북아 경제중심
석가족의 한 신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카필라국은 안온하고 풍요로워 백성들이 많습니다. 제가 출입할 때마다 많은 대중이 뒤따르고, 미친 코끼리·미친 사람·미친 수레도 항상 따릅니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다가 삼보를 잊을까 두렵습니다. 죽으면 어디서 태어날지도 걱정됩니다.” 부처님이 말했다. “그대는 나쁜 곳에 태어나지도 나쁜 일도 없을 것이니, 두려워하지도 무서워하지도 말라. 마치 큰 나무가 밑으로 가지를 늘어뜨려 한쪽으로 쏠리고 기울어진 것과 같다. 만약 그 나무의 밑동을 베면 나무는 어디로 넘어지겠는가?” “나무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보수·기독교계 중심의 ‘1948년 건국론, 이승만 건국 대통령’ 주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건국절’ 논란이 재촉발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가 강한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중앙종회는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을 내세우는 것은 심각한 역사왜곡”이라며 “이는 기독교를 한국 근대사의 중심에 두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종교편향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짚으며 “조계종뿐 아니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광복절을 전후로 세간의 주요 화제는 건국 원년이 언제인가를 둘러싼 논쟁이다. 1919년 임시정부를 건국의 원년으로 보는 입장과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의 원년으로 보자는 주장이다. 언뜻 보면 건국의 원년을 어디에 둘까 하는 역사학자들의 논쟁처럼 보이만, 이면에는 중요한 함수가 숨겨져 있다.1919년 임시정부를 건국의 원년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땅과 이 나라의 백성은 온전히 존재했으며, 일시적 국권의 침탈에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안팎으로 노력한 결과물이 해방이라 본다. 특히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대외적으로 민주공화정을 선포했다는
중국 전체 역사에서 대외적으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던 시절이 건륭(乾隆) 황제 재위 기간(1735~1796)이었을 것이다. 이 시기에 역대의 주요 서적을 수집, 유교경전[經]‧역사[史]‧제자백가[子]‧기타 서적[集]으로 분류하여 발간한 ‘사고전서(四庫全書)’ 편찬 사업은 중국 역사 최대의 문화 사업이었다.건륭 황제가 60년 동안 권좌에 있으면서 현재 저지앙(浙江)성 성도인 항저우(杭州)를 네 차례나 찾았다. 지난 2012년 항저우에 갔을 때 건륭제가 마셨다는 샘물에 그가 직접 ‘용정(龍井)’이라고 쓴 글씨를 돌에 새겨 세운 것을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 축사에서 ‘독립운동’을 ‘건국운동’이라고 규정했다.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윤 대통령 면전에서 “흥망은 있어도 민족의 역사는 끊기지 않았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없어도 나라는 있었다”고 일갈했다. 광복절이 건국절이 될 수 없음을,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이 결코 건국으로 둔갑될 수 없음을 천명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대학 졸업 후 30여년 만에 불교학생회 재학생과 동문들이 함께 하는 템플스테이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동안 동문들과의 모임이나 행사는 여러 번 참여했으나 재학생들과 함께 하는 템플스테이는 처음이었다. 종단실무자로서 포교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들어야 하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개인적으로 더 뜻깊었다. 특히 대학생에 대한 전법과 포교가 현재 교계의 주요 관심사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현장에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와 같은 청년포교 방법과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출가자 문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참가했다.20대 초반의 재학생들에게
우리나라를 널리 알릴 수 있었던 세계적 축제인 세계 잼버리의 안타까운 뒤끝을 보았다. 너무도 부끄럽고 실망스러워서, 내가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곳에 모인 세계의 청소들과 그들의 부모들, 그들 국가에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사과의 말을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심정을 또 참혹하게 만드는 뒤끝을 보게 된다. ‘전 정권 탓’이라는, 유난히도 이 정권 들어서 자주 듣게 되는 ‘네 탓’ 타령이 더욱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또 부끄럽게 만든다. 왜 이리도 진솔한 사과의 말을 듣기가 힘든 것일까? “제 책임입니다”라는 말은 완전히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1898~1967)가 1929년에 그린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그림이 있다. 이것은 담배 파이프를 그린 단순한 그림이지만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한 마디를 기입하면서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여기서 마그리트는 그림과 사물을 혼동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습관을 풍자하고 있다. 파이프 그림으로 담배를 피울 수는 없지 않은가?요즘 들어 “이것은 종교가 아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카이스트의 명상과학연구소를 두고 과학이 불교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표출된
윤석열 대통령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 환영사에서 “여러분의 친구이자 동료로서 스카우트 깃발 아래 150여 개국에서 모인 대원들과 잼버리 기간 즐겁고 건강하게 즐기고, 깊은 우정을 나누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세계 158개국의 대원 4만3000여 명의 대원도 이국땅에서 푸름 꿈을 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 대통령의 바람과 잼버리 대원들의 꿈은 이틀 만에 산산이 조각났다. 섭씨 35도에 습도 85%. 그야말로 푹푹 찌는 날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대원들에게 보급된 2만3000개의 텐트에는 뜨거운 열기를 일차적으
탈도 많고 말도 많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끝났다. 폭염과 준비 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새만금이 아닌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회향했다.‘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잼버리의 어원처럼 세계 각국의 4만3000여 대원들이 모여 교류하고 도전하는 대회는 살인적인 더위와 열악한 환경, 바가지 물가 등 문제점을 드러내며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트렸다. 다행히 불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섬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으며, 한국불교 이미지도 급상승했다.김제 금산사는 대원들의 체력
구명조끼도 없이 수해현장에 투입되었던 해병대 일병이 급물살에 휩쓸렸다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경북 예천의 내성천 일대에서 부대원들과 함께 실종된 주민들을 수색하던 와중에 발생한 불의의 사고였다. 상병 진급과 함께 보국훈장 광복장이 추서된 채모 일병은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얻은 외동아들이자 집안의 장손이어서 주위 사람들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올봄에 입대한 그는 기본훈련을 마치고 해당 부대에 갓 전입한 신병에 불과했다. 사고를 당한 해병대원은 포항의 해병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
‘부처님 법 전합시다’ 처음 불교를 접한 날부터 들어왔던 ‘성불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올해 바뀌었다. 가히 한국 불교사에 대전환점의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성불을 미루고 전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끔 얘기 나눈 적은 있지만 이렇게 공공적으로 말할 용기가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처음 조계사 법당에 들러 절을 하고 청년회에서 나누어준 불교 기초교리 책자를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단숨에 읽고 불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해 스스로 개종했고 6개월이 지나 출가하였다. 무엇이 한 젊은이의 삶의 나침판을 일순간 180도 바꾸어 놓았을까?바로 지장
조선불교 중흥조 허응당 보우 대사를 나라 어지럽힌 요승인 듯 ‘처벌’로 기록해 논란이 일었던 서울 광화문광장의 역사물길 연표석이 ‘보우(허응대사) 입적’으로 바로 잡힌다. 본지 보도 1년 만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종교평화위원회와 협의한 내용을 반영해 올해 안에 역사물길 연표석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한다. 의미 있다. 종교 편향과 차별을 넘어선 ‘불교‧가톨릭’ 간의 종교갈등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위험을 줄이거나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사회 종교갈등 유형과 불교적 해소방안’을 연구한 성우 스님에 따르면 종교 편향
대학생 포교를 위해 불교계가 원력을 결집 중인 가운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총동문회장이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다. 대불련 총동문회 일부 회원들은 현 회장이 적법한 논의 절차 없이 대학생전법위에 참여했다며, 전법위원을 사퇴하거나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동문회장이 사퇴하고 그 소식이 알져지면서 대학생불교를 지원해야 할 대불련 총동문회가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불련 총동문회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문제 삼은 것은 (사)상월결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보고난 후에야 부랴부랴 호들갑을 떤다.세상은 늘 사건사고로 시끄럽지만 그 중 가장 안타깝고 가슴이 찢어지는 사건은 영아들이 유기 또는 아무도 모르게 죽임을 당해 냉동고나 쓰레기장에서 방치되는 일이다. 이에 업둥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이 절에 버려지고 절에서는 그 아이들을 내치지 못해 길러주는 일들이 있었다. 물론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다. 갓난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보고 있는 비구니스님의 모습에 사람들은 이상한 눈초리를 보냈고,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어떤 비구스님은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겠다고 문의를 해
부처님이 라운존자에게 물었다. “사람은 무슨 이유로 거울을 쓰는가?” 라운은 “얼굴이 깨끗한지, 깨끗하지 않은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부처님은 “그렇다. 만약 네가 장차 몸으로 업을 짓고자 할 때, 반드시 그 몸으로 지을 업을 관찰해야 한다. 이 몸으로 지을 업이 깨끗한가, 깨끗하지 않은가, 나도 위하고 남도 위한 일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내가 이 몸으로 지을 업은 깨끗할 것이나 자신을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그 일이 선하지 않아 괴로움의 결과를 주고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할 것으로 생각되거든, 마땅히 지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장마로 50여명이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다. 부상자는 35명이다. 집중 호우와 산사태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귀가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집 밖에서 지내는 이재민은 3100여명이라고 한다. 천재에 인재까지 더해지며 더 큰 피해가 발생해 국민은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와 지자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마저 이어지고 있어 국민 대다수가 개탄스러워하고 있다.집중 폭우로 국민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순방을 강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장 서울로 대통령이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들은 미성숙한 인간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붕괴된 핵발전소에서 나온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지구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무모한 행위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명을 파괴하는 야만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인류는 아직도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지구온난화, 환경과 생태 파괴, 지구자원의 고갈, 부의 불균형, 권력의 독점, 약자·소수자·인종·여성·이민자에 대한 차별 등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불의와 부정과 부조리에 의한 고통은 무지로부터 발생한다.무지를 타파하는 첫 길목이 정견이다. 불법의 핵심
석가모니께서 중도에 입각한 4성제 8정도를 설하신 곳이 인도, 파키스탄, 네팔 지역이었지만, 오늘날 그 지역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가 거의 없고, 힌두교, 이슬람교가 주류 사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우리 불자들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크리스트교의 경우에도, 예수가 가르침을 편 지역이 유대였지만, 당시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유대인들 중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는 거의 없으며, 개신교가 유럽에서 시작되었지만, 북유럽 일부를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주류 종교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러니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