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7.11.17 금 20:25
> 연재 | 재마 스님의 존재여행
39. 연민을 늘리는 마음 닦기로종(lojong)수행우리 관념과 가치 바르게 정화·숙련하는 수행
재마 스님  |  jeama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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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4  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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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한 주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나’와 바꾸어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 또는 고통 속에 있는 이들과 자신을 교환해보는 실험은 얼마나 해보셨는지요? 배우자나 자녀, 부모님 등 가까운 이들과 자신을 바꿔보는 실험을 해보셨으면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폭이 늘어나 행복하고 따뜻한 경험을 하셨으리라는 상상이 됩니다.

‘나’ 중심에서 타인과 세상으로
가치를 확장하는 게 ‘바른 정화’
타인의 결점에 대한 견해 없이
자신 오염된 감정부터 살펴야


제가 아는 선생님은 자기 딸이 먹고 싶다는 것은 무엇이나 해주면서 그 아이 입에 음식이 들어가는 것을 본 행복한 순간에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자신을 위해 밭에서 배추를 뜯어다 된장국을 끓이고, 생고등어 조림을 해서 먹였던 엄마표 음식이 사랑이라는 것이 떠올라 행복이 배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기 한 사람을 위해 단 한 존재가 정성들여 만들어 준 사랑’의 경험은 존재여행에서 고통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큰 자원입니다. 배우 윤여정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일하느라 엄마표 밥을 못해준 것이 제일 가슴 아프다는 고백을 했었는데요,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워킹 맘들의 가장 취약하고 가슴 아픈 고백일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고 가을의 찬란했던 단풍들이 낙엽이 되어 흩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여밀 때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음식이 그립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곁에 있는 이들 꼭 필요한 이들과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나누는 것도 연민수행일 테지요.

부모님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 태어나지 않고 서서히 부모가 되어가며, 우리가 만나는 그 누구도 어떤 역할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그 순간의 단면’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혹시 지금 누군가와의 관계가 불편한 것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 한 사람의 존재를 깊이 들여다본다면 그를 이해할 단초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자타교환수행이 점점 무르익어지고 습관이 되면 세상의 고통을 나에게 초대하고 내가 경험하고 누리는 행복한 감정을 세상의 모든 존재들에게 내보내는 수행이 가능합니다. 이런 수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아티샤(Ati?a, 982~1054)존자로부터 내려오는 마음닦기(lo-jong) 수행전통이 있습니다. ‘lo’는 ‘지성’을 의미하고 ‘jong’은 ‘정화’ 또는 ‘훈련’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숙련하는 정화수행법, 우리의 관념이나 가치를 바르게 정화하고 숙련하는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바르게’ 정화한다는 것은 ‘나 중심적’인 가치에서 타인과 세상으로 ‘열린 가치’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전통에서 마음을 정화하는 기준은 ‘모든 붓다의 가르침은 에고에 대한 집착을 다스리기 위한 것, 성냄과 에고에 대한 집착이 줄었는지 정직하고 바르게 점검하고 나아졌으면 기뻐하고 더 숙달하고 평온하게 수행하기’에 둡니다. 그리고 “자신의 행복과 선함, 공덕의 재산을 후회 없이 타인에게 주고 타인의 고통을 받으므로 모든 슬픔과 원치 않는 상황을 떠맡는” 서약을 합니다. 이 서약을 지키기 위해 기억할 것은 ‘타인을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인의 결점이나 행위에 대해 견해를 가지지 않고 자신의 오염된 감정을 면밀하게 살피는 것입니다.

다음은 마음훈련을 위한 대표적인 수행법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기, 어떤 것이든 행복으로 여기기, 불행 어려움에서도 자애와 자비심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기, 불편한 상황을 유익함으로 전환하기, 오염된 감정들에서 벗어나는 것이 깨달음의 길에서 진보하는 것임을 알기’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자신보다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실험해보면 어떨까요? 또 불편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을 유익함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사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415호 / 2017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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