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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 종법개정안 모두 이월…‘입법기구 맞나’
권오영 기자  |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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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8  13: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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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중앙종회는 11월8일 속개와 동시에 지난 회기에서 이월된 종헌개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이 종헌개정안은 208차 임시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월됐다.

11월8일 209차 종회 속개
7개월 만에 열린 종회지만
종헌종법 개정안 4건 이월
‘입법기구 책임 방기’ 비판

조계종 중앙종회가 209차 정기중앙종회에 상정된 종헌종법 제개정안을 모두 차기 회의로 이월했다. 지난 3월 임시회에 이어 7개월 만에 열린 중앙종회임에도 이번 회기에 상정된 종헌종법 제개정안을 모두 이월하면서 중앙종회가 스스로 입법기구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방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종회는 11월8일 오전 81명 중 7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209차 중앙종회를 속개하고 종헌종법 제개정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번 회기에 상정된 종헌개정안 2건, 원로회의법 개정안, 사면법 제정안을 모두 차기 회의로 이월했다.

중앙종회는 이날 속개와 동시에 지난 회기에서 이월된 종헌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종헌개정안은 ‘1962년 통합종단이 출범한 이후 멸빈의 징계를 받은 자도 1회에 한해 사면경감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이 종헌개정안은 ‘종단의 대화합’을 위해 종정스님과 원로스님들의 교시와 간곡한 당부, 2015년 의현 스님의 재심파동에 따라 진행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의 제안에 따라 추진됐다. 이로 인해 중앙종회 종헌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위원장 함결 스님)가 6개월 동안의 논의 끝에 지난 3월 제208차 임시회에서 발의됐다.

그러나 이 종헌개정안은 208차 임시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월됐고, 7개월 만에 열린 이날 중앙종회에서도 “종도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차 이월됐다. 종헌특위에서 6개월 가량 심의했고,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발의된 법안임에도 무슨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인지 의문일 수밖에 없다.

중앙종회는 또 이날 ‘원로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하는 종헌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이 역시 “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월했다. 원로회의의 요청에 따라 발의된 내용이고, 해당 상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출된 안건이지만 개정안을 두고 종회의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속출하자 이월을 결정했다.

2건의 종헌개정안을 모두 이월한 중앙종회는 이어 상정된 원로회의법 개정안도 이월을 결정했다. 원로의원을 교구별로 추천하되, 재적승으로 한정한 규정을 삭제하고 원로의원을 추천할 때 교구종회 혹은 임회의 동의를 거쳐 추천하도록 한 원로회의법 개정안 역시 지난 3월 임시회에서 이월된 안건이다. 이 개정안도 소관 상임분과위원회인 총무분과위원회와 법제분과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원안대로 통과한 내용이지만 본회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어 상정된 ‘사면법 제정안’도 앞서 멸빈자 사면에 관한 종헌개정안이 이월되면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하고 이월됐다. 이에 따라 중앙종회는 209차 정기회에 상정된 모든 종헌종법개정안을 이월했다.

이처럼 중앙종회가 이날 상정된 종헌종법 제개정을 모두 이월을 결정하자, 중앙종회의원들조차 “이런 식이면 앞으로 종법 하나라도 만들 수 있겠느냐”는 자조적인 말까지 흘러나왔다.

중앙종회가 역대 종회에서 논란이 된 법안을 이월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중앙종회는 해당 상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상정된 법안임에도 논란이 발생하면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손쉽게 ‘이월’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월된 법안도 해당 상임분과위원회나 종헌특위 등에서 이를 보완하거나 수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이월된 법안은 별다른 논의 없이 다음 회기에서도 그대로 재상정되는 게 다반사였다. 이렇다보니 차기 회의에서도 다시 이월되거나 소모적 논란을 되풀이하다 폐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물론 중앙종회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적절치 않거나 논란이 예상될 경우 법안을 재조정하도록 이월을 결정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해당 상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쳤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상정된 법안이라면 본회의에서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라도 가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필요에 따라 이월을 결정하더라도 해당 법안의 어떤 부분을 재논의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결정한 뒤 처리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15호 / 2017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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