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저기, 옛날 혜문 스님 아닌가? 결혼해 환속한 것으로 아는데 여전히 승복에 가사 차림이네.” “조계종에서 탈종한 뒤에 다른 종단에 승적을 둔 건가?” “꽤나 심하게 스님들을 비난했는데, 조계종 스님들과 같이 서 있네.”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부처님 진신사리와 지공·나옹 스님의 사리를 이운하기 위한 조계종 이운단의 미국 방문 일정을 전하는 사진들이 공개된 후 가까운 불교계 인사들의 반응은 놀라움 반, 씁쓸함 반이었다. 이운단은 보스턴미술관에서 진행한 사리 이운의식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사리이운이 여법하게 진행됐음을
청계사가 경기도 안양·과천 교육지원청과 청소년 인성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청계사는 3월 12일 안양·과천 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안양미리내공유학교에서 지역 시민과 어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힐링 숲 명상 등 전통문화유산 활용 콘텐츠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안양미리내공유학교는 안양·과천 교육지원청이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 교육과 다양한 학습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학교 밖 교육 활동 및 시스템을 포괄하는 지역교육 협력 플랫폼이다.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은 “안양미리내공유학교와 함께 다채로운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지역 어린이·
근래 집 근처 절을 다녀왔다. 무언가를 자꾸 깨우치려고 애쓰는 나 자신이 답답했다. 언제부터였더라.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글에 자꾸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던 것이. 약 한 달 정도 지나고 다시 나에게 주어진 이 글 작업을 앞두고 문득 이질적인 현상 속, 그 가운데에 당도했다.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면 내가 보는 내 표정과 근육의 움직임들은 어떨까 상상해 보았다. 미세하게 경직되어 있고 좁혀진 미간에, 사유한다는 것을 이유로 억지로 글 안에 무언갈 담으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 현상을 눈과 마음으로 목도한 순간. 나는 집착과
종교학계에서는 세계종교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교리적 차원, 신화적 차원, 윤리적 차원, 의례적 차원, 경험적 차원, 조직적 차원을 언급한다. 이 6가지를 고루 갖춰야 종교의 기능을 발휘하고 생명력과 역사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윤리적 차원은 대중의 신뢰와 직결된다. 사회적인 행동 규범인 윤리의 요소가 결여되면 사회적으로 지탄받기 쉽고 확장성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불교는 윤리성이 가장 두드러진 세계종교다. 불교 윤리는 부처님이 첫 설법에서 명확히 밝힌 것처럼 의도와 행위가 개인에게 미래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업에 기반한다.
① 감로화(甘露火)대왕을 찾아서득도를 했으나 세상을 더 살피기로 한 선재동자는 다라당성(多羅幢城)으로 감로화대왕을 찾기로 했지, 출발지는 등근국(藤根國).남으로 남으로 걸음을 옮기며 다짐했지, ― 깨끗이 믿는 마음, 기뻐하는 마음을 지니자.― 유순한 마음, 용맹한 마음을 지니자.― 한결같이, 물러서지 않는 마음을 지니자.많은 나라 많은 도시, 많은 마을을 지나고,마침내 다라당성에 이르렀지. 대왕으로부터 왕도(王道)의 길을 물으려는 것. 거리에서 한 사람 바라문을 만났는데,“동자는, 도덕과 지혜로 장엄하고 여기까지 왔군요.우리 대왕은
인간사회를 지탱했던 도덕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자본에 기반한 탐욕과 퇴폐, 쾌락과 허영이 일상화된 시대다. 저자는 이런 위기 속에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윤리학으로 불교의 자비를 주목한다. 인간존재를 넘어 모든 생명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포함하는 자비는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위대한 정신임을 강조한다. 또한 자비는 인간과 공동체의 선한 삶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윤영호 지음/세개의소원/1만6000원.[1715호 / 2024년 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월26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녹색당은 2020년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식단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채식하는 학생을 위한 내용이 없다”며 “공공급식에서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입법 조치를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자기 결정권, 건강권, 환경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채식선택권이
6살 나이에 제14대 달라이라마에 즉위한 텐진 갸초의 삶은 험난했던 티베트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59년 중국의 침략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인도로 망명한 이후 그는 오로지 티베트 민족의 염원을 대변하고 전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그럼에도 그의 사상과 행동은 단지 티베트의 이익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고 발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중국인들에 대해 증오보단 그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면서 세상 모든 이들에게 자비·관용·용서·평화의 가치를 역설해 왔다. 그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지도자
현재 티벳하우스코리아 원장, 삼학사 주지, 사단법인 랍숨섀둡링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게쉬 텐진 남카(Geshe Tenzin Namkha)에게 한국에 대한 달라이라마의 생각과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남카 스님은 8세에 간댄사원으로 출가, 12세부터 34세까지 ‘반야경’ ‘중론’ ‘구사론’ ‘계율’ 등 오대경(五大經)을 수학하고 강의했다. 2000년에 ‘게쉬 하람빠’가 됐으며, 2001년 규메 밀교사원에서 1년 동안 밀교를 수학하며 현교를 강의했다. 2002년 규메 밀교사원에서 삼대본사의 게쉬 하람빠 스님들
“종교는 과거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양화된 시대에는 종교가 인간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답을 줄 수 없다. 이제 종교를 초월한 삶의 방식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달라이라마는 언제나 종교를 넘어 보편적 도덕과 현실인식, 개인의 내적 각성을 당부한다. 그렇기에 가난, 기아, 전쟁, 환경문제 등 누적된 지구적 고통에 관한 지혜를 전한다.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정치인·종교지도자·유명인은 달라이라마를 어떻게 바라볼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그는 나의 좋은 벗(good friend)입니다. 말 그대로 자비를
용산 대통령실 불자회장에 이관섭 신임 정책실장이 내정됐다고 한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해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어머니·아버지까지 절에 다닌 불교 집안”이라고 소개까지 한 것을 보면 이 실장의 불자회장 취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싶다. 비서·국가안보 실장과 함께 대통령실의 3대 축의 하나인 정책실장이 맡았으니 기존 정무수석의 불자회장에 비하면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물론 불자회장의 고위직 여하에 따라 이 단체의 위상이 좌지우지되는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음을 고려하면 무게감은 더하다.‘용산
필자에게는 생년월일도 같고 스무 살 적부터 동문수학한 방외지우(方外之友)가 있다. 암도 스님의 인연으로 지학(志學)의 나이에 남쪽 백양사 대중이 되어 진원(眞圓) 학인이라 불렸고, 약관(弱冠)이 되자 ‘운허-월운’이라는 출세의 도대강백(都大講伯)을 마음에 모셔 운악산으로 깃들었다. 사부님께서는 향암당(香庵堂)이라 당호를 내려 강(講)을 전수하시며 게문(偈文)을 이렇게 지으셨다. “시(示) 향암당진원좌주(香庵堂眞圓座主). 당지시인(當知是人) 하담여래(荷擔如來)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좌주’는 경·율·론 3장을 강론
11월29일 홀연 세연을 접은 해봉당 자승 대종사는 소신 이틀 전인 11월27일 서울 봉은사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스스로도 “내 평생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허심탄회하게 질문하라. 솔직하게 표현하겠다”고 말문을 연 자승 스님은 1시간10분 동안 종횡무진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정성을 다해 답했다. 결국 이날의 기자회견은 자승 스님이 세간을 향해 남긴 마지막 당부가 되었다. 이날 스님은 “미래 불교는 사부대중이 차별 없이 서로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간곡
신수심법 4념처 중에서 네 번째 법념처(法念處)를 다룰 차례이다. 법(法)을 관찰하려면 제일 먼저 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법에 대한 분명한 개념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법 관찰명상에 대해서 오해나 왜곡을 하지 않게 된다. 오래전에 누군가 필자에게 “스님, 법념처는 법계(法界)를 관찰하는 수행인가요? 아니면 부처님 가르침을 관찰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법념처의 ‘법’을 법계로 해석하다니, 너무 멀리 나간 해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법’이란 용어에 대해서 명확한 이해와 숙지가 진짜 필요한 이유이다.
이 시각에도 세계 여러 곳에서는 크고 작은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국지전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같다. 어떤 형태의 무장투쟁이든 민간인 살상과 난민 및 강제이동의 고통을 발생시킨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만든 상처는 다시 인간이 아물게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 이 글은 크리스티나 A. 킬비(Christina A. Kilby)가 쓴 ‘강제이동과 책임에 대한 법률적 추론: 불교 승가의 규율과 국제 인도주의 법(IHL) 간의 대화(Legal Rea
진안군자원봉사센터(이사장 진성 스님)가 11월10일 진안군 진안전통문화전수관에서 ‘제12회 진안군 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진안 관내 만 75세 이상 어르신 100명을 초청해 생신상을 차려드리고 선물을 전달하며 공연으로 어르신들의 생신을 축하했다.2012년 9월부터 후원사업으로 시작한 진안군 어르신 생신상 차려 드리기는 마이산 탑사, 진안 쌍봉사가 12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해왔다. 이날까지 총 12회에 걸쳐 1200여명의 어르신에게 생신상을 차려드리며 선물과 공연 등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했다.이
충남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운영위원회(KCRP, 위원장 법연 스님)가 ‘제2회 충남종교 평화 음악회’를 11월3일 충남교육청 학생교육문화원에서 개최했다.행사에는 운영위원장 법연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중앙종회위원 정범, 원불교 홍현진교무 김종수 천주교 대전교구청 주교. 성기문 충남 향교제단이사장, 김용환 천도교 대전교구장, 대전 세종 충남KCRP 대표회장 우세관 등 사부대중 3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진행됐다.공연은 불교의 승무를 시작으로 천주교의 앙상블데 도미누스의 공연, 개신교의 브라스 밴드, 원불교의 원음합창단의 공연에 이어 가수
우리 문화 최대의 그림자에 대한 ‘알아차림’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1월9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동물에 대한 처우가 엄중한 죄악임을 인정하는 사람들조차 그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단지 인간의 이기심과 무지의 산물이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견해에 따르면 인간이 동물에게 가하는 폭력과 공포는 여러 문제 중 하나일 뿐
위에서 살펴본 텍스트들은 중세 중국의 많은 불교 공동체들이 명상수행을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과 정신질환 및 신체적 고통의 잠재적 원인으로 지목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선병(禪病)에 대한 중세의 이해는 종종 현대적 맥락에서는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이단적인 신념과 행동 및 경향들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서술된 많은 증상은 실제로 현대의학과 정신병학에서도 질병으로 진단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중세 불교 텍스트들의 지적은 현대 명상수행자들의 직접적인 보고나 경험 데이터들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은 오늘날에도 되새겨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국경이 그어진 가자지구를 둘러싸고 연일 수백의 인명이 살상되고 있다. 종교에서 시작된 전쟁이지만 이제는 전쟁을 묘사하는 신문기사에서 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테러나 자살폭격을 묘사할 때는 이 잔혹하고 기이한 파괴 행위를 이해하기 위해 ‘종교’에 호소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종교를 등장시키면 불가사의한 일도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전의 동기와 목적이 명확한 전쟁을 이야기할 때 ‘종교’라는 언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현상에 대한 몰이해가 증폭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