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시내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것은 엔라쿠지(延曆寺)나 산젠인(三千院)이나 같은 길이지만 엔라쿠지는 오쓰시, 산젠인은 교토부에 위치한다. 흔히들 엔라쿠지를 교토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엔라쿠지는 등반열차, 케이블카, 산정 버스를 타고 산을 넘는 사이에 오쓰시 경계로 접어든다. 그에 비해 산젠인은 북쪽으로 곧 바로 올라가므로 행정구역은 교토부 그대로다. 교토역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1시간30분 정도를 달리면 엔라쿠지로 갈 수 있는 야세스테이션(八瀬驛前)이고, 거기서 10분 정도 더 가면 17번 버스의 종점 오하라역에 도착한다. 맞
‘No재팬’에, ‘방사능 공포’ 그리고 ‘태풍’까지 불어 닥치는데도 일본을 들락거리니 “하필 왜 이때 사람들 앞에 말도 못 꺼낼 일을 하고 다니냐?”고 가족들 핀잔이 여간 아니었다. 우리네 범패 전승에 관한 조사를 하면서 ‘왜색불교’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기에 나도 모르게 일본불교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데다, 그간 영어, 중국어, 산스크리트어까지 외국어 공부에 지쳐온 터라 더 이상 일본어까지 짐을 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연구를 하면할수록 일본이 원형적인 모습을 많이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어 도무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발생
일본은 총본산에서부터 세세한 지류에 이르기까지 종파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범패를 연구하다가는 일생 언저리만 헤매겠다 싶어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도무지 버틸 수 없는 궁금증에 살짝이나마 그들의 세계를 엿보는 심정으로 조사해보니 사찰마다 종지가 선명하게 드러났고, 이렇게 잘 보일 줄 알았다면 진작 와볼걸 후회했다. 2016년은 고야산을 시작으로 나라, 교토를 조사했는데 이번에는 나라, 교토, 오사카, 아스카까지 다녀보았다. 이들 중 세 사찰의 오봉·세가끼를 소개해 볼까한다.묘주인(明壽院)과 같은 작은 사
윤소희 위덕대 연구교수가 일본불교를 순례하며 참관한 불교의례를 한국의 불교의례와 비교해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윤 교수는 한양대에서 대만불교 의식음악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불교음악의 기원과 전개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편집자“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음력 팔월 보름 우리가 추석을 쇠는 동안, 일본에서는 양력 팔월 보름을 ‘오봉’으로, 우리네 수륙재는 ‘세가끼’라고 하여 8월이면 오봉·세가끼가 한창이다. 일본은 7~8세기 무렵 받아들인 당나라의 의례전통을 이어오는데 비해 중국과 한국은 송대에 완성된 수륙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