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정 스님 “금권선거는 쓰레기통에 양심 버리는 것”

  • 교계
  • 입력 2017.12.01 11:18
  • 수정 2017.12.01 18:42
  • 댓글 33

신도단체장 하례 자리서 부정선거에 이례적 강한 비판에 눈길

▲ 설정 스님은 11월2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서 열린 중앙신도회와 교구신도회, 신도단체장 등 신도 임원진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현재 우리 종단은) 해이해진 수행 분위기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가자”고 당부했다.
“금권선거는 종교인의 양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그동안 구태로 지적돼 온 금권선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수불 스님의 징계절차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최근 종단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11월29일 신도단체장 간담회서
부정선거에 이례적 강한 비판
금권선거 근절 의지 재차 표명
수불 스님 징계절차 빨라질 듯

설정 스님은 11월2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서 열린 중앙신도회와 교구신도회, 신도단체장 등 신도 임원진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현재 우리 종단은) 해이해진 수행 분위기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가자”고 당부했다. 스님은 작심한 듯 선거문제를 거론하면서 “금권선거는 인간의 양심과 종교인의 양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설정 스님은 “지금도 삼보정재를 손실하는 금권선거가 계속되고 있다”며 개탄하고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뜻도 내비췄다.

비교적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진 설정 스님이 공개석상에서 이처럼 강한 어조로 비판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설정 스님이 그동안 공사석에서 강조해 온 ‘선거제도 개선’ 의지를 재차 확인시켜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대화합’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수불 스님의 징계를 무마시키려 한다는 종단 일각의 의혹제기에 분명한 선을 그은 발언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 종단 일각에서는 총무원 새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이유로 선거기간 동안 금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선거사범에 대한 징계를 늦추려 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불 스님이 호법부의 조사를 거부한 채 11월24일 밤 돌연 ‘종단 현실정치를 떠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설정 스님의 발언은 ‘금권선거 근절과 선거제도 개선’에 대한 집행부의 의지를 재차 밝힘과 동시에 종단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진다.

이에 따라 그동안 더디게 진행되던 수불 스님에 대한 종단의 징계절차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는 수불 스님의 징계여부는 총무원 집행부의 금권선거 근절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되기 때문이다.

수불 스님은 지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사전선거운동, 금품살포, 상대후보 비방 등 5개의 부정선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수불 스님은 선거기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국 교구본사를 찾아다니며 국장단 등 소임자들에게 대중공양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제공했다. 또 선거기간 중에는 수불 스님의 선거캠프 관계자가 경북지역 사찰을 찾아 거액의 돈을 전달하려 했으며, 수불 스님의 사제스님도 전라도 지역의 사찰 주지스님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수불 스님은 교구본사 국장단 등에게 거액의 돈을 돌린 혐의와 관련해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시인했다. 수불 스님 선거캠프 관계자와 사제스님이 돈을 돌린 혐의와 관련해서도 호법부는 구체적인 증거와 증언을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불 스님의 징계청구여부는 호법부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호법부는 1차 등원을 거부한 수불 스님에 대해 12월5일 등원할 것을 재차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