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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가장 오래된 불교건축은 보문사 대웅전

  • 성보
  • 입력 2017.10.17 16:46
  • 수정 2017.10.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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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보수 중 상량문 3종 발견
1747년에 기록…시주자들 이름

▲ 서울 성북구 보문사 대웅전. 보문사는 세계 유일의 비구니 종단인 보문종 사찰이다.
성북구 보문사 대웅전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건축임을 입증하는 상량문이 발견됐다.

보문사(주지 인태 스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대웅전 지붕이 이완돼 보수하던 중 9월28일 오전 10시경 종도리(宗道里)에서 건륭 12년(영조 23년, 1747년) 쓰인 것을 비롯해 총 3종의 상량문을 발견했다고 10월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보문사 대웅전이 적어도 270년 전 이전에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서울에서는 가장 오래된 불교건축물로 확인됐다.

보문사측에 따르면 종도리에 홈을 파내고 그 속에 상량문 등을 넣고 덮개로 덥힌 상태였다. 총 3종의 상량문은 건륭 12년(1747), 도광 4년(1824), 동치 4년(1865)으로 동치 4년에 건물을 수리하면서 앞의 두 상량문 중 주요 사항을 적은 간단한 부분만을 발췌해 ‘날근샹냥문 이장’이라고 쓴 한지에 한 번 더 감싸서 같이 넣었다. 그리고 새롭게 적은 동치 4년의 상량문은 불사에 대한 간단한 경위와 축원 내용을 포함해 당시 시주자의 명단까지 적어 넣었다.

동치 4년의 불사에 참여한 시주자는 영의정(相國) 김좌근(1797~1869)으로 정선 수마노탑을 보수하는 불사에도 참여할 정도로 불심이 깊었던 인물이다. 별도의 종이에 주상(主上)과 대왕대비(大王大妃), 왕대비(王大妃), 비(妃)의 축원을 적고 있다.

▲ 건륭 12년은 1747년으로 서울지역 불교건축 상량문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 대웅전 종도리에서 발견된 상량 복장물.
이 중 단연 관심을 끄는 것은 건륭 12년 상량문이다. 건륭 12년은 1747년으로 서울지역 불교건축 상량문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또 대시주로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모두 여성으로, 심씨, 이씨, 김씨 등으로 적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궁인(宮人)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또 1747년까지 보문사는 비구스님이 상주하던 사찰이었으며, 1824년 상량문에서부터 모든 소임과 대중이 비구니인 것으로 보아 18세기 후반을 거치면서 보문사는 비구니 승방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상량문을 넣는 방식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불상에 복장을 넣듯 대웅전에 상량문을 포함해 여러 물건을 넣었다. 불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시주한 비녀, 가락지, 의복 등은 종종 출토됐으나 이번과 같이 후령통을 만들고 황초폭자(黃綃幅子)로 감싸 부처님 복장에 모시듯 진행한 상량복장 형태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상량문만이 아니라 축원의 의미를 담아 오색실과 오보(五寶), 오락(五藥), 복장다라니, 상평통보 등을 넣은 것이 확인됨에 따라 전통적인 상량문 납입 의식을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보문사 대웅전은 애초 극락보전이었음도 밝혀졌다. 극락보전을 지금처럼 대웅전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에 해강 김규진(1868~1933)이 대웅전이라는 현판을 쓰면서부터라는 점도 밝혀졌다.

한편 보문사는 이번 공사에서 확인된 상량문을 토대로 관계 기관과 협의해 건물 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가치에 맞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12호 / 2017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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