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는 오랫동안 중앙집권적인 왕조체제를 경험해 왔기 때문에 불교의 수용과 발전과정에서 국가권력, 특히 국왕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불교입장에서도 때로는 왕조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국왕의 권력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한 적이 없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불교사의 이해에 국왕과 불교의 관계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국왕과 불교 양측면의 관점에서의 검토가 요구된다. 그러나 불교의 사회적인 역할은 왕권의 강화와 국가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배체제의 운영과 불교교단의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몇 가지로 요약할 때 많은 사람들이 연기법을 꼽습니다. 여러분은 누군가가 ‘연기법이 뭐냐?’고 물을 때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 흔히 많은 사람들은 ‘중아함경’에 나오는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말을 인용합니다. 저도 그 문장을 봤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처님이 말씀하려는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연기법은 불교 핵심사상 서양철학은 불변의 본성있다고 여기는 것이지만연기법은 ‘그런 건 없다’바이올린은 악기이지만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때론 고문기가 되는 것처
필자는 일본 불교사학의 삼국불교전통사관 같은 편협한 국수주의적 사관을 그대로 답습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본인 학자들의 식민지사관, 그리고 그 근거가 된 삼국불교전통사관에 입각한 역사인식이 한국불교사의 이해와 평가에 드리웠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 내자는 것이다. 또한 일본 불교인의 불교사 인식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불교를 고립시켜 민족주의적 시각과 호교적 입장에서 한국불교 우수성의 논거로서 회통불교론과 호국불교론만을 되뇌이는 편협하고 공허한 논의에서도 벗어나자는 것이다. 오늘날의 시점에서 최남선의 한국불교사 연구의 의의와 가치는
2013년부터 ‘금강경’ 사경을 할 때였다. 도반들과 그들의 가까운 이들 중에서 누군가가 아프다고 하면 도반들이 함께 기도를 드리며 쾌유를 기원하면 기적처럼 반가운 소식을 듣곤 했다. 7시간이면 된다던 수술이 8, 9시간을 넘기면서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던 2015년 남편의 뇌수술 때에도 도반들 기도 덕분에 평안을 되찾고 다시 원력을 다잡았다. 그렇게 무사히 수술을 마친 기억이 있었다. 도반 응원으로 흔들림 없이‘금강경’ 독송해 안정 찾아1일 5독씩 3000독 넘기면서고통 극복 가능하다 자신감이번에도 나는 도반들을 찾았다. 얼마
하룻밤 새 내린 집중호우로, 절 주변에 물길이 생기더니 토사가 쏟아졌습니다. 아는 사장님이 몇 사람 일꾼을 급히 데리고 왔습니다. 1시간 뒤에, 사장님이 가게 일로 자리를 비우자 일꾼들의 본래 모습이 드러나는데 그 모양이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거나,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면서 사장님이 올 때까지 일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오후 5시가 되자 장비를 정리하고 떠났습니다. 반대로 우리 절이 걱정되어 새벽에 올라 온 신도님들은 잠깐도 쉬지 않고 흙을 치우고 쓰레기를 정리했습니다. 다음 날 또 큰 비가 온다하니
“카톡.”, “카톡.”‘금강경’ 사경 108권 회향1만번 독송 발원으로 정진남편 특이한 암 진단 받자문득 ‘금강경’ 독송 떠올라우리 가족 채팅방 울리는 소리에 전화기를 열어 본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은 ‘관세음보살’ 문자 정근이다.타지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도, 직장에서 아직 집에 오지 못한 딸도, 아빠가 보내는 관세음보살 정근에 이어지는 응답 메시지 또한 관세음보살 문자정근이다. 이렇게 가족 모두 각자 문자 정근 10독을 릴레이로 이어서 하면 정근이 마무리된다. 정근은 곧
저녁을 잘 먹고 찻집 이야기를 하다가 신도들과 투닥거리다가 올라왔습니다. 3시간 전까지 마음이 힘들 때 어떻게 명상으로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신나게 스터디를 하고 난 이후입니다. 내일 또 그 내용으로 수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제 기분이 좀 불편합니다. 명상으로 수업을 안내해야 할 사람이 이래서 되나? 부끄러워서 수업을 그만둘까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며, 신도님들에게서 주어진 소임이고 역할이기에 그만 둘 수도 없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시 신도님들 앞에 서야 합니다. 이런 제 자신이 참 안쓰
정유년 음력 5월은 윤달입니다. 오늘은 윤5월 초하루를 맞아 ‘연성지벽(連城之壁)’이라는 고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연성지벽’은 아주 귀한 옥이 돌로 쌓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주 귀한 옥이지만 겉은 돌로 쌓여 있으니 이를 육안으로 보면 무엇으로 보일까요? 아주 쓸모없는 돌로만 보이는 것이죠. 이 돌을 벗겨내고 나면 그제야 귀한 옥이 드러나게 됩니다.중국 고사성어 ‘연성지벽’에부처님 가르침의 정수 담겨고귀한 불성 가진 모두가돌로 쌓인 귀한 옥과 같아일상 속 육바라밀 실천으로삼독 대신 참생명 드러내야 여러분도 이와 다르지 않습
명상인터뷰를 온 청년 법우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코코넛 깨지는 소리에 놀란 토끼숲의 질주 멈춘 동물 왕의 사자후있는 그대로의 현상 보는 불교중생 두려움 벗어나게 하는 해야“스님 전 쓸데 없는 걱정이 너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요즘 많은 현대인들이 일명 ‘걱정병’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끊임없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이죠. 마음의 주인은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을 채우는 걱정들을 원하는대로 조절하지 못하니 사실상 많은 현대인들은 걱정을 비롯한 번뇌의 노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눈이 시뻘겋게 충혈
한국불교의 역사적 성격 가운데서 회통불교론에 대한 이해는 여러 불교학파 사이의 사상적 대립과 통합, 교학불교와 실천불교 사이의 갈등과 조화, 같은 실천불교로서 선과 염불의 갈등과 조화 등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원효(元曉)의 불교를 회통불교의 연원으로 인식할 때, 원효불교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효 당시의 불교계 상황과 사상적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또한 다음 시대 원효불교의 계승과정을 추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불교학계는 한국불교사에서 신라의 원효·고려의 의천(義天)
“좋은걸 어떡해, 그녀가 좋은걸. 누가 뭐라 해도, 좋은걸 어떡해. ~ 눈 감으면 떠오르고, 꿈을 꾸면 나타나고, 안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지네. 좋은걸 어떡해~♬”칭찬은 상대 관찰하고관심으로 바뀔 때 가능처음엔 어색할 수 있어도하다보면 스스로도 만족동물친구 위해 음식 나른리리카의 선행을 보면서 ‘어떻게 살까’ 깊은 고민‘남 위한 삶 살겠다’ 발원이 노래 많이 들어보셨죠? 부처님에 대한 마음이 이 마음 같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화두 공부를 할 때도 저렇게 된다면 금방 깨우칠 겁니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고, 꿈을 꿔도 나타
포교종책 실무 책임자로 온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한국불교의 미래를 밝힐 포교종책을 마련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불교인구 감소가 수치로 나타나면서 새로운 신도 유입이 절실해졌고 더불어 기존 신도들의 신행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불교다운, 한국불교답게, 한국불교에 맞는 전법포교를 모색하고 있지만 길이 쉽게 보이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고민이 깊다. 총무원과 가까운 곳에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문을 연 ‘광화문 1번가’가 있다. 겨우내 1000만이 넘는 촛불로 일궈낸
불교의 무아·연기론은 진화론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제가 볼 때 불교의 무아론이라는 것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입니다. 언제인가 과학자들을 상대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이 무엇인지’를 묻는 앙케이트를 한 게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에 가장 위대한 발견은 무엇인 것 같습니까? 진화론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진화론은 좀 어설퍼 보이지만 그게 최고의 발견으로 뽑혔습니다. 진화론이라는 것은 결국 몸의 무아론을 증명한 겁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무아론이라는 것은 마음의 무아론입니다. 부처님은 얘기하실 때 몸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를
그런데 이를 전하는 분들이 중국출신 법사님들이어서 언어 소통이 어려웠다. 우리말이 서툴러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는 잘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이 있으면 나를 쳐다보고 중국어로 말하면서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되느냐고 묻곤 했다. 그렇지만 무척 검소한 생활을 했다. 추운 겨울 슬리퍼를 빨아 신고서 우린 교육을 마친 늦은 시간에도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에게 갔다. 가피를 해야 한다고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그분들이 정말 남을 돕는 것을 행복으로 느끼는 분들 같았다. 중국 법사 통역 인연으로수행기 ‘가사’ 한국어 번역감동 받았다는 독자 말에조
한국불교의 역사적 성격에 대한 담론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에 의한 부정적인 시각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한국불교사에 대한 두드러진 업적을 내놓았던 다카하시 토오루(高橋亨)의 ‘고착성’과 ‘종속성’, 누카리아 카이텐(忽滑谷快天)의 ‘지나불교의 연장’, 오야 토쿠죠(大屋德城)의 ‘대륙불교의 연장’과 ‘독창성의 결여’ 등의 성격 규정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에 대해 한국인 학자들의 반론이 물론 제기되었다.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1929년 권상로가 ‘조선불교사의 이합관(離合觀)’(‘佛敎’ 62)에서 한국불교사를 분리(分離)와 통일(統一)
오래된 부실한 옷장이 못 쓰게 되어 새 가구를 맞추었습니다. 아예 붙박이로 만들어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모양의 가구가 들어왔습니다. 방에도 잘 맞지 않아서 돌려보내려니, 맞춤 가구라 다른 곳에는 쓸 수 없어 그냥 버려야 한답니다. 고민하다가 불편하더라도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옆에서 지켜보던 거사님이 화를 내었습니다. “스님, 상대의 잘못이니, 취소하고 다시 만들어 오게 하면 됩니다. 왜 돈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쓰려고 하십니까?”“그래도 되지만, 가구가 무슨 잘못이겠습니까? 돈 주고 샀지
우리가 왜 무아론을 공부해야 할까요? 무아론을 알게 되면 세계가 더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집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유아론적인 종교들이 피를 부릅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장 선한 사람이고, 자기들이 신의 종이라고 생각을 해서 같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불교 역사에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불교를 많이 선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불교가 좋은 것은 과학기술과 결합이 됩니다. 과학기술은 좀 무심합니다. 그렇지만 불교는 자비심이 있지요. 그래서 무심한
2006년이었다. 이 해는 30여년 간의 교직생활에서 정년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일 아침 학교로 출근하여야 하는 일상이 학교 밖에 새로 마련한 연구실로 나가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지만 일단 정년이라는 한 고개를 넘은 시점에서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교직 정년한 해 참선 접해아내와 보리선수에 입문오체투지·팔괘 수행 병행일상체험 가능성도 엿봐돌이켜 보면 지난 20여년 간 김천에 있는 직지사 조실 관응 스님을 뵐 겸 한 달에 한 번 관음재일이면 그 어른이 계신 중암을 찾
프랑스 파리입니다. 파리의 하늘에는 새만 날아다니는 게 아닙니다. 파란 하늘엔 흰 구름도 검은 구름도 가지가지 모습을 드러내면서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 파란 하늘 위를 자로 재듯이 하얀 선들이 그려집니다. 때론 네모도 그리고 세모도 그리고 길게 또는 짧게 마음대로 그려 놓습니다. 그리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선들은 다시 지워지고 있습니다. 많은 전쟁 일으킨 나폴레옹한때는 영웅으로 불렸지만 돌아보면 인류에 불행만 줘사람답게 사는 길 제시했던많은 스승의 가르침 그리워인간의 상상이 기술의 발전을 이루고 그 혜택으로 하늘을 새처럼 날아다
무아론에 대해 강의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무아론은 사실 쉽다고 하면 쉽고 또 어렵다면 굉장히 어려운 이론입니다. 그래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무아론은 사실 연기론입니다. 같은 말입니다. 무아가 곧 연기입니다. 용수보살이 ‘중론’에서 열심히 설파하셨듯이 무아가 곧 연기입니다. 무아·연기는 현대과학 정수무아·연기 아니면 설명 안돼무아 알면 자비심도 생겨나사람이라고 여기는 존재는오온의 연기 작용이 만든 것초월적 존재 있다는 건 오산무아·연기는 현대 과학의 정수입니다. 무아·연기가 아니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