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목은 이색(李穡, 1328~1396)은 ‘목은시고’의 ‘금주음(衿州吟)’이란 시에서 관악산 신방암 주지스님으로부터 만두를 얻어먹고서 만두에 대한 감흥을 시로 읊고 있다.신도가 스님께 공양하는 것이 상례인데(檀越齋僧是故常)/ 속인이 스님의 대접을 받으니 송구한 일일세(山僧饗俗可驚惶)/ 눈처럼 쌓인 만두를 찌니 그 색이 한결 더 하얗고(饅頭雪積蒸添色)/ 만든 두부를 끓이니 그 향기가 더욱 좋구나 (豆腐脂凝煮更香)메밀가루가 아닌 귀한 하얀 밀가루로 빚은 만두였을 것이다. 밀가루로 빚은 하얀 만두를 찌니 그 색깔이 더욱 하얗게
“월암당 정대 대종사는 일찍이 근대 선문의 고봉정상(高峰頂上)이었던 전강영신 선사의 문하에서 축발(祝髮)한 이래, 평생 이사무애(理事無礙)한 원융의 삶을 살아간 대종장(大宗匠)이었다.”(신흥사 회주 무산오현 스님)“총무원장으로 계실 때 혼란스럽던 종단을 안정시키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건립하면서 종단 발전의 초석을 다진 업적은 모든 종도들이 길이길이 감사해야 할 일이다.”(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정대 스님은 대한민국에, 불교계에 그리고 나에게도 영원히 살아계신 큰 어른이다.”(박지원 전 국정원장)월암당 정대 대종사는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 다양한 방편으로 대각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저는 성불도를 중생제도 방편으로 삼아 보급에 앞장서 왔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참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겐 이 방편을 전할 수 없습니다. 법보신문이 또 다른 방편이 되어 이들이 부처님 법 만나 광명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음성 견불사 주지 혜현 스님이 재소자들에 대한 포교불사를 발원하며 법보신문 법보시에 동참을 서약했다. 60여년 전 청주 수도사에서 벽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우연한 기회에 ‘성불도’를 접하고 48년째 포교의
쌀쌀해진 날씨 속 올해 수능도 끝이 났다. 그간 학업 고군분투로 지친 몸과 마음을 공기 좋고 물 맑은 산사에서 푸는 건 어떨까.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명 스님)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한 템플스테이를 마련했다. 본인 부담 1만원으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두근두근 특별 템플스테이’ 이벤트가 11월16일부터 12월15일까지 진행된다. 전국 58개 사찰이 명상, 산책, 문화유산 관람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으로 수험생들을 맞이한다. 특
부산 북구 행복선원이 서울 신림동 공원에서 발생한 ‘묻지마 폭행’으로 목숨을 잃은 초등학교 교사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묻지마 폭행’ 예방을 위한 거리 캠페인에 나선다.행복선원(주지 윤광 스님)은 8월25일 신림동 살인사건 피해자 ○○○ 영가의 초재를 봉행했다. 법회에는 피해자 유가족과 행복선원 신도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초재에 앞서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도 분향소를 참배하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행복선원은 이날 초재를 마친 뒤 신도들에게 묻지마 폭행 예방수칙을 인쇄한 전단과 폭행 예방 호신용품을 나눴으며 피의자의 ‘가석방 없는
“부처님께서는 정각을 이루시고 45년 동안 법(法)만 전했습니다. 요즘 표현으로는 포교만 하신 것입니다. 열반 이후에도 제자에게 두 발을 보이시고, 다비를 통해 여덟 나라에 사리를 분배하면서 마지막까지 법을 전했습니다. 사부대중이 함께하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더 이상 없습니다. 이제 국민 속으로, 대중 속으로, 중생 속으로, 사부대중 속으로 떠나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사부대중이여, 떠나라.”3월15일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은 다시 마이크를 쥐었다. 룸비니 기도법회를 마치고 한국 사찰 대성석가사를 참배한 직후였
자동차에서 내려 걷는저녁 시골길그 동안 너무 빨리 오느라극락을 지나쳤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어디서 읽었던가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영혼이 뒤따라오지 못할까봐잠시 쉰다는 이야기를발들을 스치는 메뚜기와 개구리들흔들리는 풀잎과 여린 들꽃햇볕에 그을린 시골 동창생의 사투리당숙모가 차리는 시골 밥상나물 뜯던 언덕에 핀누이가 좋아하던 나리꽃 군락을 향해자동차에서 내려 걷는시골길 저녁(공광규 시집, ‘담장을 허물다’, 창비, 2013)현대인은 대체로 빨리 걷는 버릇이 있다. 시간이 아까워서다. 어서 직장에 가서 일하거나, 어서 학
관악산 연주암(주지 탄문 스님)이 동국대에 장학기금 1000만원을 보시했다.동국대 건학위원회(위원장 돈관 스님)는 1월25일 동국대 본관 5층 건학위 회의실에서 ‘연주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 장학증서 수여식’을 가졌다. 수여식에는 연주암 주지 탄문, 관악사 주지 탄무, 연주암 지견 스님과 대덕심, 성수원 신도가 참석했으며, 위원장 돈관 스님, 윤성이 총장이 연주암 장학생들과 함께 했다.위원장 돈관 스님은 “등록금 걱정 없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문 자승 스님의 말씀으로 시작된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이 2021년 11월 첫 행사
#1. “절이란 공간이 제게 편안함을 줘요. 이사가면 동네 절부터 뚫어(?) 놓는다고 해야 하나. 하하.”‘(여자)아이들’의 리더로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하며 국내외 음원차트를 싹쓸이한 ‘만능돌' 전소연이 2022년 5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일상을 공개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랩과 무대 장악력,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고있는 그가 콕 짚은 서울의 ‘핫플레이스’는 바로 아차산 영화사.겨자색 조끼와 먹물색 바지의 법복고 대웅전에 앉은 소연은 가방에서 손바닥만 한 ‘천수경’을 꺼내 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서소문역사공원을 가톨릭성지화하고 주요 유적지에 가톨릭 성지 간판을 세운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사학 전공자들이 “조선불교사 바로 아는 게 역사왜곡 막는 첩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호압사(주지 현민 스님)는 12월16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선후기 한양의 사찰과 불교’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이날 사회를 맡은 김광식 전 동국대 특임교수는 “최근 교계는 물론 일간지에도 보도됐지만 서울시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조선왕조 500년, 근현
‘여기에 한 물건이 있으니 이름과 형상이 없으나 고금을 꿰뚫고 있다(有一物於此 絶名相 貫古今).’조선 초 억불 정책에 항거한 고승이며 ‘금강경’ 선양에 힘쓴 함허 득통 선사(1376-1433)가 ‘금강경오가해’를 풀어내며 쓴 서문의 첫 구절이다. ‘금강경’의 가르침을 통해 불법의 요지를 명명백백 밝힌 함허 스님의 저술은 이후 ‘금강경’이 한국불교의 대표 경전으로 정착되는 토대를 마련했다. 지금까지도 많은 수행자가 가까이 두고 새기는 지침서로 자리매김한 함허 득통 선사의 금강경 서문 속에는 어떤 가르침이 담겨 있는 것일까. 금정총림
“열정을 한창 꽃 피울 20대에 집 떠나와 저 철조망에 서 있는 새싹들이 보이나? 저들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병들의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고 나라를 지켜주는 감사함을 전달하는 게 우리가 평생해야 할 과제다. 지금의 시련이 추억과 경험으로 쌓여 사회에 무사히 진출해 큰 나무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라.”정순자(금강심·79) 상도동 보문사 신도회장의 귓가엔 군법당과 군병원 위문을 비롯해 간병인 봉사 등 군포교와 복지활동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정진 스님(1941~2002)의 일성이 생생하다. 1
관악산 연주암(주지 탄문 스님)이 3월5일 경내에서 아동복지시설 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 산하 진여원(원장 혜원 스님) 후원을 위한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이번 결연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후원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여원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탄문 스님의 제의로 마련됐다. 행사는 신중기도 회향일에 맞춰 진행됐으며, 자리에는 주지 탄문, 원장 혜원 스님, 대중 일부가 참석했다.지난해 여름부터 쌀을 후원하고 있는 연주암은 이번 이번 자매결연을 통해 진여원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으며 이와 함께 쌀 250kg을 전달했다.연
誰知王舍一輪月 萬古光明長不滅 수지왕사일륜월 만고광명장불멸呵呵他日具眼者 見之當發大笑矣가가타일구안자 견지당발대소의누가 알리요. 왕사성(王舍城)의 둥근달이/ 만고에 광명이 멸하지 아니 하리라는 것을 알겠는가?/ 하! 하! 다른 날에 눈 밝은 이가 있다면/ 이것을 보고 마땅히 크게 웃을 것이다. 이 주련은 ‘금강경오가해’에서 ‘금강경오가해서설’에 나오는 내용이다. ‘금강경오가해서설’은 함허득통(涵虛得通 1376~1433) 스님이 서설(序說)을 쓰고 이 글에 다시 본인이 설의(說誼)를 해서 붙인 글이다. 여기서 설의(說誼)라고 하는 것은 풀
서울 호압사(주지 우봉 스님)가 11월7일 경내에서 ‘2020 호압사 한양천도 기념 문화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사회적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된 이날 행사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문화부장 오심 스님과 서정협 서울부시장 대행 경만선 서울시의원, 최기상, 정태호 국회의원, 유성훈 금천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최기찬 서울시교육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들과 교수, 연구자, 호압사 불자, 관악구·금천구 주민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본격적인 학술 대회에 앞서 호압사 주지 우봉 스님은 “한양이 1394년 10월28
1999년 11월15일, 조계종 제30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정대 스님이 선출됐다. 이날 정대 스님은 선거인단 318명 중 307명이 참석한 가운데 166표(54%)를 획득했다. 134표(44%)를 얻은 지선 스님과는 32표차였다. 선거에 앞서 종단 안팎에서는 지선 스님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유력한 후보였던 고산 스님이 불출마한 데다 중앙종회 최대계파였던 ‘육화회(직지사단)’와 실천불교전국승가회를 중심으로 한 ‘일여회(훗날 무차회)’가 지선 스님 지지를 표명한 상태였다. 육화회와 일여회 소속 종회의원과 교구본사주지 60여명은
여래종(총무원장 명안 스님)은 5월14일 충북 옥천 금강 대약사사에서 ‘여래종 창종주 인왕 대승정 열반 4주기 추모재’를 봉행했다.추모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총무원장 명안, 종회의장 석산, 총무부장 혜안 스님을 비롯해 문도회 스님 등 종단 주요 소임자들만 참석했다. 총무원장 명안 스님은 봉행사에서 “인왕 스님은 한국불교계 최고 스승들로부터 모든 불법을 이어받고 다시 후학들에게 전수해 이어가도록 한 이 시대 큰스승”이라며 “여래종도는 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법화경’ 만난 것을 최고의 인연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오는 7월 ‘도시공원일몰제’ 시행으로 강제수용 위기에 놓여 있는 서울 참나선원(주지 성범 스님)의 민원을 수용해 서울시와 관악구청에 “참나선원이 위치한 부지를 도시공원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재검토 권고에 이어 국민권익위원회도 재검토를 권고하면서 해당사찰과 지역불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던 서울시와 관악구청의 ‘참나선원 강제수용’ 강행방침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월24일 제3소위원회를 열어 참나선원 주지 성범 스님 외
한국불교의 역사는 곧 우리 민족의 역사다. 1700년을 이어온 한국불교에는 불교사상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와 문화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최고의 정성과 시대정신, 그리고 창의성을 바탕으로 후대에 전할 빛나는 불교문화를 일구었다. 이 같은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1700년 역사에 새로움을 더해 찬란히 빛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뜻 그대로다. 한국불교의 전통 위에 현대미술을 접목해
가을 날씨가 맑고 청량하여 공휴일을 맞아 서울 관악산을 올랐습니다. 관악산 정상 부근 깎아지른 절벽에 연주대가 있고 남쪽으로 약 300m 아래 연주암이 있어 오고가는 산객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주암은 영험한 나한도량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주말 무료 점심공양으로 불자뿐 아니라 등산객에게도 아주 친숙한 인기 많은 사찰입니다. 연주암에서 꼭 빼놓지 않고 감상해야할 작품이 두 점 있는데 하나는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예술가인 위창 오세창 선생의 전서체가 돋보이는 ‘산기일석가(山氣日夕佳)’ 현판과 조선후기 최고 서예가 추사 김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