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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원 새 총장이 진단한 금강대 D등급 원인

  • 교계
  • 입력 2017.11.03 11:10
  • 수정 2017.11.06 13:42
  • 댓글 7

교육부 D등급은 불공정한 평가
학생지원 시스템 약화도 원인
제도정비‧뛰어난 학생모집 주력
“나를 교장으로만 규정은 잘못”
새 변화 위해서는 화합이 우선

이준원(53) 제6대 금강대 총장은 행정학자다. 1987년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대학원에서 행정학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총장은 민선시장을 2번이나 지낸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하다. 1997년 공주대 전임강사로 대학 강단에 섰던 그는 2006년까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행정학의 현장인 행정기관에 뜻을 둔 이 총장은 2002년 공주시장에 출마해 떨어졌지만 2006년 다시 도전해 8년간 제6~7대 공주시장을 지냈다. 공주시장을 임기를 마친 그는 고위직이 아닌 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해 큰 관심을 모았다. 고향으로 돌아가 인재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그의 원력에서 비롯됐다.

이런 그가 지난 10월30일 단양 구인사에서 열린 제92차 금강대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 총장은 11월2일 법보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종단 내부 상황은 모르지만 잘 나가던 대학이 축 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책임감이 더욱 크다”며 “학생들이 돈 걱정 할 필요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금강대가 실패한다면 불행한 일로 우리는 필히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금강대가 처음 표방했던 소수정예를 다시 구현하기 위해 좀 더 제도를 정비하고 학생 모집에 적극 임할 생각”이라며 “그럴 때 D등급도 탈출하면서 학교의 명성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준원 총장과의 일문일답

▲ 이준원 금강대 총장은 행정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행정학자이며, 공주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한 행정가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에 총장이 됐는데 소감이 있다면?
“누가 어떤 일을 맡으면 기쁘기보다 어깨다 무겁다고 하는데 나는 이것이 으레 하는 인사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내가 총장으로) 선임됐다는 얘기를 듣고 기쁨보다 어깨가 굉장히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종단 내부 상황은 모르지만 잘 나가던 대학이 축 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책임감이 더욱 크다.”

▶금강대는 어떤 대학이며 어떤 특성이 있다고 보나?
“독특한 대학이다. 내가 금강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2년 전으로 당시 교수를 뽑을 때 심사위원으로 왔었다. 그때 내 느낌은 대학은 이래야 한다는 거였다. 학생들 등록금을 받아 운영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도님들이 한푼 두푼 모아준 시줏돈으로 똘똘한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단체니까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때 국립대 교수였는데 되게 부러웠다. 그런데 내가 이 학교를 경영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는 설립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 그런 뜻깊은 모델이 실패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우리는 필히 성공해야 한다.”

▶금강대가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연거푸 D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또 금강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나?
“원인을 두 가지로 진단한다. 하나는 교육부 평가가 공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창업교육센터를 평가항목으로 삼겠다고 하고 그것이 없는 금강대학에 빵점을 준다면 그것은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금강대는 이공계가 아닌 인문학과 사회과학 중심의 소규모 대학이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강대의 진면목을 평가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변명을 일단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시대의 흐름에 우리가 예민하게 준비하지 못한 점도 있다. 대학의 고객인 대학생들의 파악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반성이다. 학생들 취향이 도시로 가려는 흐름이 뚜렷하고, 그런 속에서 학생들을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려면 더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했어야 했다. 그런데 강화나 유지보다 오히려 약화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미국에는 소수정예의 유명대학들이 많다. 우리 금강대도 처음 표방했던 소수정예를 다시 구현하기 위해 좀 더 제도를 정비하고 학생 모집에 적극 임할 생각이다. 그럴 때 D등급도 탈출하면서 학교의 명성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불교와 인연은?
“고향이 마곡사 인근이었다. 그러다보니 마곡사에 소풍도 가고 놀러도 자주 갔다. 거기에서 부처님을 볼 때마다 정감과 경외심이 들었다. 2002년 공주시장 선거에서 떨어졌을 때는 공주 신원사에 찾아가 부처님께 천배를 올렸더니 마음이 굉장히 가라앉았다. 이듬해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도 부처님께 도움을 많이 청했다. 누가 신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불교에 젖었다. 그것이 불교의 장점인 것 같다.”

▶그동안 대학교수, 공주시장, 고등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 스스로 장점을 꼽는다면?
“금강대학은 상월 대조사님의 뜻을 받들어 이곳에 설립한 대학이다. 그러다보니 지역사회와 네트워크가 약하다. 대학은 총체적 역량을 평가하는 데고 역량을 모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연계가 꼭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강점을 학교 행정에 접목시키는 게 내 역할이 아닐까 한다.”

▶천태종 일각에서 교장 선생님을 하셨던 분이 대학을 맡는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 나는 1983년 대학에 입학한 이래 2002년도 시장에 출마할 때까지 대학에서 살았다. 학부, 석사, 박사까지 했고, 서울대대학원 재학 시절에는 행정조교까지 했다. 그러다 1997년 전임강사가 돼 2006년까지 10년간을 교수로 지냈다. 내 석‧박사학위 논문이 행정학이고, 행정학을 실습하는 곳이 행정기관이다. 2006년도 공주시장에 당선되면서 8년간은 학자로서 보면 행정 현장에 와서 실습을 한 거다. 그러니까 행정학자로서는 학문의 세계를 떠나온 적이 없다.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한 것은 불과 2년 반이다. 그것을 가지고 나를 고등학교 교장이라고만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공주시장을 마치고 고등학교 교장으로 갔던 이유는?
“내가 시장을 끝내고 고등학교 교장으로 간다고 했을 때 아주 신선한 충격이라고 했다. 다들 높은 자리를 찾아가려하지 자기 고향의 인재육성을 위해 가는 것은 흔치 않다. 더군다나 한일고는 전국에서도 탑 쓰리 안에 드는 명문학교다. 고등학교 교장과 대학 총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그야말로 옛날의 시각이다. 오히려 고등학교 교육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입시생과 학부모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신입생 모집과 관련해 교장 선생님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대학 교수로 있을 때도 총장과 처장 빼고는 모든 보직을 다 해봤다. 그런 경험이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변해본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학교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훗날 사람들이 금강대를 떠올릴 때 세 가지 중에 하나가 총장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자주 보고, 자주 대화하고, 때로는 아빠처럼 상담도 하고, 또 힘들 때 격려도 받고, 총장이 이런 학교의 일부였다고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불교계와 학교 구성원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금강대를 세울 때 신도님들의 시줏돈으로 인재를 키워서 이 나라에 큰 역할을 하고, 부처님의 자비를 베푸는 인성을 갖춘 사람들을 배출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안다. 그 취지가 지금도 변함이 없고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대학 구성원들은 지난 몇 년간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구성원들께도 말씀드렸다. 대학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변화를 시도하고 개혁을 해나가는 것은 어쩌면 다음이다. 우리 마음부터 하나로 모여야 된다. 아픔이 있으면 치유 받아야 하고 서로 잘 소통이 이뤄져서 부처님 품안에서 한마음이 돼야 한다. 그럴 때 뭔가 새롭게 하자는 것도 가능하다. 우선은 화합이다. 금강의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대화하고 풀어갈 것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414호 / 2017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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