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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석학들, 감정·건강을 논하다

  • 불서
  • 입력 2017.10.23 14:44
  • 수정 2017.10.23 14:46
  • 댓글 1

‘힐링 이모션’ / 달라이라마·존 카밧진 외 대담 / 대니얼 골먼 엮음·김선희 옮김 / 판미동

▲ ‘힐링 이모션’
“현대사회가 맞이한 환경파괴와 인구문제 등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선한 인간이 되어야 함을 매우 강력하게 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협력하며 함께 일해야 합니다.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세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개인들은 하나하나의 세포와 같지 않을까요? 이 행성은 인간의 몸과 같고, 어떤 의미에서 우리들 각자는 그 아래 단계의 구성 요소들입니다. 근육들의 협동 없이 한 개인의 몸은 유지될 수 없고, 건강할 수 없고,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 행성은 인간의 몸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개인들은 세포와 같습니다. 때때로 말썽을 일으키는 세포들이 있겠지요. 그러나 다른 세포들의 도움으로 몸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단지 형이상학적인 주제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달라이라마”

불교에서는 마음이 몸은 물론 세상 모든 것들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특히 달라이라마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사랑과 용서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신적 스승으로, 모두가 연민의 마음을 갖고 상대를 대할 때 개인의 마음도 평화롭고 세상도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음을 강조해왔다. 또한 그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과학은 물론 역사·문화·심리·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결과물을 결합해 자신의 이야기에 합리적 객관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달라이라마의 이러한 주장을 접한 관련 학문의 권위자들 중에 그의 주장에 동조하고, 그의 말에서 자기 학문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불교는 모든 학문과 연관된 최상의 종교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 책 ‘힐링 이모션’은 마음의 평정과 세계 평화를 이끄는 달라이라마와 신경과학, 생리학, 행동의학, 심리학, 철학의 저명한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온전한 삶을 담보하는 몸과 마음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마음과 생명학회’에서 활동하는 명상 지도자 존 카밧진, 심리학자 대니얼 브라운, 종교학자 리 이어리 등의 학자들이 1990년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했던 과정을 엮었다.

이 대화를 엮은 대니얼 골먼은 마음과 건강의 관계가 과학적인 주제로 다루어지기 시작할 무렵 진행된 이 대화가 여러 측면에서 선견지명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이 대화에 참여한 학자들이 이후 과학의 미개척 분야였던 마음을 보다 깊이 연구해 이 대화의 과학적 기반을 튼튼히 했고, 동시에 보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1990년 달라이라마와 존 카밧진 등 세계적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나눈 온전한 삶을 담보하는 몸과 마음 관련 이야기는 현대인들에게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책은 최고의 지혜(달라이라마)와 지성(석학들)이 함께한 몸과 마음, 삶과 의식을 둘러싼 대화 속에서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과학과 종교가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되며 어우러진다. 그래서 감정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같은 마음의 병을 다스릴 수 있는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는지 등 철학적 주제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전체 6부로 구성된 책은 ‘몸의 윤리학’으로 시작한다. ‘종교 없는 윤리학이 가능할까?’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긴 대화를 이어갔다. 2부에서는 마음이 몸을 치유하는 과정을 논하고, 3부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의 치유 효과를 기반으로 마음을 모으는 힘에 대해 지혜와 지성간에 깊은 대화가 오간다. 이어 4부에서는 문화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는 과정을 살피고, 5부에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미묘한 의식’ ‘뇌와 마음을 바라보는 과학과 불교의 시선’을 중심으로 두뇌로 환원되지 않는 의식에 관한 대화가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6부에서 ‘사랑은 윤리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놓고 윤리의 보편성에 대한 각자의 내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달라이라마와 석학들은 이러한 대화를 통해 내면에서부터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상처받은 감정을 치유해 마음 치유력을 높이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낫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세심하게 밝혀낸다. 무려 27년 전 나눈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불교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설한 달라이라마의 이야기는 온전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12호 / 2017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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