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7.12.12 화 18:26
> 연재 | 이제열의 파격의 유마경
35. 미륵과 수기만물 만생 하나하나가 모두 미륵이다
이제열  |  yoo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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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2  11: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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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미륵보살에게 이르셨다. 그대가 유마힐에게 가서 문병하여라.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에게 가서 병을 위문 할 수 없나이다. 그 까닭은 제가 도솔천왕과 그 권속들에게 불퇴전지의 보살행을 설하고 있는데 유마힐이 찾아 와 말했습니다. 미륵님, 세존께서 당신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한번만 더 태어나면 정각을 얻어 부처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미륵님, 당신은 어느 생으로 수기를 받았습니까? 과거 현재 미래 생이라면 과거는 지나가 버렸고 현재는 머물지 못하며 미래는 오지 않습니다. 또한 생이 없는 것으로 수기를 받았다면 생이 없음은 곧 부처의 자리인지라 수기가 필요 없을 것이고 아뇩다라삼보리를 얻을 것이 없을 것입니다. 만일 진여가 생겨나는 것으로 수기를 받는다면 진여는 생겨남이 없는 것이므로 진여가 멸하는 것으로 수기를 받는다면 진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수기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륵님, 일체 중생은 곧 진여 그자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법과 일체의 성현들과 미륵님까지도 진여입니다. 그러므로 미륵님이 수기를 받은 것처럼 일체중생도 수기를 받은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유마힐이 이런 법문을 하자 이백의 범천들이 무생법인을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그를 찾아가 문병 할 수 없습니다.”

미륵보살은 미래 올 부처님
석가모니 부처님 수기 받아
중생이 본래 부처 알게되면
우리자신이 곧 미륵의 화신


미륵은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이다. 일생보처보살이란 다음 생에 부처를 이루게 되는 보살이다. 이런 보살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도솔천이라는 천상세계에서 머문다. 도솔천은 욕계에 속하는 하늘세계이다. 이런 일생보처 보살에게는 반드시 수기(受記)라는 것이 필요하다. 수기는 바로 앞의 부처님으로부터 부처가 될 것을 예언 받는 일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연등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미륵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았다. 미륵은 본래 아일다라는 이름을 지닌 비구였다. 석가모니 부처님 밑으로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는데 사무량심 가운데에서 자무량심(慈無量心)을 닦아 모든 생명을 사랑한 마음이 지극하였으므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성불 할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다. 이런 미륵보살에게 유마거사는 수기의 본질을 들어 철저하게 비판한다. 일반적으로 수기는 부처가 자신의 뒤를 이어 부처를 이룰 사람에게 정수리를 만지면서 주는 일대일의 의식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수기에 대해 유마거사는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진정한 깨달음에서 볼 때에 수기는 특정인물만 한정하여 수기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보실 때에는 일체 중생이 본래 부처이며 나아가 모든 만물 만생이 이미 부처이다. 또한 부처는 미래 생을 기다려서 오는 존재도 아니다. 부처에게는 시간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다 현재다 미래다하는 시간 개념은 중생의 망견에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중생과 만물 만생 역시 실상에 있어서는 시간을 벗어나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미륵보살만이 부처님의 수기를 받았다고 할 것인가? 실상에 있어서는 미륵보살만이 수기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일체 중생과 만물 만생이 이미 수기를 받기도 하였으며 더 나아가 부처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한 것이다. 일체 중생과 만물 만생이 지금 그대로 진여 그 자체라면 미륵과 더불어 평등하다 할 수 밖에 없다. 불교계에는 신도들 가운데에 미륵보살을 신봉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을 만나보면 거의가 미륵보살을 미래세상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줄 보살로만 여기고 있다. 마치 예수가 재림하여 세상을 구원하듯 미륵보살은 새로운 세상에 출현하는 구세주 보살로만 여긴다. 안타깝게도 자신들이 이미 수기 받은 미륵보살의 반열에 들어 있다는 사실은 꿈에서도 모른다. 유마거사에 따르면 미륵은 기다려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곧 미륵의 화신이라는 것이다.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
yoomalee@hanmail.net
 

[1410호 / 2017년 10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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