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것이 변함을 아는 게 지혜다”[br]달라이라마, 대승불교의 공성 해설

  • 출판
  • 입력 2017.10.30 15:43
  • 수정 2017.10.30 15:44
  • 댓글 0

‘달라이라마 반야심경’ / 텐진갸초 지음·주민황 옮김 / 하루헌

▲ ‘달라이라마 반야심경’
대승불교 반야사상(般若思想)의 핵심을 담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지혜의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으로 풀이되는 ‘반야심경’은 수백 년에 걸쳐 편찬된 반야부경전의 중심사상을 270자로 함축시켰다. 때문에 모든 법회 때 반드시 독송하며 그 뜻을 새기도록 하고 있다.

독립된 실체 없다는 공성 고찰
수행 방해요인 극복수단 암송
달라이라마가 전통 해석 포함
철학·과학적 견해 포용해 해설

‘반야심경’의 중심사상은 공(空)이다. 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 데서 시작해 ‘물질적인 존재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것이므로, 현상으로는 있어도 실체·주체·자성으로는 파악할 길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축약해 담은 경전으로 불리고 있고, 그 의미를 깊이 있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으면서 주석서 또한 지속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세계인의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받는 달라이라마 역시 대중들에게 ‘반야심경’의 뜻을 전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다. “반야바라밀은 독립된 실체가 없다”는 공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명확하게 설명한 달라이라마의 강연 내용을 담은 ‘달라이라마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의 핵심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그동안 주석서를 펴낸 많은 이들이 저마다 의미를 달리해 ‘반야심경’을 설명했음에도, 달라이라마의 강의와 부록으로 실린 티베트 주석서를 참고하면 ‘반야심경’에 숨은 또 다른 뜻을 만나게 된다.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점진적으로 발전해 가는 수행단계에 대한 내용이다.

‘반야심경’은 독립된 실체가 없다는 공성을 깊이 고찰하는데 활용되며 수행을 방해하는 여러 요인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암송되기도 한다. 그래서 티베트에서는 모든 법회를 시작할 때 이 경전을 암송하도록 하고 있다.

티베트에서는 또 ‘반야심경’을 암송할 때 마지막에 손바닥을 세 번 치면서 발원을 한다. “모든 장애를 피하게 하소서. 장애가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소서. 모든 장애가 사라지게 하소서.” 이것은 우리가 장애라고 여기는 대부분이 실제로는 우리 안에 깊이 박혀 있는 집착과 그 집착이 만들어 내는 이기심에서 비롯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사물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공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때, 마음속 깊숙이 박혀 있는 장애의 뿌리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반야심경’을 암송하면서 공성에 대해 명상하는 것은 장애를 없애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달라이라마는 책에서 “우리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현상은 매 순간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지혜로 가는 관문이며 그를 통해 우리는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지나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에서 지혜란 결코 관념적이나 추상적이지 않으며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각·지각·의지·인식 등에 변치 않는 고유한 실체가 있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지혜를 향해 다가서는 길”이라고 달라이라마는 역설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자아라는 고정 관념과 편견의 세상을 넘어 설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달라이라마의 ‘반야심경’ 강설은 체계적이며 아주 정교할 뿐만 아니라 쉽고 합리적인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 달라이라마 해설을 통해 ‘반야심경’의 전통적인 해석은 물론, 고대 인도의 날란다불교대학 전승에서부터 현대의 철학적 견해와 과학적 탐구까지 포용한 다채로운 통찰과 해석을 만날 수 있다.

‘달라이라마 반야심경’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달라이라마가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경전 말씀을 통해 설명한 1998년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의 강연 내용을 보완했다. 1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13호 / 2017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