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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아비지옥과 그 별처지옥들 ①

기자명 김성순

오역죄로 가게 되는 최악의 지옥들

아비지옥으로 떨어지게 될 죄인은 중유에 있을 때부터 이미 저 근본지옥에서 들려오는 무시무시한 고통의 소리를 듣게 된다. 중유로부터 2만 5000유순이나 떨어져 있는 거리인데도 들려오는 아비지옥의 소리는 다른 지옥에 있는 중생들조차 듣기만 해도 자신의 고통을 잊고 두려움에 떨 정도이다.

무간지옥으로도 불리는 건
쉼 없이 고통 계속되기 때문
끔찍한 전율 정도에 비례해
경고의 강도도 더욱 높아져

 
중유에 있는 죄인은 전생에 지은 악업으로 인해 생긴 찬바람, 즉 업풍(業風)에 불리어 차츰 땅 밑의 물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아비지옥으로 죄인을 몰아가는 업풍은 마치 수미산마저 먼지처럼 흩어버리는 겁진풍(劫盡風)처럼 강하고, 얼음처럼 차가우며, 칼날처럼 날카롭다. 중유는 어둡고 추운 곳인데다가, 업풍까지 불기 때문에 죄인에게 따뜻함에 대한 갈망이 생겨나고, 바로 이 갈망으로 인해 중유를 벗어나면서 새로운 몸과 감각이 생겨나게 된다. 

이렇게 새로이 지옥중생으로서의 몸을 받은 죄인은 머리를 아래로 한 채,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 아비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업의 힘이 바람을 만들어 중유에 머물던 죄인을 아비지옥으로 떨어뜨리고, 새로운 지옥중생으로서의 몸과 그에 딸린 감각까지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비지옥 안에는 불꽃이 가득 차 있어서 수미산과 같은 거대한 물체도 다 태울 수 있지만 죄인들만은 타더라도 끝내 죽지는 않는다. 또한 아비지옥과 그 지옥중생에게서는 세상의 어느 나쁜 냄새와도 견줄 수 없는 역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아비지옥은 이전의 일곱 근본지옥과 그 별처지옥에 떨어지는 업인들의 총합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더하여 오역죄를 지은 중생들이 나게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아비지옥을 무간(無間)지옥으로도 부르는 것일까? 이는 아비지옥의 여러 특성 중에서도, 죄인들이 모두 타서 서로 간에 구별할 수 있는 틈이 전혀 없기 때문이며, 또한 그 지옥에서 받게 되는 고통이 간단(間斷)없이 계속 이어지게 되는 것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불이 다 타고 나면 그 뜨거움도 다하듯, 종자가 없으면 그 싹도 없는 것처럼, 아비지옥에 나게 된 악업의 인(因)이 다하면, 그에 따른 과(果)로서의 고통도 다하게 된다. 하지만 그 악업의 업력은 여전히 남아서 미래 수백 수천 생 동안 아귀도와 축생도에 태어나 또 다른 고통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제 아비 근본지옥에 대한 설명을 이 정도로 마치고, 부속지옥인 16별처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기로 하겠다.

 
아비지옥의 첫 번째 별처지옥인 오구처(烏口處)는 옥졸이 죄인의 입을 마치 까마귀의 입을 찢듯이 크게 찢은 후에, 검은 잿물이 흐르는 강에 데리고 가서 뜨거운 불씨가 섞인 물을 죄인의 입속에 강제로 들이붓는 고통을 가하는 곳이다. 

다음 아비지옥의 두 번째 별처인 일체향지처(一切向地處)는 번뇌멸지를 얻은 비구니나, 아라한에게 강제로 삿된 음행을 저지른 자가 떨어지는 곳으로서, 이전 일곱 지옥과 그에 딸린 별처지옥들의 모든 고통을 다 갖추어서, 100배 정도 더 겪게 되는 곳이라 한다. 

세 번째 별처지옥인 무피안상수고뇌처(無彼岸常受苦惱處)는 근친상간의 악업을 저지른 자가 떨어지게 되는 곳으로서, 그 사회적 파급력까지 고려하여 지중한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무피안상수고뇌처에서는 그 죄에 걸맞게 주로 생식기에 고통을 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쇠갈고리로 걸어서 다시 배꼽으로 끌어내고, 그곳에 쇠가시를 박거나, 입에 불타는 쇠갈고리를 집어넣는 등의 방식이다. 

이러한 지옥의 고통상은 읽는 것,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지만, 그 전율의 정도에 비례하여 경고의 의미도 강했기 때문에 지옥 교설의 서술자들은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경전 속에서 극한의 체험을 시켰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이러한 고통상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게 집약될 수 있다. 두려우면 계율을 지켜라!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412호 / 2017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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