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지역단 NGO사단지원팀 이영식-하

기자명 이영식

자비에는 적이 없고 지혜에 번뇌 일지 않는다

▲ 71, 지운
“자비몰유적인(慈悲沒有敵人) 지혜불기번뇌(智慧不起煩惱).”

갖가지 행사 열정적 지원
요양원 자비원 봉사 열심
절집서 반출가 경험 환희

‘자비에는 적이 없고 지혜에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래도록 몸에 배인 습은 새벽 4시30분 어김없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의식의 세계로 나를 안내한다. 포교사가 되고나서부터 몸에 밴 습이다. 포교사가 삶의 큰 변화를 가져다 준 셈이다. 직장에서 정년퇴임 후 회갑지나고 인생 후반부는 그런 습으로 살아오고 있다. 세안 하고 몸을 단정히 한 뒤, 새벽 5시면 서가에 모시고 있는 무위사 아미타여래삼존벽화 앞에 좌정한다.

새벽예불로 아침을 맞이하면 곧 인근 체육관에서 운동으로 비지땀 쏟으며 칠순노구를 담금질한다. 병든 몸이 돼,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보다 죽는 그 순간까지 부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포교사단에서 크고 작은 공식·비공식 행사를 총괄 지원하는 사단지원팀장으로 활동 중이다. 9명에 불과한 팀원들과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부처님오신날,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봉축행사는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렸다. 불교 관련 신행단체가 수없이 많지만 전문포교사, 일반포교사로 구성된 포교사단 부산지역단원 800여명은 행사 전반을 준비한다. 식전행사는 물론 10만여명을 이끄는 기수단 역할, 각 신행단체 정렬, 질서 유지, 연등축제행렬 시가행진, 놀이공연마당에 이어 폐회 뒤 뒷마무리까지 포교사들이 열과 성을 다해 봉사한다.

사단지원팀은 지역단에서 지원 요청이 오면 즉각 달려가야 한다. 직장인이 대다수인 점을 고려하면 소수 몇 사람이 그 역할을 감내해야 한다. 지금은 남부지역총괄팀장으로 6개 팀을 통솔하지만 돌이켜보면 지난 2년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었고 덕분에 수행에도 많은 진척이 있었다. 깨어만 있다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한시도 부처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산행하든 대중교통으로 이동 중이든 나도 모르게 다라니나 ‘반야심경’을 암송한다. 그럴 때마다 환희심이 샘솟는다.

포교사로서 제도권 내 활동으론 미흡하다 싶어 황혼기에 병들고 소외되어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들을 위한 원력을 세웠다. 통도사 자비원 자원봉사활동이다. 전문포교사 2명, 일반포교사 4명, 재가불자 4명 총 10명으로 매월 둘째 토요일에 자비원에서 입원어르신, 요양보호사들과 함께 ‘금강경’과 ‘불설아미타경’을  독경하고 신명나는 민요를 함께 부른다.  어르신들이 환한 미소로 밝게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눈시울이 젖는다. 거동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우리에게 환희심과 행복을 선물해 주심에 항상 감사를 올린다.

점점 깊어지는 부처님을 향한 마음이 지난 5월 중순 더 익어가는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부산 남부민동 천마산 아래 조계종 대법사로부터 부전스님이 소임을 그만두시게 되어 예불 올릴 포교사를 구한다는 부탁을 받고 나를 추천했다는 부단장님의 전갈이 왔다. 주지스님을 뵙고 그 소임을 맡기로 했다. 반출가! 절반의 출가였다. 전문포교사 신분이긴 하지만 출가승이 하는 부처님께 예불 올리는 막중한 소임에 온 몸을 떨었다. 새벽예불과 범종 타종 등 반출가 생활은 전문포교사로서 불제자로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절집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이야기 거리들이 양산된다. 시기, 질투, 교만, 탐심, 진심 등이 은연 중 묻어 나와 속세와 다를 게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스님이 스님다워야 하고 공양주가 불자가 포교사가 포교사다워야 하는데…. 남 탓할게 아니라 전법의 사명을 띤 포교사답게 처신하자고 참회하며 거듭거듭 새롭게 깨어나고자 각성하고 또 각성한다.

이영식 부산지역단 NGO사단지원팀 ysslee1048@hanmail.net
 


[1412호 / 2017년 10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