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는 할머니 보고 느낀 전율
다시 느껴보려 신행활동 매진
시장에서 전법하며 행복 발원
일 열심히 하고, 기도 잘 하고, 3000배 하고, 등도 꼬박꼬박 달고, 보시하고, 불사 잘 동참하면 신행 잘 하는 줄 알았다. 둘러보니 다들 그렇게 하는 것 같았다. 그게 불교라 믿었고 틀리지 않은 신행이라고 믿었다. 그러면 되겠거니 했다. 신심이 깊어져서 그랬을까. 원인 모를 갈증이 생겼다. 옛날부터 품고 있었던 의심이 모락모락 피어나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간절히 절하는 모습에서 본 그 전율…. 열심히 신행 생활을 지속하는데도 왜 아직 그 전율을 느끼지 못하는지 몰랐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답을 찾고 싶었다. 불교대학에 들어가 제대로 공부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풀 수 있으리라 믿었다. 부처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배운 뒤 포교의 원력을 세우고 포교사가 됐다. 포교사로서 열심히 활동도 했지만 답을 향한 목마름은 여전했다.
‘이 길이 아닌가? 왜 마음에 생긴 갈증이 풀리지 않을까?’ 오히려 더 괴로워졌다. 모든 게 잘못돼 보였다. 모든 일과 사물, 현상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악순환이었다. 괴로움이 괴로움을 낳았다. 번뇌가 번뇌를 불렀다. 그럴수록 더더욱 답을 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멈춰 서 있는 것보다 가는 게 좋고, 가다보면 길이 보이리라 믿었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새로운 공간속에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 달라지지 않은 질문이 됐다. 그래도 무소의 뿔처럼 걸어가고 있다. 포교사가 되기까지 부처님 가르침과 신행 그리고 사회적 실천 교육을 받았다. ‘포교가 곧 수행, 수행이 곧 포교’라는 굳은 믿음 위에서 전법활동을 펼치고 있다. 근원적 질문에 대한 해답, 오직 ‘깨달음’ 그 하나를 위해서다. 상구보리든 하화중생이든 깨달음의 다른 표현이자, 법을 실어 나르는 수레의 두 바퀴이리라.
하얀 연꽃의 뿌리는 선남자 선여인이라는 선근이다. 흙탕물 속에서 가지 한줄기만 오롯이 물 밖으로 뻗어내 한 송이 연꽃을 피우고 주변은 연잎이 두루 함께 한다. 만개한 연꽃 안에 있는 한 알의 씨앗을 본다. 이 자그마한 씨앗 속에 뿌리가 있고 잎이 있고 꽃이 있고 맛이 있고 향기가 있다. 모두 작은 씨앗 한 알이 품고 있다. 씨앗을 둘로 쪼개면 중심인 씨눈이 있다. 진정한 실상이다. 모든 것을 다 품고 있는 근원이다. 실상을 놓지 않고 전도몽상의 길로 들어서지 않겠노라 발원해본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찾고, 행복이란 주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가며 걷는 이 길이 실상을 깨닫는 길이자 행복이다. 그 행복을 찾는 길을 격려해주는 일이 포교다.
어린이청소년 인권옹호를 위해 포교활동을 지역사회로 확대했다. 강릉의 중심 전통시장인 중앙시장과 성남시장이다. 이제 저잣거리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전통시장 내 작은 장소에서 일을 벌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 행복한 삶으로 안내하는 법화사상’이라는 무료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무료 차공양은 물론 시장쉼터의 장으로 문을 열어 놓으니 시장을 찾는 사람들 발길이 잦다. 이 조그마한 장소에서도 아이들과 부모님들, 지역사회 주민들 누구나 부처님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세상에서 존귀하고 위대한 천진불이다. 어린이청소년들이다. 더 많은 포교사들이 가정에서, 이웃에서, 지역사회에서 천진불들과 부처님 가르침을 나누길 희망한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을 얻고 그 길을 같이 걸어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서원한다. 이렇게 글에서도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조영미 강원지역단 어린이청소년팀 zplaydaum@hanmail.net
[1416호 / 2017년 1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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