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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불제자(一佛弟子)

같다는 믿음, 차별 넘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계사를 참배하고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예방했다. 대통령이 직접 총무원장을 예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처님오신날 같은 특별한 날에 조계사를 방문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행사 차 참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문 대통령의 조계사 방문은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과 함께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스리랑카는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있는 불교국가로 시리세나 대통령 또한 신심 깊은 불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시리세나 대통령을 국빈초청한 문 대통령이 스리랑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조계사 방문을 추진하고 총무원장 스님과의 환담도 마련한 것이다. 국민들이 켜준 촛불을 따라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보여줬던 소통의 행보가 외교현장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셈이다.

대통령의 조계사 방문 외에도 불교국가 정상이 조계사를 방문하고 총무원장을 예방한 것 또한 처음이다. 불자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조계사는 스리랑카와 인연이 지중하다. 경내에 서 있는 우람한 탑에는 스리랑카에서 전해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마당의 보리수나무는 2015년 조계사 대중들이 스리랑카를 방문, 시리세나 대통령을 예방하고 직접 기증받아 심은 것이다. 이런 남다른 인연으로 시리세나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조계사를 떠난 뒤에도 총무원장 스님과 함께 탑돌이를 하며 쉽게 경내를 떠나지 못했다.

일불제자(一佛弟子)라는 말이 있다. 한 부처님을 따라는 제자 또는 자식이라는 의미다. 불교는 기독교와 같은 극한의 이단논쟁이 낯설다. 남방불교와 대승불교가 교리상에 이견은 있지만 적대시하지는 않는다. 모두 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도 마찬가지다. 성별이나 인종, 종교가 다르더라도 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임을 인식하면 증오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스리랑카 대통령의 조계사 방문이 일불제자의 의미를 넘어, 근거없는 차별의 장막을 걷어내는 지혜로 읽히기를 바란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18호 / 2017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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