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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단 염불포교 황련팀 박돈우-하

기자명 박돈우

자기를 속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전법

▲ 58, 지민
불교대학을 졸업하면 끊어질 공부가 걱정이었다. 포교사를 발심한 이유도 부처님 가르침을 끊임없이 배우기 위해서였다. 늦었지만 포교사 시험 대비반에 합류했다. 불교대학 2년을 포함해 10년은 더 공부하고, 특히 초기경전 모두를 깊이 있게 읽어 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포교사를 시작하면서는 전문포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전문포교사 품수를 받는 올해는 많은 고민 끝에 동국대 불교대학원에 입학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부처님 공부라면 부처님께서 반드시 도와주신다는 어느 학인스님 말씀이 힘이 된다.

여러 인연으로 공부 이어와
군포교·정애원 봉사 등 경험
가시는 마음 위로하며 염불

스님 외에도 내게 힘이 되는 인연들이 있다.  특히 죽림사에서 만난 주련이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글귀의 반만이라도 실천하고 살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진정한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전생을 알고 싶은가 금생에 살고 있는 이 모습이요, 내생을 알고 싶은가 금생에 하고 있는 그 모습이니라.”

아무튼 여러 인연으로 불연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서 포교사 품수를 받고, 군포교팀에 배정돼 1주일에 두 번씩 전법을 시작했다. 장병들에게 할 설법을 적당한 분량으로 시청각 가능하도록 자료를 만들었다. 눈빛을 반짝이며 듣거나 관심을 보이는 장병이 있으면 절로 힘이 났다.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았고, 법회에 사용하는 법회집을 책자로 만들어 모든 의식을 한글로 바꾼 일은 큰 보람이었다.

지금은 염불포교 황련팀에서 활동 중이다. 장엄염불 외에도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한다. 80여명 어르신들이 머무는 노인요양시설 정애원을 찾는 것이다.

정애원 강당으로 향하면서 낯익은 어르신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리면 대부분 말 대신 손을 흔들거나 저녁노을 같은 잔잔한 미소를 보내신다. 반갑다며 내미는 두 손을 잡으면 낮은 온기와 함께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함께 느낀다.

어르신들과 주변 모든 이들이 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기원하는 법회를 연다. 노래자랑, 웃음치료, 윷놀이, 백중 음식공양, 기저귀 후원 등 봉사에 동참 중이다. 황련팀과 정애원이 봉사로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5년째다. 크고 작은 장애와 노쇠해지는 몸과 마음은 머잖아 미래 내 모습일 수 있다. 순간을 살지만 영원히 사는 것처럼 욕심내며 사는 현재를 경책하고 있다. 생전예수재 하듯 어르신들 뵙는 날이기도 하다.

정애원 봉사가 살아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염불봉사는 반대다. 사진으로 망자의 모습을 처음 대하고 마지막 가시는 마음을 위로하고 보내드리는 일이다. 살아서 이별도 아픈데 가족이나 그 모든 것들과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하는 마음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때론 염불이 자연스럽고 때론 간간히 막히고 땀에 젖기도 한다. 염불봉사를 할 때 단순히 경전을 읽는데 그친다면 듣기만 괜찮은 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전의 뜻을 마음으로 되새겨 듣는 이들이 제불보살님의 감응과 가피를 받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염불봉사를 좀 더 여법하게 하고자 팀에서는 전통방식을 따른 아미타번과 인로왕번을 구입했다. 영단 좌우에 설치해 영단을 장엄했고, 불보살님을 모시고 의식을 진행하면서 의례의 참뜻을 되새기고 있다.

포교사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전법 현장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며 같은 포교사와의 생각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다. 자기를 속이지 않고[不欺自心] 자기를 바로 보는 포교사 생활을 하고 싶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이다. 밝음이 오는 새벽, 향을 올리고 좌복을 편다.

박돈우 경북지역단 염불포교 황련팀  mlain@hanmail.net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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