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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상

부처님에 앞서 열반에 든 두 제자

▲ 동국대 박물관 보협인탑 중앙의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Candraprabhāvadāna).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들이 주로 자타카(Jātaka)에서 나타난다면, 부처님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와다나(avadāna)에서 많이 등장한다. 아와다나는 부처님의 주변 인물들이 과거 생에서 어떤 훌륭한 행위를 했고 현재 어떤 결과를 누리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형식을 주로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와다나 문헌들에도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들이 자타카와 유사한 형태로 등장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월광왕 이야기로 동아시아에 널리 알려진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Candraprabhāvadāna)이다. 이 이야기는 왜 쌍수제자인 사리풋타와 목갈라나가 부처님보다 먼저 마지막 열반에 들었는지를 설명할 때 나타난다.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수명보다 앞서 죽지만
번뇌 끊고 무여열반 들어

최고의 종교 지도자인 부처님께서 결국 마지막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은 후대 불교도들에게 다양한 설명을 요구한 듯하다. 부처님의 마지막 죽음은 교리적으로 보았을 때 무여열반으로써 끊임없는 윤회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설명되었고, 설화적으로 보았을 때 부처님께서 가장 아끼던 두 제자가 부처님 이전에 이미 마지막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을 통해 합리화된다. 즉 인간으로서 수명이 다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무여열반에 들 준비를 했던 사리풋타와 과거 생에서 행했던 악업의 영향으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무여열반에 들었던 목갈라나의 모습을 통해 부처님의 마지막을 어쩔 수 없는 삶의 이치로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현생에서만 사라풋타와 목갈라나가 부처님보다 먼저 죽음에 이른 것이 아니라 전생에서도 그러했다는 것을 설명하는 수단으로서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가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영취산에서 1250명의 비구들과 머무르고 계셨다. 그때 비구들 사이에서 ‘왜 사리풋타와 목갈라나 존자는 자연적인 수명보다 먼저 무여열반에 들게 되셨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자 부처님은 사리풋타와 목갈라나가 탐진치와 같은 번뇌에서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무여열반을 통해 생노병사를 완전히 넘어섰다고 답하셨다. 그리고 계속해서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현생에서뿐 아니라 과거생에서도 부처님이 돌아가시기 이전에 자연적인 수명보다 먼저 죽은 적이 있다고 말하며 과거를 이야기하게 된다.

옛날 북인도에 바드라실라(Bhadraśilā)라는 부유하고 부강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이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고, 몸에서 눈부신 달의 광채가 퍼져 나오고 있다고 해서 달빛이란 의미의 찬드라프라바 왕이 되셨다. 왕은 마하칸드라(Mahācandra)와 마히다라(Mahīdhara)라는 2명의 대신을 중심으로 1만 2500명의 신하들과 함께 왕국을 올바르고 법도 있게 다스리고 있었다.

왕은 평소부터 아낌없이 보시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들을 국민들에게 베풀었다. 왕은 도시의 4대문 밖에 높은 제단을 쌓고 금은보화를 포함한 수없이 많은 물건들을 쌓아놓고 황금으로 장식된 큰 북을 쳐서 백성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왕은 음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음식을 베풀고 금은보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금은보화를 베풀었으며 옷과 이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옷과 이불을 베풀었다. 모든 국민들이 만족했고 모든 국민들은 왕과 같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점차적으로 모든 것을 보시하는 왕으로서 찬드라프라바 왕의 명성이 높아가자 필연적으로 왕에게 위기가 닥치게 된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15호 / 2017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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