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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墨)의 담채로 풀어낸 선(禪)의 간결함·파격

  • 문화
  • 입력 2017.11.09 18:32
  • 수정 2017.11.0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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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남 ‘묵, 선을 말하다’ 展
웅천돌문화공원 갤러리 탑서
11월24일까지 안거 등 19점
삼베·탁본 활용 새로운 시도

박주남 작가는 자유로운 운필과 변화 있는 먹색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수묵화를 발표해온 중견 작가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에서 회화예술을 전공한 그는 구상, 비구상의 작업과 함께 산수와 불화(佛畵) 등 다양한 작업을 동시적으로 선보여 왔다. 특히 선(禪)이나 정토사상(淨土思想)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그 실천을 바탕으로 한 불화와 단청, 그런 작업의 현대적 변용 작업들은 그의 작가적 세계를 대변하는 상징과 같다.

▲ ‘다선일여’, 한지·삼베 수묵, 72×48cm, 2017년.
보령 웅천돌문화공원 갤러리 탑이 박주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기획초대전을 마련했다. 11월24일까지 진행되는 박주남 초대전 ‘묵(墨), 선(禪)을 말하다’에는 신작 16점을 비롯해 모두 19점이 전시된다. 12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선의 세계를 먹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힘 있게 그려 나갔다. 무엇보다 거침없는 붓놀림과 적절한 담채 효과로 수행자의 구도 여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작품에는 죽비와 빗자루, 털신, 풍경 등 절집을 상징하는 것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죽비는 선가에서 수행자들을 지도할 때 사용되는 도구이고, 빗자루는 혼탁한 마음을 쓸어내는 상징이다. 가지런히 놓인 털신은 안거정진중인 구도자를, 풍경은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수행자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제목마저 장군죽비(將軍竹篦), 선(禪), 하안거(夏安居), 동안거(冬安居), 다선일여(茶禪一如) 등 선의 세계를 대변하듯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 ‘동안거’, 한지 수묵, 145×74cm, 2017년.
여기에 선의 파격성을 보는 듯 새로운 시도로 진부함을 탈피했다. 기존 화선지와 한지 외에 삼베를 사용해 거친 질감과 오래돼 빛이 바랜 듯한 효과를 주었다. 또 작품을 완성한 후 수묵화의 상징인 여백의 공간에 탁본을 더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으로 거듭나게 했다. 그러면서도 탁본의 대상을 조계종을 비롯한 선종 종단의 소의경전인 ‘금강경(金剛經)’으로 삼아 이번 전시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주변 환경의 다양한 소재들을 외형적 형상에만 집작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내면을 표현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지필묵을 통해 주변에서 채집한 것들을 쓰고 그리고 각하고 찍기를 반복하면서 묵을 통해 선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이 무욕의 향기 배어있는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예술적 추구일 뿐 아니라 삶과 합일인 동시에 구현이길 발원합니다.”

▲ ‘선6’, 한지수묵, 145×74cm, 2017년.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 시를 읊조리고 있노라면 눈앞에 그림이 펼쳐지고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시상이 절로 떠오른다)'는 말처럼 그의 작품은 필묵의 자유로운 구사와 시적인 분위기를 통해 선의 상징성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또한 불교적 삶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선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15호 / 2017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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