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마린보이’ 관람 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남긴 평이다. 설정 스님은 11월21일 서울 종로 CGV 피카디리 1958에서 ‘올드마린보이’를 관람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 영화감독 진모영 감독의 신작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관람 후 설정 스님은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가치와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스님은 “한 생을 통해서 생의 진한 감동을 느꼈다”며 “삶을 관통하는 처절함 속에서 가족애라는 사명감을 다하는 생을 봤다”고 했다. 이어 “삶은 결정된 게 없다. 인생은 하나의 과정”이라며 “순간마다 용기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는 모습에서 7포 세대로 불리는 젊은이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조계종 총무원 부실장과 윤기중 포교사단장, 조계사 신도 등 250여명의 관람객도 설정 스님 의견에 공감했다. ‘올드마린보이’는 공기를 주입하는 선 하나에 의지해 깊은 바다에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부정을 그렸다. 60kg 잠수복을 입고 수심 30m 바다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머구리(어업잠수부)’ 아버지 명호씨의 가족을 향한 눈물겨운 로맨스다. 그는 대한민국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서 공기주입선이 달린 잠수복을 착용하고 해저에서 해면·전복·해삼·성게 등의 패류·해조류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1년에 1명은 잠수병 등으로 생을 마감하는 삶의 현장을 그는 “지옥에서 벌어다 이생에서 쓴다”고 말한다. 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바다도, 잠수병도 아닌 당장 내일 가족들이 먹을 쌀이 없어지는 일이다.
영화 관람에 앞서 설정 스님은 진모영 감독을 따로 만나 격려했다. 스님은 “좋은 영화를 제작했다고 해서 응원차 왔다”며 “승속에 관계없이 감동할 수 있다면 스님들도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창기 제목을 ‘고해’로 하고 싶었다”며 영화와 불교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진모영 감독은 “3년 간 작업하면서 직업적 위험 속에 가정을 지키려는 간절한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17호 / 2017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