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탈세속의 공간을 가르는 일주문에 문이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주문을 넘어 출세간의 세상에 발을 딛고서도 지식과 신분 등 세간 옷을 그대로 걸친 채 알게 모르게 거들먹거리는 게 중생심인지라, 성철 스님은 3000배를 시키며 스스로 그 때 묻은 옷을 벗도록 했었다.
어쨌든 불교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나, 배웠어도 세상살이에 급급하다보니 어쩌다 마주하는 절을 보면서 궁금증이 더해지는 게 불교다.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교리는 물론이고, 옛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답답함이 일기도 하고, 현대문화와 동떨어진 듯한 모습에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그 크고 작은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애쓴 이들이 그동안 적지 않았다.
‘불교는 왜 그래?’도 불교가 궁금한 이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선물 같은 답변이다. ‘대웅전과 대웅보전은 다른 법당인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무슨 뜻일까’ ‘붓다는 왜 마지막에 발을 내밀었나?’ ‘부처님오신날에는 왜 연등을 다나’ ‘동성애에 대한 부처님의 생각은’ ‘부처님이 안락사를 허용했다고’ ‘참나란 무엇인가’ 등 33가지 물음에 속 시원하게 답했다.
여기에는 부처님 생애부터 불교의 세계관, 문화, 역사를 첨가한 인문학적 설명이 함께 한다. 덕분에 이제 갓 불교에 입문한 이들은 물론, 불자가 아니라도 불교에 호감 갖고 있는 이와 철학·인문교양에 관심 있는 누구나, 배운다는 부담 없이 불교를 알아갈 수 있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13호 / 2017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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