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평구 ‘청담사지’, 화엄십찰 청담사 맞나

10여년 동안 규명 안 돼
9월22일, 학술대회서도
학자들 간 주장 엇갈려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429번지 일대에 자리한 ‘청담사지’는 통일신라시대 10대 화엄사찰 가운데 하나였던 청담사의 옛터가 맞는 걸까. 10여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의 해답을 찾기 위한 학술대회가 첫 발을 내디뎠다.

은평구청(구청장 김우영)은 덕성여자대 산학협력단·미술문화연구소(소장 최성은)와 함께 9월22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신라 화엄십찰 청담사지 제1차 학술대회’를 열었다. 앞서 2007년 서울 은평뉴타운 예정지에 대한 문화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三角山靑潭寺三寶草’(삼각산청담사삼보초)라 적힌 암키와가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았는데, 청담사는 통일신라시대 10대 화엄사찰 가운데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10여년 동안 이렇다 할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청담사지’로 명명된 유적지와 화엄사찰 청담사 사이의 연관성은 명쾌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배재훈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날 ‘청담사지’를 청담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배 연구원은 그 근거로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전혀 출토되지 않은 점과 건물지가 주변 지형과는 무관하게 설정돼 일반적 사찰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점, 그리고 건물지가 위치한 지역 내에 비슷한 시기에 설치·운영된 원(院, 공공여관)이 존재했던 점 등을 들었다.

배 연구원은 “이 건물지는 고려와 조선시대 개경과 남경을 잇고 한성과 개경을 잇는 중요 교통망 거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수행공간으로서의 사찰이 아닌 관용건물 혹은 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기와 명문은 원의 운영 주체로서의 사찰을 상정할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되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발굴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승연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유적 위치, 배치, 평면구성, 규모, 지명 등을 고려한 결과 청담사의 중심사역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파주 혜음원지와 오산리 고려건물지 등이 조선시대 들어와 사찰 기능이 없어졌던 사실을 설명한 뒤 “유적 운영시기가 사료와 일치하지 않는 점은 사원 중창에 따른 이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고려시대 대로 안쪽 깊은 곳에 위치해 역원 기능을 겸했던 사원들과 달리, 주요 교통로 대로변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사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유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