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봉암사 감사 미룰 일이 아니다
조계종, 봉암사 감사 미룰 일이 아니다
  • 법보신문
  • 승인 2017.11.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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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립특별선원 문경 봉암사가 종단으로부터 매년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 받으면서도 정산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총무원이나 중앙종회 역시 봉암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한 적도 없다. 재정을 지원하면서 감사를 하지 않거나, 받지 않아도 된다면 이는 전형적인 특혜라 할 수 있다. 전국선원수좌회가 지난 3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조계종단은 재정 혜택에 있어 심각한 불평등이 초래되고 있다”며 총무원을 향해 일침을 가한 바 있는데 작금의 상황을 고려하면 봉암사가 대표적이다.

봉암사가 종립특별선원으로 지정된 건 1984년 6월이다. 1994년 종단으로부터 운용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선원법이 1994년 제정됐고, 이 법을 기반으로 1995년부터 매년 종립특별선원에 보조금이 지원됐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종단이 지원한 규모만도 30억원에 이른다.

종단 예산을 지원 받는 대부분의 사찰과 기관은 매년 정기적으로 사용내역을 보고하고 감사를 받는다. 선원법에 근거해 지원 받는 조계종 기초선원 백담사 역시 감사를 받고 있는데 봉암사는 아예 감사를 받지 않고 있으니 특혜라는 의혹의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30억원 규모의 종단 재정을 지원하는 동안 왜 단 한 번의 감사도 진행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총무원 등을 비롯한 종무기관과 산하기관에 대한 종정감사를 통해 집행내역을 따져 묻는 중앙종회조차 10년도 아닌 23년 동안 침묵하고 있었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종단으로부터 매년 받는 수억 원대의 보조금으로도 선원 살림이 어려우니 감사를 하지 않거나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위험천만한 오판이다. 감사의 목적은 지원금이 적재적소에 효율성 있게 쓰이고 있는지 살피고, 감사 결과에 따라 지원금을 더 높일지, 낮출지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살림 형편에 따라 감사 여부가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재정 투명성을 고양시킬 책임이 있는 주체는 총무원과 중앙종회다. 봉암사에 대한 감사가 그 동안 왜 진행되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당장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봉암사 감사에 대한 특별조치를 단행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가능한 23년 동안의 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내역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봉암사 역시 한 점의 의혹이 일지 않도록 감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1417호 / 2017년 11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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