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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단 사찰문화해설 금정팀 박종안-상

기자명 박종안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금빛 우물’서 노닐다

▲ 54, 자광
어김없다.

아내 덕에 금정불교대 입학
실낱 같았던 불연 두터워져
사찰해설하며 삶을 담금질

매주 일요일이면 부산 금정산 자락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등산객, 외국인 방문객과 여러 불자들 그리고 다른 사찰의 신도들이 개인 또는 단체로 조계종 제14교구본사 금정총림 범어사를 찾는다. 사찰순례든 관광이든 제각각 다른 목적으로 범어사에 든다. 이들은 일요일마다 범어사 일주문 앞에 정복을 가지런히 차려 입은 포교사들과 마주한다. 틀림없다. 외호신장처럼 서 있는 이들은 부산지역단 사찰문화해설 금정팀 소속 포교사들이다.

금정팀은 모든 이들에게 산문과 석등, 탑, 괘불대, 범종루 및 대웅전을 비롯한 각 전각의 특징, 사물, 불상의 모양, 수인, 탱화 등에 깃든 부처님 가르침과 경전 내용을 설명하고 소개한다. 간단히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 유래도 곁들이면 스토리텔링이 되기도 한다.

신라 문무왕 18년, 그러니까 678년 의상대사가 범어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오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산꼭대기에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금빛 우물이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가 놀았다고 한다. ‘금빛 우물’에서 딴 이름으로 ‘금정산(金井山)’이라 했고, 이곳에 자리한 사찰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라는 뜻의 ‘범어사(梵魚寺)’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로 꼽히는 범어사의 한 암자에서는 일제강점기 전국 각지에서 쓸 태극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처럼 부처님 가르침이라는 ‘금빛 우물’서 노니는 불연은 어디서부터 일까. 불현듯 되새겨본다.

포교사가 된지 이제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불교와 인연 맺은 것은 아주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따라간 경남 사천시 곤명면에 있는 다솔사라는 절부터다. 그때야 멋모르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가서 그곳 동자승과 함께 친구 삼아 뛰놀고 즐겼던 기억밖에는 없다. 제법 머리가 굵어졌던 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다. 불교학생회에 가입하고 매주 토요일 혜원정사 법회에 참석하곤 했지만 신심이 깊어졌거나 교리에 관심을 갖는 등 불연이 두터워지진 않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뜻도 모른 채 ‘반야심경’이나 예불문을 외워 암송하던 게 전부였다. 언저리에서 노닐다 이후 불교와 인연은 단절되다시피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수출을 위한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하는 업무를 오랫동안 하면서 많은 업무량과 성과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심했다. 가정을 이루고 가장으로서 책임감까지 하루하루 연속되는 삶 속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가고 있었다. 아내가 손을 내밀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불연의 씨앗이 싹텄다. 아내 권유로 2008년 범어사 금정불교대학 야간반에 입학했다.

1년 동안 불교에 푹 빠졌다. 기본교리와 문화, 역사 등 교육을 받으면서 차츰 매력을 느꼈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불교대학 선배로부터 포교사 고시에 응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포교사 고시 준비는 부처님 가르침을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계기였다. 마침내 일반포교사 품수를 받았고, 같은 해 겹경사를 누렸다. 영어로 불교를 공부하고 외국인을 상대로 전법하는 국제포교사 품수까지 받았다.

일반포교사로서 첫 활동 무대가 사찰문화해설분야인 금정팀이었다. 범어사를 찾는 많은 불자와 신도들에게 범어사를 안내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한다. 안내를 듣고 환희심에 기뻐하는 불자들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보람이 클수록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했다. 우선 스스로가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에 담긴 깊은 의미를 알지 못하거나 자신의 삶이 바뀌지 않고서는 타인에게 사찰문화재에 깃든 진정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신부터 불교에서 참다운 기쁨을 찾을 수 있도록 교리와 경전을 공부하고 사시불공에 참여하는 등 정진했다.

박종안 부산지역단 사찰문화해설 금정팀 japark@topshoe21.co.kr
 


[1413호 / 2017년 1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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